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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한 내음 /김영랑 내 가슴 속에 가늘한 내음 애끈히 떠도는 내음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머언 산(山) 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오! 그 수심 뜬 보랏빛 내가 잃은 마음의 그림자 한 이를 정열에 정열에 뚝뚝 떨어진 모란의 깃든 향취가 이 가슴 놓고 갔을 줄이야. 얼결에 여흰 봄 흐르는 마음 헛되이 찾으려 허덕이는 날 뻘 우에 처얼석 갯물이 놓이듯 얼컥 니이는 훗근한 내음 아 ! 훗근한 내음 내키다 마아는 서어한 가슴에 그늘이 도오나니 수심 뜨고 애끈하고 고요하기 산 허리에 슬리는 저녁 보랏빛
거문고 / 김영랑 검은벽에 기대선채로 해가 수무번 박귀였는듸 내 麒麟[기린]은 영영 울지를못한다 그가슴을 퉁 흔들고간 老人[노인]의손 지금 어느 끝없는饗宴[향연]에 높이앉었으려니 땅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이저졌을나 박같은 거친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양 꾸민 잣나비떼를 쏘다다니여 내 기린은 맘둘곳 몸둘곳 없어지다 문 아조 굳이닫고 벽에기대선채 해가 또한번 박귀거늘 이밤도 내 기린은 맘놓고 울들 못한다 《朝光[조광]》 5권 1호
가야금 / 김영랑 북으로 북으로 울고 간다 기러기 남방의 대숲 밑 뉘 휘여 날켰느뇨 앞서고 뒤섰다 어지럴 리 없으나 가냘픈 실오라기 네 목숨이 조매로아
감나무에 단풍 드는 全南[전남]의 9월 / 김영랑 이봐요, 저 감이 이 하루 이틀 아주 골이 붉었구료. 아직 큰 바람이 일지 는 않겠지요. 참, 그보다도 저 감잎 물든 것 좀 보아요. 밤중에 들었는가, 새벽녘에 들었을까. 이번은 그 첫물 드는 꼭 그 시간을 안 놓치고 보리라 했더니 올해도 또 놓 쳤구료. 감잎은 퍽은 물들기가 좋은가 보아, 그러기에 보리라 보리라 벼르 는 내 눈을 기어이 속이고 어느 틈에 살짝 물이 들었지. 그 옆에 동백나무 는 사시 푸르고만 있잖은가. 만일 동백이란 열매라도 맺지 않는다면 저 나 무는 참으로 이 가을철을 모르는 싱거운 나무지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사 시 애가 없이 푸르청청하고 있대서 싱겁달 나무는 아닙니다. 그 동백이 바 로 그저께부터 십자로 쫙쫙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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