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어서 너는 오너라 / 분석 / 박두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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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너는 오너라 / 박두진


1.  작가
  박두진(1916~) 시인. 호는 혜산(兮山). 청록파의 한 사람으로 1939년 「문장」지에 ‘향현’(香峴), ‘묘지송’(墓地頌) 등이 추천되어 등단함. 작품 경향은 기독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한 기원과 갈망을 노래한 작품을 많이 씀. 자연사와 인간사, 신성사(神聖事)가 하나로 합치되는 시를 희구했던 그는 후기의 ‘수석열전’에서 돌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것을 종합했다. 작품으로는 시집에 「청록집」, 「해」, 「오도(午禱)」, 수필집에 「시인의 고향」 등이 있다.

2.  「청록집」에 대하여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3인의 공동 시집. 자연을 소재로 하여 그것을 찬미한 서정시집으로 후에 ‘청록파’, 또는 ‘자연파’라는 이름이 이 시집으로 인해 생겼다.

3.  ‘청록파’가 문학사에 차지하는 위치
  일제 암흑기에 자연을 노래하여 각박한 현실에 시달린 이들에게 힘을 줌.

4.  시어 및 시구의 상징적 의미
  이 시는 일반적으로 광복 직전에 써서 간직해 두었다가 광복 이후 1946년 「청록집」에 발표한 작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시어의 함축적 기능, 즉 상징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이 시 이해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1)   복사꽃 : 무릉도원, 곧 이상향
(2)   복사꽃이 핀 마을 : 광복된 조국, 또는 공동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
(3)   함부로 짓밟힌 울타리 : 일본의 (한국) 침략
(4)   너, 철이 : 유랑하던 우리 민족 전체
(5)   비둘기와 꽃다발 : 평화, 승리
(6)   피 : 투쟁 (일제와의 투쟁에서 얻은 승리)
(7)   푸른 빛 깃발 : 고난의 극복
(8)   옛날 : 민족 공동체의 삶이 가능했던, 일제 시대 이전의 평화롭던 시절

 

 



5.  시구 풀이
(1)  너이 오오래 정드리고 ~ 소쩍새가 울더라고 일러러. : 일제의 강제 점령으로 인하여 짓밟히고 어물어진 조국과 고향, 이 고향에 복사꽃, 살구꽃이 피고, 벌, 나비가 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우는 상황, 즉 광복의 날이 왔다는 것이다.
(2)  다섯 뭍과, 여섯 바다와, ~ 너와 마주 서는 게냐. : 다섯 뭍과 여섯 바다는 지구상의 오대양(五大洋) 육대주(六大洲)를 말하는 것이나, 여기에서는 일제에 의해 쫓겨난 우리 민족이 흩어져 살던 여러 곳을 뜻한다. 1연에서 화자는 광복의 기쁨을 ‘복사꽃, 살구꽃, 앵도꽃, 오얏꽃, 벌떼, 나비, 소쩍새’와 같은 생동하는 자연물들을 열거하며 표출한 것에 비해 이 부분에서는, 광복의 기쁨을 아직 체험하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너’를 생각하면서 무거워지는 화자의 마음이 ‘뭍, 바다, 구름, 하늘’ 등 무생물의 정적 심상을 통해 어둡게 드러나고 있다.
(3)  별들 서로 구슬피 헤여지고, 별들 서로 정답게 모이는 날. : 민족 구성원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 ‘별’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슬픔을 지닌 채 서로 헤어져야 했고, 광복이 되어 다시 모이는 우리 민족 개개인을 뜻한다.
(4)  눈물과 피와 푸르른 깃발을 날리며 오너라 : 광복의 기쁨으로 인한 눈물, 일제와 맞서다 흘린 고귀한 피, 희망을 상징하는 깃발, 이들은 모두 광복의 의미를 지니는 대상들이다.
(5)  복사꽃 피고, ~ 종달새는 운다. : 조국의 광복을 맞은 우리 민족의 즐겁고 명랑하고 평화로운 정경을 종달새가 노래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6.  운율적 특성 : 이 시에서 다가올 가슴 벅찬 광복의 기쁨을 실감나게 노래하기 위해 사용한 운율상의 특징
(1)   동일한 어구나 유사한 어구의 반복 사용,
 (2) 의성어나 의태어를 적절히 구사,
 (3) 호격 조사(돈호법)를 사용,
 (4) 쉼표(,)의 빈번한 사용 등으로 벅찬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감정의 고양과 분위기의 상승을 꾀했다.

7.  작품 감상 (1) : 교과서 185쪽 참고 

8.  작품 감상 (2)
  이 작품은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의 공동 시집으로 1946년에 간행된 <청록집>에 수록되어 있어서, 8․15 광복 직후의 감격 속에서 씌어진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광복 직전에 써서 간직해 두었다가 위의 시집에 실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조국 광복의 미래에 대한 예감과 확신 속에서 창작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이 시의 주제적 핵심은 뿔뿔이 흩어졌던 민족 공동체의 행복한 만남에 대한 소망으로 집약된다.
  제1연은 이러한 만남의 터전이 될 민족 해방의 상황을 노래했다. 복사꽃,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고, 침략의 발에 짓밟혔던 강토에 다시금 생명과 평화가 되살아나는 장면이다.


  제2, 3연은 ‘철이’라는 대상 인물을 안타까이 부르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철이’는 특정한 한 개인이 아니라 식민지하의 억압을 피해 나라 밖으로 이리저리 흩어져 나간 동포들에 대한 제유적(提喩的) 호칭이다.


  제4, 5연은 이미 돌아온 이웃들과의 감격적인 만남을 이야기하면서 더욱 고조된 감정으로 위의 ‘철이’를 애타게 부른다. ‘눈물과 피’ 즉 슬픔과 고통, 투쟁으로 얼룩진 시대를 넘어 ‘푸른 깃발, 비둘기, 꽃다발’이 상징하는 바 희망과 평화의 땅으로 민족 모두가 돌아와 다시금 만나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제6연은 그 만남에 의해 민족 공동체가 누릴 행복한 삶의 영상이다. 온갖 꽃들이 아름답게 피고, 풍성한 자연의 조화가 감싸 주는 가운데 사랑스러운 이웃들이 한데 모여 춤추고 뒹구는 모습이 환희에 찬 그림으로 제시되어 있다.
  박두진이 자주 구사하는 산문시의 급박한 호흡이 위의 낭만적 격정을 효과적으로 살려 준다. ‘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이 격정적 리듬은 숨가쁘고 힘찬 어조를 통해 고양된 감정의 폭발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한다. 

9.  작품 감상
이 시는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에 쓴 작품으로 몰래 간직해 두고 있다가 해방된 이후 발표한 것이라 알려져 있다. 많은 시인, 작가들이 일제에 굴복하여 친일 문학으로 전향하거나 붓을 꺾었음에 비해, 오히려 박두진은 조국 광복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예감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러한 민족 해방에의 열망을 노래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작품이 존재하기에 동시대의 친일 문학은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되었을 뿐 아니라, 친일 문학을 비판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박두진의 다른 시들과 마찬가지로 이 시도 산문시의 급박한 호흡을 이용하여 광복의 기쁨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특히, 쉼표를 자주 사용함으로써 산문율조의 긴 호흡을 차단시키고 있으며, 언어 반복의 리듬 감각을 통해, 고양된 감정이나 상승의 분위기를 조성시켜 읽는 이의 정서를 환기시켜 주고 있다. 박두진의 초기시가 대개 일제 치하에서의 민족적 비애나 절망 대신, 광복을 기다리는 밝고 희망적인 태도를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노래하는 데 비해, 이 작품은 구원의 세계, 곧 해방된 조국을 동양적 이상향인 ‘무릉 도원(武陵桃源)’으로 나타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 시의 주제적 핵심은 일제 치하에서 ‘다섯 뭍과 여섯 바다’로 흩어졌던 우리 민족이 다시 조국땅에 모여 민족 공동체의 삶을 재현하자는 결의와 소망으로 집약된다. 1연은 바로 그러한 재현의 터전이 되는 민족 해방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함부로 짓밟혔던’ 조국 강토에 마침내 봄이 돌아옴으로써 복사꽃,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벌과 나비, 새들이 모여들게 된다. 2․3연은 ‘철이’라는 호칭으로 제유된 ‘흩어진 우리 민족’을 조국 해방의 터전으로 불러들이는 내용이다. 4․5연은 돌아온 겨레와의 감격적인 재회를 상상으로 보여 줌으로써 눈물과 피로 상징된 슬픔과 고통의 얼룩진 시대를 지나 푸른 깃발, 비둘기, 꽃다발이 가득한 희망과 평화, 영광의 조국땅으로 그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갈망하고 있다. 마지막 6연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민족 공동체가 다함께 누릴 행복한 삶의 모습을 나타내는 부분으로, 앞 부분은 1연에서 제시한 평화스럽고 생동감이 넘치는 상황을 반복해서 보여 주고 있으며, 뒷 부분은 민족이 한데 모여 춤판을 벌이는 환희의 모습을 격정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10.  작품 감상
  

11.  진정한 광복
  조국 광복은, (1) 단순한 국토의 회복(해방, 광복)만이 아니라, (2) 일제 탄압에 의해 유랑하던 동포들이 온전히 자신의 삶의 터전(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옛날과 같은 공동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을 그(시적 자아)는 참 해방(광복)으로 믿는다. 따라서 그는 ‘복사꽃’이 핀 고향 마을로 “어서 너는 (돌아)오너라”고 외친다.

12.  이 시의 문학사적 의의 : 교과서 185쪽 참고
  일제 암흑기의 작가들은 친일 문학에 동조하거나 붓을 꺾어야만 했다. 그러나 박두진은 해방이 올 것을 굳게 믿고 계속해서 창작에 몰두하다가 해방 후 비로소 「청록집」에 이 시를 발표했다.(1946) 이것이 이 시의 문학사적 의의가 된다.

13.  이 시의 특징
‘복사꽃’은 동양에서는 무릉도원, 곧 ‘이상향’을 상징한다. 시인에게 영원한 이상향은 복사꽃이 피는 마을로 토착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 일제에 의해 ‘함부로 짓밟힌’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회복을 의미한다. 민족의 광복(해방)을 ‘복사꽃이 핀 이상향’으로 노래한 것이 이 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14.  이 시의 청자
  이 시는 내재율에 바탕을 둔 시로, 평범하고 토속적인 일상어를 사용한 ‘이야기체 형식’의 자유시이다. 이 이야기 형식으로 인해 청자가 나타나는데 그 청자는 이원적이다.
 (1) 표면상 청자 : 너(= 철이)
 (2) 문맥상(전체 분위기상) 실제 청자 : 전체 민족 공동체, 또는 36년간 실종된 국권

15.  주제와 시대적 상황
   이 시는 일제 패망 직전에 써서 땅 속에 묻어 두었다가 해방 이후 박목월, 조지훈이 함께 참여한 3인시집 <청록집>에 수록한 작품이다. 조국 해방에 대한 갈망이 강렬하였기에. 그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박두진은 예언적으로 해방을 노래하였던 것이다. 그는 후에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일본이 연합군에게 항복하여 제2차 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나는 이 시를 썼다. 어떠한 형태로 우리에게 해방이 올지, 어떠한 모양으로 우리가 독립을 할지는 전혀 감감하게 예측할 수는 없었으나, 일본이 싸움에 패하고 싸움에 패하면, 우리에게는 너무도 지겨웠던 그들의 속박과 피말림으로부터 자유를 얻어 새롭고 놀라운 국면이 전개되리라는 희망은 가슴을 부풀리며 벅차 올 수 있었다.” (박두진 “시와 사랑”)


    이러한 믿음이 있었기에 이 시는 가능할 수 있었으며, 동시대의 친일 문학을 비판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가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의 주제는 말할 것도 없이 민족 해방에의 열망이라 할 수 있다.

 



16.  시상의 전개 : 교과서 185쪽 참고(이상향으로의 지향성)
  시인은 조국 해방의 참 모습을 단순히 국토의 회복으로만 상정하지 않는다. 일제의 탄압에 의해 유랑하던 동포들이 온전히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와 다시 옛날과 같은 공동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을 그는 참 해방으로 믿고 있다. 따라서 그는 ‘복사꽃’이 핀 고향마을로 ‘어서 너는 오너라’고 외친다. 


    1연(기) : 복사꽃(살구꽃, 앵도꽃, 오얏꽃)이 피었음으로 조국 해방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2 - 3연(승) : 그러나 어디론가 떠나버렸던 동포들이 해방의 소식을 듣지 못하고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나는 그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그들을 소리 높여 부른다. 그래야 참된 해방이 오는 것이다.


    4 - 5연(전) : 이제 헤어졌던 동포들 속속 돌아오고 너도 해방의 기쁨을 안고 어서 돌아올 것을 열망한다.
    6연(결) : 그래서 해방된 조국의 고향땅에서 옛날 아름다운 우리 민족 공동체의 삶을 재현하자는 희망과 결의를 펴고 있다. 그것이 진정한 해방이다.


    이처럼 박두진은 민족 해방을 복사꽃이 핀 이상향으로 노래하고 있다. 복사꽃은 동양에서는 무릉도원, 즉 이상향을 상징한다. 흔히 박두진의 시세계를 기독교적 이상주의로 규정한다. (<묘지송>, <해> 등) 그런데 이 시에서는 그의 기독교적인 이상향이 복사꽃 핀 마을, 즉 한국적인 것으로 토착화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러나, 시인의 이러한 이상향에의 지향은 한편 복고적이라는 데 한계가 있다. 해방된 조국에서의 민족의 삶이 공동체적이어야 함은 당연하나, 그것이 6연에서처럼 ‘옛날’ 즉, 식민지 이전의 과거의 세계로 복귀로 되어서는 곤란하다. 해방된 조국의 이상이 새로운 전망 위에서 세워지지 못하고 단순히 구세계로의 회귀라면, 그것은 복고주의적 낭만성, 감상성을 벗어나기 어렵다.

17.  운율과 표현 기법
    박두진 시의 주조는 산문시이다. 그 산문시를 시로 만들고 있는 것은 명령형, 호격, 조사 생략, 반복법, 교묘한 생략 부호, 쉼표의 사용, 의성어․ 의태어의 활용, 유음(ㄴ,ㄹ,ㅁ,ㅇ)의 사용 등이다. 따라서 그의 산문시의 힘은 폭포와 같이 쏟아지는 감정의 해방으로부터 얻어진다. 


    이 시에서도 동일한 또는 유사한 반복어구의 나열, 호격이나 의성어․의태어의 활용 등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잦은 코머의 사용은 산문시의 긴 호흡을 차단시키고 또 언어 반복의 리듬 감각을 통해 고양된 감정이나 상승의 분위기를 조성시키고 독자의 정서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18.  핵심 정리
(1)  작자 : 박두진
(2)  갈래 : 산문시, 서정시
(3)    어조 : 낭만적이고 격정적인 어조
(4)    심상 : 서술적, 감각적, 비유적 심상
(5)  성격 : 낭만적, 복고적, 토착적, 이상적
(6)  제재 : 복사꽃
(7)  주제 : ① 민족 해방에의 열망, ② 민족의 완전한 화합 소망 ③ 순수한 생명에의 회귀 소망
(8)  특징 : ① 반복 어구의 나열 ② 호겨이나 의성어, 의태어의 활용 ③ 잦은 쉼표의 사용(상징법, 명령법, 돈호법, 의성법, 의태법)
(9)    출전 : <청록집>(1946)

≪참고 자료≫ 1. 해방 공간과 박두진 (김현자, 「박두진과 생명의 탐구」에서)
우리 역사에서 해방은 일제 강점의 질곡(桎梏)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그 동안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해체되었던 전통적인 삶의 질서, 즉 공동체적인 삶을 회복하는 것이 이 시대에 주어진 과제였다. 그러나 일제에게 빼앗겼던 것들은 아직도 우리 민족에게 주어지지 않았으며, 고향을 떠난 민족들은 아직도 제 땅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박두진은 이런 시대적 상황을 노래했다. 자연과 기독교적 메시아를 추구했던 시인의 비판정신이 이 당시 시에 형상화되고 있다 할 것이다.

≪참고 자료≫ 2. ‘너’의 의미 
‘나는 어디로 향을 해야 너와 마주 서는 게냐’, ‘내 피리의 서른 가락도 너는 못 듣고’, ‘어어이 어어이 소리 높여 부르는 나의 음성도 너는 못 듣는다’는 표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시적 자아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존재인 ‘너’ = ‘철이’가 이 황홀한 기쁨을 나눌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시적 자아로 하여금 해방의 기쁨만큼이나 커다한 슬픔과 실망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너’를 만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 거듭거듭 안타까이 부르는 시적 자아의 어조를 통해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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