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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손전(楊己孫傳)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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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손전(楊己孫傳)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필사본. 처첩 사이의 새로운 문제를 설정해 놓은 가정소설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문체표현이나 주제로 보아 조선 후기에 나온 작품인 듯하다.

조선국에 양기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무과 출신으로 첨정 벼슬을 하고, 집안이 유복하였다. 그는 현숙한 아내 이씨를 두고도 채란이라는 예쁜 기생을 첩으로 삼아 총애하며, 이부인을 전혀 돌보지 않는다.

하루는 양첨정이 채란을 데리고 봄놀이를 나갔다가 오랜만에 본집으로 가보니, 서른살이 넘었어도 혼례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아들이 나와 맞이한다. 집은 다 쓰러져가고, 방안의 자리도 다 헐었으며, 창문도 다 떨어져 나가 차마 볼 수 없었다.

노처녀로 있는 딸은 옷이 해어져 살이 나오고, 누더기옷을 입고 있는 아내의 얼굴에는 때가 끼어 차마 볼 수 없었으며 안질이 생겨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양첨정이 하도 심란하여 말을 못하고 앉아 있는데, 이부인이 과년한 아들과 딸의 혼사를 어찌하느냐고 걱정을 한다.

한편, 채란은 집에 돌아와 생각 끝에 이부인집으로 음식을 보낸다. 그러나 이부인은 크게 노하며 음식을 던져 버린다. 이에 첨정은 어이없어 다시 채란에게로 돌아간다. 남편을 보낸 이부인이 분함과 외로움과 배고픔을 참지 못하여 눈물을 흘린다.

 

이 때 병조판서 한기연이 상처를 하고 자녀를 생각하여 후처로 노처녀를 구하던 끝에 양첨정의 딸을 취하려고 한다. 청혼을 받은 이부인이 위로 오빠가 있어 역혼할 수 없다고 하니, 한판서는 자신이 중매쟁이가 되어 남방절도사 남관의 딸과 양첨정의 아들을 먼저 혼인시켜 주고 나서, 양첨정의 딸과 재혼한다.

한편, 채란은 양첨정과 상의하여 이부인과 자녀들을 자기집으로 데려오도록 하고, 이부인을 극진히 섬기니, 종들이 전부 이부인을 따른다.

이에 이부인이 채란의 살림을 차지하고 위엄을 부리니, 채란은 본부인에게 살림을 빼앗기고 발붙일 곳이 없어진다. 그래서 채란은 이부인이 살던 옛집에 가서 지내면서 본부인에게 사정하여 첨정의 막내아들을 데려다가 기르면서 의지하여 살아간다.

〈양기손전〉은 대부분의 가정소설에서 볼 수 있는, 첩이 본처를 모해하여 남편이나 시부로 하여금 내쫓게 하거나, 본처의 자녀를 학대하고 축출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이 작품에는 남편이 예쁜 첩에게 빠져 본처를 돌보지 않으니, 본처가 자녀들을 데리고 비참한 살림을 꾸려나가는 생활상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채란은 남편을 독점하고 호화롭게 살면서도 본처의 비참한 생활상을 듣고 동정하여 음식을 본처의 집에 보내준다. 게다가 남편과 상의하여 본처와 자녀들을 자기집으로 데려오도록 하여 본처를 극진히 섬기기까지 한다. 이것은 고전소설에서 나타난 첩의 새로운 면모라고 하겠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도서에 있다.

≪참고문헌≫ 筆寫本古小說全集 6(亞細亞文化社, 1980),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3).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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