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가을 / 해설 / 김현승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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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김현승


요점 정리

지은이 : 김현승(金顯承, 1913-1975)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구성 : <봄> <가을>

         - 숨결(감성) - 차가운 물결(이성)

         - 꽃잎(감각적) - 보석(사색적)

         - 눈동자 멂(화사함) - 입술을 다묾(묵중함)

         - 언어를 고름(낭만적) - 언어의 뼈마디를 고름(명상)

제재 : 가을

주제 : 가을이 주는 깊이 있고 그윽한 느낌. 봄과 가을의 대비에서 가을의 본질적 의미를 생각함, 정신이 갈구하는 영원한 세계에의 소망

출전 : <김현승 시전집>(1973)

 

내용 연구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봄이 지상적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감성적으로 생명감을 느끼게 하는 세계가 봄이다. 따스함, 약동적 이미지, 새로운 생명의 탄생, 숨결처럼 일어나는 봄의 기운]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차가움, 정숙한 이미지, 이상적, 정신적 가치]과 같이 밀려 온다.[1연의 봄과 대조적인 가을의 성격을 규정한다. 천상적 이미지로 그려진다. 가을은 이성으로 만나는 계절이다.]

 

꽃잎[유한성]을 이겨

살을 빚던 봄[생명을 만드는 화려하고 격정적인 계절 – 외면적 모습]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사색을 통하여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해 주는 계절 – 내면적 성숙]

내 마음의 보석(寶石)[변하지 않음 - 항구성, 충실한 정신]을 만든다.[봄과 가을이 부드러운 이미지와 단단한 이미지로 대립된다. ‘꽃잎’(지상적)과 ‘별’(천상적)의 대립, ‘살’과 ‘생각’의 대립, ‘봄’(육체적이고 감각적)과 ‘가을’(영적이고 사색적)의 대립이 다 그렇다. ‘보석’의 단단함과 빛남은 하늘의 별과 일치한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육체적, 열정적 감성의 세계]

입술을 다문 가을[정신적, 차가운 이성의 세계, 가벼움과 무거움의 대립이 보인다. 봄은 화려함으로 눈을 멀게 하고 흥분하여 들뜨게 하지만, 가을은 사람들을 침묵에 젖게 한다. 가을은 묵상의 계절이며 고독과 침잠의 계절인 것이다.]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 하더니 – 외면적 가치]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삶의 본질 – 내면적 가치]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아름다운 시와 메마른 시의 대립을 보여 준다. 봄은 흥취에 젖어 명랑한 시를 구가하는 계절이지만, 가을은 언어의 진수를 찾아 진실을 밝히는 사색의 계절이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가을의 상념을 제재로 하여 가을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깊고 그윽한 사색을 노래한 시이다.

 1연에서 5연까지는 모두 대조적인 수법을 통하여 봄과 가을을 대비시키고 있다. 1연과 2연에서는 봄의 포근함과 가을의 차가움을, 3연에서는 봄의 화려함과 가을의 영롱함을, 4연에서는 봄의 맹목과 가을의 묵묵함을, 5연에서는 봄의 화사함과 가을의 맑고 뚜렷함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봄과 가을이 주는 서로 다른 정서를 통하여 자신이 삶의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봄과 가을이 주는 느낌이 대조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봄은 화려하고 경망스럽지만, 가을은 과묵하고 생각에 잠기게 함을 말하고 있다. 계절적인 감각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이미지의 양상을 살펴보았듯이 봄은 부드럽고 온유하며 정감적인 이미지로 드러난다. 반면에 가을은 메마르고 단단한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것은 육체와 영혼, 감성과 이성, 순간과 영원의 대립에서 영혼, 이성, 영원을 가치 있게 여기는 의식의 결과이다. 봄은 지상적 이미지로, 가을이 천상적 이미지로 그려진 것도 그런 태도의 일단이다.

 

 한편 영원한 세계를 갈구하는 사색적인 목소리로써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시간 의식을 구체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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