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흐르는 북 / 요점정리 / 최일남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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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최일남(崔一男: 1932- )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사범학교를 거쳐 1952년 서울대학 문리대 국문과에 입학하여 1957년 졸업하고, 1958년 고려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여 1960년 수료하였다. 1953년 《문예》에 《쑥 이야기》가 추천 발표되고, 1956년 《현대문학》에 소설 《파양》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이후 《진달래》 《탄생》 《동행》 《보류》 《여행》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했으나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언론인으로서 활동하게 되어 창작활동을 거의 중단하게 되었다.

1959년 민국일보 문화부장을 시작으로 경향신문과 동아일보의 문화부장을 지내고, 1980년 동아일보 편집부 국장에서 해직될 때까지 언론 활동에 주력하면서 《두 여인》(1966) 《축축한 오후》(1967)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1973년부터 《빼앗긴 자리》 《노란 봉투》 《이런 해후》 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을 재개하였다. 이후 창작활동과 언론활동을 병행하면서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최일남적인 소설 색채를 갖추었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이루어진 이 시기에 이른바 '출세한 촌사람들'이 겪는 이야기를 토착어의 풍부한 구사와 건강한 해학성을 바탕으로 삼은 개성적인 문체로 표현하였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고향의 모습과 그 고향의 희생을 딛고 출세한 시골 출신의 도시인들이 느끼는 부채의식 등이 그의 소설의 주류를 이룬다.

1980년대 들어 해직의 아픔을 겪고 1984년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 복직하면서 《고향에 갔더란다》(1982) 《거룩한 응달》(1982) 《서울의 초상》(1983) 등에서 날카로운 역사적 감각,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전면에 드러내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함축하면서도 날카로운 공격이 아니라 해학적인 문체를 살려 건전한 상식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1988년 한겨레신문 논설고문을 지냈고, 1999년 현재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고문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탄문학상(1975)을 시작으로 한국창작문학상(1981), 《흐르는 북》으로 이상문학상(1986), 가톨릭 언론문학상(1988), 인촌문학상(1994), 위암 장지연상(언론부문, 1995) 등을 수상하였다.

저서에 작품집 《서울 사람들》(1975) 《거룩한 응달》(1982) 《누님의 겨울》(1984) 《그리고 흔들리는 배》(1984) 《틈입자》(1987) 《히틀러나 진달래》(1991) 《하얀 손》(1994) 《만년필과 파피루스》(1997) 등이 있고, 수필집 《홀로 생각하며 걸으며》 《바람이여 풍경이여》가 있으며, 시사평론집 《왜소한 인간의 위대함, 위대한 인간의 왜소함》이 있다.

 

요점정리

배경 : 1980년대 서울.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 민 노인 - 평생을 북을 치며 살아온 예인(藝人)으로서 가족을 버리고
                방랑하다가 아들 집에 얹혀사는 노인.
       아들 - 홀로 고학해야 했던 불행한 과거에 집착하여 아버지 민 노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중년 사내.
       성규 - 민 노인의 손자. 할아버지의 광대적 삶을 이해하려는 대학생.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갈 등을 화해시키려 노력하는 인물.
주제 : 예술혼과 인간의 본원적인 삶.

 

이해와 감상

  최일남의 작품 세계에는 소시민적 삶의 풍경들이 주로 담겨 있다. 그의 소설 속에는 우리의 50년대 이후의 사회적 풍속이 풍자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당대의 궁핍한 삶의 참담한 모습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참담한 소시민적 삶의 세태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비롯한 인간성 회복이란 주제 의식이 밀도 있게 형상화되어 있다.

[흐르는 북]은 1986년 <문학사상>에 발표된 작품으로서 제10회 이상 문학상(李箱文學賞) 수상작이다. 이 작품에는 80년대 우리 사회의 현실적 단면과 중산층의 이기적 삶의 세태를 배경으로 하면서 속물적 삶과 본원적 삶과의 심한 갈등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아들대 (代)를 지나 손자대(代)에서 그들의 본원적 삶이 다시 빛을 얻게 된다는 감동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결국 [흐르는 북]은 현대 사회 속에서 상처받은 윤리가 비명을 울리는 것에 대한 정감의 기록인 것이다.

또한, [흐르는 북]은 인간성이 상실된 시대인 70년대와 80년대에서 인간이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또 여기에서 파생되는, 현대인의 삶의 가치가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묻고 있다.



줄거리

  선천적인 예술적 기질과 역마살로 인하여 처자와 가정을 외면한 채 살아온 주인공 민 노인은 유배자(流配者)와 별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민 노인의 아들은 자신의 사회적 체면도 있고, 아버지 민 노인이 북[鼓] 때문에 가정을 버리고 허랑 방탕한 한 평생을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북[鼓]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 왔다. 그러나 아들 성규의 친구들이 놀러온 날 저녁에 사건이 벌어진다. 그것은 북[鼓]에 대한 향수가 점점 멀어져 갈 무렵, 손자 성규의 친구들이 권유를 하자, 민 노인은 그동안 놓았던 북채를 다시 잡았던 것이다. 민 노인은 손자 친구들이 돌아간 다음 아들로부터 핀잔을 듣는다.

그러나 가족들 중에서 유일하게 민 노인의 예술적 기질과 삶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손자 성규뿐이었다. 어느 날, 성규는 할아버지 민 노인에게 자기 학교의 봉산 탈춤 공연에 참여해 달라는 제의를 한다. 수많은 고민 끝에 민 노인은 이를 승낙한다. 그리고 아들 내외의 눈을 피해 북을 꺼내 와서 젊은패들과 연습에 돌입했다. 비록 연배가 한참 차이나는 젊은이들과의 연습이었으나 민 노인에게는 큰 즐거움과 행복이 아닐 수 없었다. 공연 당일, 민 노인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잃었던 예술혼을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그러나 일은 터지고야 말았다. 진숙 어머니의 고자질로 아들 내외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민 노인을 탓함과 동시에 아들 성규를 호되게 꾸짖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성규는 데모를 하다가 붙잡혀 들어갔다. 손녀 수경이와 함께 집에 남게 된 민 노인은 '아무래도 그 녀석이 내 역마살을 닮은 것 같아. 역마살과 데모는 어떻게 다를까.'하고 생각하면서 손녀의 물음에도 아랑곳없이 둥둥둥 더 크게 북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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