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파하의 안개 / 요점정리 / 호영송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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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호영송(1942- )

경기도 파주 출생.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1962년 시집 [시간의 춤]을 간행. 1965년 [호영송 시집] 간행. 1973년 [파하의 안개]를 발표하여 소설가로서 등단함.

주요 소설 작품으로는 [흐름 속의 집], [겨울 나비], [아버지의 꿈], [흉금], [고향으로 가는 길], [그들은 말하지 않았다]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가상의 나라 파하국(國).
주제 : 대중 사회에 존재하는 말의 허위적 해석과 고발.
인물 : 나(바아몽) - 파하국의 시인. 수상의 명으로 소문의 진상을 캐던 중 추
                           방됨.     
         오토레 수상 - 파하국의 수상. 말의 진실을 오도되게 생각하여 소문의 진
                             상을 캐라고 지시함.

 

이해와 감상

 [파하의 안개]에 등장하는 지명과 인명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게 붙이고 있지만, 정작 작가는 이것을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정과 진실이 서로 왜곡되어 진위(眞僞)를 가릴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더욱 매섭게 고발하는 데는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익명이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파하의 안개가 지니고 있는 내면적인 의미 역시 우리들 삶의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철저히 폐쇄된 목소리이며, 또한 이 목소리의 주인은 알 수가 없으며 거대한 조직적인 힘의 논리를 앞세우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개인의 의지는 이러한 폐쇄적인 폭력에 무력할 수밖에 없으며, 독재적인 힘도 이러한 보이지 않는 힘의 논리를 이용하고 있음을 이 작품은 보여 주고 있다.

그리하여 결국 말을 다스리는 주인공 '나'가 추방을 당하게 되는데, 이것은 합리화된 폭력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작가는 이 폭력에 대항할 아무런 힘을 지니고 있지 못하며, 다만 의지의 저항만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결코 좌절되어서는 안 된다는 궁극적인 해답을 내포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지 못하는 부조리한 세계에서 주인공이 찾고자 하는 진실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서 오도되고 비가시화 된다. 작가는 이를 가시화시키려는 주인공과 이를 더욱 안개 속으로 감추고자 하는 부조리의 힘을 제시해 두고서 독자에게 분명한 확신을 심어주면서 의지의 상상력으로 판단하게 하고 있다.

작가 호영송이 요구하는 해답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파하의 안개]는 현대에 난무하는 소문의 벽에 갇힌 인간들이 선택해야 하는 진실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는, 폐쇄될 수 없는 진실에 대한 갈망을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줄거리

 주인공 '나'는 파하국의 시인으로서 말[言]에 대한 진실된 저의를 가리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날, '나'가 오토레 수상을 만난 것은 봄날의 오후였다. 그는 매우 정중한 예의와 친절한 태도로 나를 맞이했다. 그러나 나는 수상이 나를 불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생각나지 않아 불안해 한다. 오토레 수상이 나 바아몽을 만나자고 한 이유는, [파하국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비방과 비난과 비꼼, 즉 허튼 소문만이 무성한데, 이들 건강하지 못한 소문들은 파하국을 좀먹고 있다. 그러한 소문으로부터 파하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을 다루는 시인인 '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상의 간곡한 부탁에 나는 그 소문들과 싸우기로 약속하고 공보부에서 일을 보게 된다. 그러나, 나 자신도 말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고 있는 터였기 때문에, [말은 자기 자신의 감동을 창조하려 들고, 자기 자신의 비밀을 느닷없이 털어놓기 때문에 너그럽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하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시인이 말을 마구 학대하여 다루면 말의 비명 때문에 시는커녕 살벌한 회오리 바람만 일어난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결국은 오토레 수상 밑에서 내가 처음 시작한 작업은 파하국에 퍼지고 있는 숱한 소문과 말들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파하국의 변경에는 어느 지역보다 무당의 세력이 번성하고 있었는데, 푸르나 군에서 세 명의 어린이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자 무당의 짓이라는 소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무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따위를 수집 분류하는 작업이었다.

이 밖에도 정부와 수상 혹은 국왕에 이르기까지 소문의 범위는 넓어서 '나'는 고심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일 때문에 취임 후 한 달 가까이 사무실에서 잠을 자다시피 했다. 그런데, 어느날 새벽, 수상에게 해야 할 브리핑 자료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그 소문들의 파리 떼를 세고 동태를 분석하던 중, 자꾸 숫자의 착오를 일으키게 되자 잠이 부족한 탓이거니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를 식힐 겸 해서 파하 공원을 거닐고 있을 때, 새벽 안개가 많이 끼어 있었다. 그때 나는 분명히 그 안개의 입을 보았다. 그 안개의 입은 '수상의 무덤이나 파라'고 했다. 또, 나를 '수상의 꼭두각시'라고 놀리면서 '소문의 수렁에 빠뜨리겠다'고도 했다. 얼른 공중변소로 도망쎻 나는, 내가 일에 몰입한 탓으로 환각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나'는 소문의 진상을 분석하고 소문을 퇴치할 방법을 연구해 내었다. 그것은 역소문을 퍼뜨리는 것으로써 수상의 허가를 얻어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의 역소문 전략은 정부가 국민 개개인에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을 매체로 이용해야 했다. 그런데 말이란 것이 일단 한 단계를 거치면 유리컵에 넣은 스트로우가 굴절되어 보이듯이 왜곡되어 다르게 전파된다는 부작용이 따랐다.

어느날 계곡을 따라 올라가 샘물에 목을 축이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소문이라는 것은 결코 나쁜 방향으로 전염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소문 때문에 옳은 공론(公論)이 서지 못하는 일도 있지만, 공론이 제대로 설 수 없기 때문에 소문이 만연하게 되는 것이다. 소문이 전염병이라면, 취약점이 많은 곳에 병균이 창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파하의 왕실과 수상의 가계에 대한 정보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진상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치유를 하기 위해서 였다. 물론 이 작업은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공보장관이 나를 부르더니 일의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질책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내각의 개편설이 나도는 바람에 나는 작업을 중지하였다. 며칠 후 수상의 부름을 받은 나는 수상의 사무실에 인도되었다. 수상 대신 그의 아내가 나를 맞이하더니, 수상은 요즘 중대한 외교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부탁한다. 그래서 나는 명령에 따라 수상의 특사 자격으로 압삼국으로 갔다. 내가 압삼국 도서실에 있을 때, 한 사나이가 다가와 쪽지를 건네준다. 그 쪽지에는 "귀관은 추방되었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언젠가 파하국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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