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께서 부르시면 / 해설 / 신석정
by 송화은율요점 정리
지은이 : 신석정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목가적, 전원적, 시각적, 여성적
심상: 시각적 심상
경향: 여성적, 연가풍
어조: 여성적 어조, 간절한 호소의 어조
구성 :
1연 :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처럼 임께 가오리다. - 죽음과 소멸의 분위기(가을)
2연 : 재 넘는 초승달처럼 임께 가오리다.- 죽음과 소멸의 분위기(가을)
3연 : 흐르는 물처럼 임께 가오리다. - 재생과 부활의 분위기(봄)
4연 : 스며드는 햇볕처럼 임께 가오리다.- 재생과 부활의 분위기(봄)
제재 : 임
주제: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임에 대한 순종), 목가적 전원 생활에의 그리움
특징: 반복과 변조, 직유와 도치법 사용, 전원적, 목가적 자연의 세계를 표현, 시각적 이미지 중시, 가정과 결과의 반복 구조, 경어체를 사용하여 시적 화자의 진지한 태도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출전 : (동광 24호, 1931.8)
내용 연구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시적 화자, 죽음의 이미지]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가을이 되면 바람에 떨어져서 지는 은행잎처럼 임에게 가겠다는 의미]
그렇게 가오리다['나'의 순종이 필연적·운명적인 것임을 쓸쓸한 소멸의 분위기로 표현]
임[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생명을 주관하는 절대자', '조국', '민족', '사랑하는 사람', 자연,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세계 등으로 해석 가능하지만, 임은 구체적 인간이기보다 자연의 상징물로 보아야 한다.(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시인의 자세)]께서 부르시면…….[도치법을 사용해서 임이 자신을 부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밝힘]
호수(湖水)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환몽적인 분위기]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시적 화자 / 하강과 소멸의 이미지]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임께서 불러주기를 간절히 바람 - 반복을 통한 강조 / 경어체, 반복법→ 경건하고 진지한 느낌]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기쁨]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시적 화자 / 재생과 부활의 이미지]처럼[1, 2연의 1, 2행에 호응하고, 이전의 쓸쓸한 소멸의 분위기에서 밝은 소생의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음]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란 하늘에 백로(白鷺)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봄이 되면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임에게 가겠다고 함 / 자연의 은혜 속에서 보람있는 삶을 얻고자 하는 소망이 인상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짐]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임께서 부르시면'의 분석
1) 전체적으로 하나의 진술을 반복, 변주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임께서 부르시면 |
은행잎 - 죽음, 어두움, 소멸 |
처럼 가오리다. |
임께서 불러주기를 간절히 바람 - 반복을 통한 강조 |
보조 관념 |
운명적, 필연적, 자연적임 |
시적 화자는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을 반복하며 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화자는 임께서 부르시면 '은행잎','초승달','물','햇볕'처럼 가겠다고 하여 동일한 통사(문장) 구조를 반복하면서도 변주( variation : 이 용어가 문학에서 사용될 때는 하나의 주제를 색다른 언어나 이미지로 변형시켜 표현함으로써, 주제의 다양한 국면을 제시하고 정서의 깊이와 넓이를 심화 확장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를 주고 있다. 이러한 자연적 소재들의 등장으로 보아, '임'은 자연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은행잎', '초승달'의 어두운 이미지에서 '물', '햇볕'이라는 밝은 이미지로 변주시키며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2) 원색을 어두운 배경에서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황(黃) : 은행잎, 초승달
청(靑) : 호수, 하늘, 물
백(白) : 백로
그렇게 가오리다 / 임께서 부르시면……… : 문장을 도치시킴으로써 여운을 남기려는 기법이다. 여기서 임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신석정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이 작품 속의 임은 '자연(이상향)'일 수도 있고 '어머니'일 수도 있다.
이해와 감상
신석정은 노장 철학과 인도의 타고르 등의 영향을 받아 명상적이고 전원적, 목가적 성격이 두드러진 시인으로 평가된다. 이 시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목가적인 전원시를 쓰던 시절에 나온 초기의 작품이다. 이 시에는 초기의 명상적, 전원적, 목가적 시 풍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현실을 초월하고 자연에의 귀의로 생의 경건한 기쁨을 누리려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간절한 호소의 어조를 띤 부드러운 언어로 암담한 시대 상황을 벗어난 이상적인 전원의 세계를 노래하였다. 그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고자 하는 부드러운 분위기야말로 전원 시인인 신석정의 시심(時 心)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시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형태 구조의 완비이다. 즉, 4연 4행의 균형 잡힌 형태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여운을 남기는 도치, 여성적인 어조 등으로 인하여 시 전체에 부드러운 질서를 부여하고 있다.
흔히 낙엽은 조락으로 표상되지만 이 시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은 그러한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그것은 첫연의 은행잎이나 마지막 연의 햇볕이나 같은 이미지를 표상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시에서는 시어 전개가 어둠에서 밝음으로 이행되고 있음에 힘입어 어느 신비한 세계를 향하는 은행잎의 모습이 보인다. 더군다나 시 전체에 흐르는 부드러움, 그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고자 하는 분위기야말로 전원시인인 신석정의 시심을 잘 드러내고 있다.
심화 자료
반복과 변주
1) 반복 : 동일한 어구나 유사한 어구를 되풀이 해서 문장의 의미를 강조하는 수법으로 여기서는 '그렇게 가오리다/임께서 부르시면......'이 이에 해당한다.
2) 변주 : ( 바리에이션 : variation) 이 용어가 문학에서 사용될 때는 하나의 주제를 색다른 언어나 이미지로 변형시켜 표현함으로써, 주제의 다양한 국면을 제시하고 정서의 깊이와 넓이를 심화 확장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로써,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에서 무엇인가 소망하는 마음을 '햇발같이' '샘물같이''부끄럼같이''물결같이' 로 변형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내 마음은' 불변체이며, 나머지는 '변이체'이다. 임께서 부르시면의 경우, 임에게로 향하는 모습을, 은행잎,초승달, 흐르는 물, 햇볕 등의 변이체로 변주시키고 있다.
신석정의 작품 세계 정리
1) 시풍 : 주로 농촌에 살면서 자연에 귀의하는 목가풍(牧歌風)의 작품을 많이 발표하였고, 문예 사조면에는 낭만주의에 가깝고, 정신사적으로는 노장철학에 닿아 있다.
2) 시정 : 간절한 호소의 어조를 띤 부드러운 언어로, 암담한 시대 상황을 벗어난 이상적 전원의 세계를 즐겨 노래하였음
3) 시형, 운율, 시어 : 외형률의 굴레에서 탈피, 경직되지 않은 내재율, 유사구문이나 의미 구문의 반복을 통해서 반복 운율 구조를 형성. 존대 서술형 어미를 반복 사용하고 현재 시재를 즐겨 씀.
4) 정서의 특질 : 자연 찬미의 정신
5) 문학사적 의의 : 시의 소재를 자연에서 구하고 자연에 귀의하려는 시작 태도를 철저하게 보여주었고, 동양적 자연관에 서구의 목가적 분위기를 결합하여 독특한 시 세계를 형성하였으며 현실에 정면 대결하지 못하고 소극적, 도피적 대응을 취한 데 대한 비판이 가해질 수 있다.
신석정(辛夕汀)
1907∼1974. 시인. 본명은 석정(錫正). 아호는 석정(夕汀·釋靜·石汀) 외에 석지영(石志永)·호성(胡星)·소적(蘇笛)을 쓰기도 하였다. 전라북도 부안 출신. 아버지는 기온(基溫)이다. 부안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향리에서 한문을 수학하였다.
그 뒤 1930년 상경하여 중앙불교전문강원(中央佛敎專門講院) 박한영(朴漢永) 문하에 1년 남짓 불전을 연구하며 회람지 ≪원선 圓線≫을 편집하기도 하였다. 6·25사변 이후 태백신문사 고문을 지내다가 1954년 전주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였으며, 1955년부터는 전북대학교에서 시론을 강의하기도 하였다.
1961년에 김제고등학교, 1963년부터 1972년 정년퇴직 때까지는 전주상업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였으며, 1967년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라북도지부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그의 시작활동은 1924년 4월 19일자 ≪조선일보≫에 소적이라는 필명으로 〈기우는 해〉를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뒤 1931년 ≪시문학≫지에 시〈선물〉을 발표하여 그 잡지의 동인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로부터 〈임께서 부르시면〉·〈나의 꿈을 엿보시겠습니까〉·〈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등 초기 대표작들이 발표되었다. 이 작품들을 모아 1939년에 첫시집 ≪촛불≫에 이어 1947년에는 제2시집 ≪슬픈 목가(牧歌)≫를 간행하였다.
≪참고문헌≫ 나의 文學的自敍傳 蘭草잎에 어둠이 내리면(辛夕汀, 知識産業社, 1974), 現代韓國詩人硏究(金海星, 大學文化社, 1985), 辛夕汀詩作品年譜(崔勝範, 心象 2∼9, 1974), 辛夕汀硏究(許素羅, 韓國言語文學 14, 1976), 辛夕汀硏究(許衡錫, 慶熙大學校博士學位論文, 1988).(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신석정의 주요 작품집
<촛불39>(첫 시집), <슬픈 목가47>(제2시집), <빙하56>, <산의 서곡(序曲)67>, <대바람소리70>, <난초 잎에 어둠이 내리면74>과 역서(譯書) <중국 시선(中國詩集)54>, <매창 시집(梅窓詩集)58>가 있고 기타 저서로는 <고금 명시 감상(古今名詩鑑賞)58>(이병기-李秉岐-와 공저)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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