맹 진사 댁 경사 / 이해와 감상 / 오영진
by 송화은율맹 진사 댁 경사
오영진의 ‘맹 진사 댁(孟進士宅) 경사(慶事)’는 <국민 문학>(1942)에 실린 작품으로 2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제는 ‘인간의 허욕과 우매함에 대한 풍자와 비판,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이 벌을 받는다는 한국적 인생관(권선징악(勸善懲惡))’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세도 가문과 사돈을 맺어 위세를 부리고 싶은 맹진사는 무남독녀 갑분이를 김판서 댁 미언과 혼인시키기로 약속하고는 우쭐댄다. 그러나 어느 날 과객 차림으로 찾아온 김명정이 신랑이 절름발이라고 귀띔하자 맹 진사 댁은 발칵 뒤집힌다. 이런 사실을 안 갑분이는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리고, 맹 진사는 묘안을 짜내 하녀 입분이를 갑분이로 꾸며 혼례를 치르려 한다. 혼례식에 나타난 신랑이 멀쩡하고 잘생긴 대장부임이 밝혀지자 맹 진사 댁은 다시 소동이 벌어진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입분과 미언의 혼례가 치러진다. 첫날 밤, 미언은 거짓 소문을 낸 것은 입분이를 사모해서 자신이 꾸민 일이라고 고백한다.
오영진은 전통적인 풍속과 제의에서 소재를 택한 작품을 즐겨 썼는데, 이 작품 역시 전래 민담인 ‘뱀 신랑’ 설화에서 그 소재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은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민담의 구조와 일치한다. 인간의 성실성을 보기보다는 외모, 배경, 가문, 권세 등에 아부하는 맹 진사를 통해 인간의 위선이 어리석음을 비판하고 입분이의 행복한 결혼을 통해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의식을 나타낸 점에서 그러하다. 따라서, 이 작품의 웃음 속에는 전통적 해학과 함께 교훈적 의미가 깔려 있다. 이러한 구성은 매우 전통적인 것이어서, 이솝 우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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