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모스왕
by 송화은율카드모스왕
어느 날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하여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의 딸인 에우로페를 납치해 갔다. 아게노르는 아들 카드모스에게 그의 누이를 찾아오도록 명령하고, 만약 찾지 못하면 들이지 않겠다고 부언했다. 카드모스는 사방으로 오랫동안 그의 누이를 찾아보았으나, 발견할 수 없었다.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아폴론의 신탁에 상의했다. 신탁은 그에게 "들에서 암소를 한 마리 발견하거든 어디든지 그 소가 가는 곳으로 따라가라. 그리고 소가 발을 멈춘 곳에 마을을 세워 테바이[테베]라 명명하라."고 일러 주었다. 카드모스가 신탁을 받은 카스탈리아의 동혈(동혈)로부터 나오자, 자기 앞을 천천히 걸어가는 어린 암소가 눈에 들어왔다. 카드모스는 그 뒤를 바짝 따라갔다. 그리고 동세에 포이보스[아폴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암소는 계속 전진하여 케피소스의 얕은 수로를 지나 파노페 평야로 나왔다. 그곳에서 암소는 발을 멈추고는 공중을 향하여 넓은 이말을 들고 크게 울었다. 카드모스는 암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몸을 굽히고는 미지의 대지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눈을 들어 주위의 산에 인사하고는 제우스에게 제물을 올리려고 부하들을 시켜 제주(제주)로 사용할 깨끗한 물을 구해 오도록 하였다. 그 근처에는 오래된 숲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직 한번도 도끼에 의하여 그 신성이 더럽혀진 일이 없었다. 그 가운데는 무성한 관목이 두텁게 덮인 동굴이 하나 있었다. 그 동굴의 지붕은 아치형을 이루었고, 그 밑에서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 나오고 있었다.
동굴 속에는 무서운 뱀 한 마리가 있었는데, 볏이 돋친 머리와 금빛으로 빛나는 비늘을 지니고 있었다. 눈은 불처럼 빛나고, 몸은 독액(독액)으로 부풀고, 세 개의 혀를 끊임없이 날름거리며 세 줄로 된 이빨을 보였다. 때마침 물을 길러 온 사람들이 샘에 물병을 담가 병 속으로 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나자, 온몸에 광채가 찬란한 뱀은 동굴 속에서 머리를 내밀고 무서운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손에서 물병을 떨어뜨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사지를 벌벌 떨었다. 뱀은 비늘 돋친 몸뚱이를 도사리고 머리를 가장 키가 큰 나무보다도 높이 쳐들었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싸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달아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뱀은 느닷없이 어떤 자는 그의 독이빨로 물어뜯어 죽이고, 어떤 자는 몸으로 감아 죽이고, 어떤 자는 독을 풍기는 숨을 내쉬어 죽여 버렸다.
카드모스는 정오까지 부하를 기다렸으나, 돌아오지 않으므로 그들을 찾아 나섰다. 겉옷은 사자의 수피(수피)였으며, 손에는 투창 외에 긴 창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가슴 속에는 창보다 더 좋은 무기인 대담한 심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숲속으로 들어가니 부하들의 시체가 즐비하고 뱀은 턱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충실한 나의 부하들, 나는 너희들의 원수를 갚든지, 내 자신 너희들의 뒤를 따라 죽든지 하겠다."
카드모스는 큰 돌을 들어 힘껏 뱀을 향해서 던졌다. 이와 같은 큰 돌을 던지면 요새의 성벽도 진동하였을 것이나 뱀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카드모스는 투창을 던졌다. 이번에는 먼젓번보다는 효과를 나타냈다. 창이 뱀의 비늘을 뚫고 내장까지 관통하였기 때문이었다.
아픔에 못견디어 날뛰면서 뱀은 상처를 보려고 머리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입으로 창을 빼려고 하였으나, 창이 부러지며 살촉이 살 속을 쑤시었다. 목이 노여움에 부풀고 피거품이 턱을 덮고 콧구멍에서 내뿜는 독기가 공중에 흩어졌다. 때로는 몸을 원형으로 비틀기도 하고 때로는 자빠진 나무둥치 같이 지면에 펴기도 했다. 뱀이 카드모스에게 다가오자, 그는 그 앞에 서서 뒷걸음질을 치며 뱀의 크게 벌린 턱을 향하여 창을 겨누었다. 뱀은 창을 향하여 달려들어 그 창끝을 물어 뜯으려고 했다.
카드모스는 기회를 보아, 뱀이 머리를 뒤에 있는 나무둥치로 젖히는 순간 창을 던지니 뱀의 몸뚱이는 창에 꿰여 나무에 매달렸다. 뱀이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 날뛸 때 그의 몸무게는 나무를 휘어뜨렸다.
카드모스가 그의 원수를 정복하고, 그 곁에서 그 굉장히 큰 몸뚱이를 바라보고 있을 때, 소리가 들려왔는데-어디서 들려오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는 확실한 그 소리를 들었다-그 소리는 뱀의 이를 빼서 대지에다 뿌리라고 했다. 그는 그 말대로 했다. 땅에서 고랑을 파고, 이를 뿌렸다. 이를 다 뿌리자마자 흙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창 끝이 여러 개 지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음엔 깃털을 끄덕거리면서 투구가 나타났다. 그 다음에는 사람의 어깨와 가슴과 무기를 든 사지가 나타나고, 마침내 무장을 한 무사들이 나타났다. 카드모스는 깜짝 놀라 새로운 적에 대비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 중 한 사람이, "우리들의 내란에 간섭하지 마십시오."하고 말하면서, 그 무사는 땅에서 태어난 그의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을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는 그 자신도 또 다른 무사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 다른 무사도 네번째 무사의 손에 의해 죽었다. 이같이 온 무리가 서로 싸워 부상을 입고 쓰러져 남은 것은 다섯 명뿐이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무기를 내던지며 말했다.
"형제들아,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살자꾸나."
이들 다섯 명은 카드모스와 협력하여 마을을 세우고 그 이름을 테바이라고 명명했다.
카드모스는 아프로디테의 딸 하르모니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신들은 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올륌포스를 떠나 결혼식에 참석했다. 헤파이스토스는 자기가 만든 아름다운 목걸이를 신부에게 선사했다. 그러나 불행한 운명이 카드모스 일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카드모스가 죽인 뱀은 실은 아레스에게 바쳐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딸 세멜레와 이노 및 손자 악타이온과 펜테우스는 다 불행한 죽음을 하였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테바이가 싫어져 그곳을 떠나 엔켈리아인의 나라로 이주하였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그들을 환대하고 카드모스를 그들의 왕으로 삼았다. 그러나 자손들의 불행은 아직도 그들의 마음을 침울하게 하였다. 어느날 카드모스는 부르짖었다.
"뱀의 생명이 그렇게도 신들에게 귀중한 것이라면, 나도 뱀이었더라면 좋았을걸."
이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하르모니아는 그것을 보고 자기도 남편과 같은 운명을 받도록 하여 달라고 신들에게 기도하였다. 그러자 둘이 다 뱀이 되었다.그들은 숲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자기들의 전신(전신)을 생각하고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헤치지도 않았다.
전설에 의하면 카드모스는 페니키아 인에 의해서 발명된 알파벳의 문자를 처음으로 그리스에 수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