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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 줄거리 - 이문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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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 줄거리

 

 

 

암소는 197010월간문학에 발표된 단편 소설로서, 산업화 과정에 있는 농촌과 농민들의 생활상의 단면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삼 년 동안 황구만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박선출은 그 동안 사경을 모아 만든 팔만 원 을 황씨에게 맡기고 군에 입대한다. 황씨는 그 돈으로 소창직 직조틀을 장만하여 가내 공장을 시작했고, 처음에는 잘 되어 나갔었다. 그러나 인근 읍내에 공업 단지가 조성되면서 자신이 부 리고 있던 직공들이 들고일어나는 한편, 화학섬유의 등장을 예견 못한 황씨의 가내 공장은 폐 업할 지경까지 이른다.

 

한편, 황씨에게 빌려주었던 돈으로 서울 생활을 해 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던 선출은 제대 후 황씨를 찾아가 빌려주었던 돈을 되돌려 받고자 한다. 그러나, 3부 이자를 주기로 된 머슴의 돈을 갚을 길이 없게 된 황씨는 농가 고리채 정리기간 동안에 그 돈을 신고해 버 린다. 농어촌을 악덕 고리채업자로부터 구하기 위해 입안된 정책 때문에 결국 피해를 보게 된 것은 머슴 박선출이다. 결국 두 사람은 선출이 작성한 계약서를 통해 합의를 하게 되는데, 그 내용은 황씨가 송아지 한 마리를 사 키워 그것을 팔아 부채를 청산하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 은 암소를 극진히 먹여 키우고 심하게 부린 날이면 막걸리를 먹여 재우기도 했다. 하지만 암소 가 새끼를 배자 두 사람은 그 소유권을 놓고 다시 다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황씨 집에서 고사(告祀)를 지내던 중 암소는 너 말 가웃 되는 막걸리를 단숨 에 먹어 치우고는 쓰러져 버린다. 암소를 살리려는 황씨와 선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암소는 죽어 버렸고, 황씨 내외와 선출, 선출의 애인 신실은 목을 놓아 울어댄다.

 

이 작품에서 고리채 정리 정책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좋은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주인과 머슴 사이에 일어난 인간 관계의 변화는 주인이 머슴의 전 재산을 돌려주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여기에는 주인의 악의가 고의적으로 내재한 것이 아니라 산업화라고 하는, 그들 개인도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과 머슴은 암소라고 하는 중개물에 의해 그들 사이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지만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암소의 죽음으로 그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이처럼 생활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인간 관계마저 변함에 따라 대부분의 이문구의 소설의 주인공은 고향을 떠나려고 하고 있고, 고향을 떠난다. 예를 들어 <암소>의 박선출은 애인 신실과 함께 서울에 가서 사는 꿈을 꾸고 있으나 실현하지 못하고, <추야장(秋夜長)>박윤만과 결혼을 하려 했던 능애는 남자의 무능에 실망한 나머지 혼자서 출향(出鄕)’을 시도하고, <다가오는 소리>는 군대에 갔다온 뒤 고향에 자리를 잡고자 하나, ‘우시장(牛市場)’에서 축산조합 서기이면서 거간꾼 노릇을 하는 김돈섭의 횡포에 견디지 못하고 폭행을 한 다음 서울로 떠나고, <그때는 옛날>의 막내딸 삼례는 서울에서 돌아왔으나 고향에 적응하지 못하고 언젠가 떠날 수밖에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주인공이 고향을 떠나고자 하는 것은, 애당초 이들이 고향에 뿌리를 박고 있지 못한 것이 첫째 이유이며, 고향에서도 일정한 생계 수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막노동을 해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촌이나 농촌에서의 지도적 인물의 위치 및 윤리관의 변화는 인간 관계 자체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들이 살고 있는 고향은 예전에는 인심이 후하여 살기 좋았건만 이제는 그러한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각박한 세태가 되었다. 오랜동안의 가난에 허덕이고, 도시화된 이기주의의 물결이 농어촌에 밀려 들어와 작은 이해관계에도 신용과 의리를 저버리는 일이 빈번해지는 농촌 현실은, 이제 경제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도시보다 낫다고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농·어촌 주민들이 도시의 주민들보다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고, 농어촌의 주민들이 도시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의 남녀 관계에 대한 인식도 비정상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교적인 가족윤리가 사회에 뿌리를 박은 사회에서 성()은 독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이들 고향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그러한 가족 윤리를 어기는 것이 성을 획득하는 수단이 된다. 그래서 이들은 남의 눈을 피해가면서, 혹은 남의 눈을 덜 무서워하면서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게 된다. <암소>의 박선출과 신실이, 점촌댁과 방가를 비롯하여, <추야장>의 박윤만과 능애, 뚝셍이댁과 신아불, <김탁보전>의 김삼식과 역말댁, 염길성과 말순 어머니, <그가 말했듯이>소이영’, <다가오는 소리>부영의 관계가 모두 정상적인 남녀관계라 할 수 없을 만큼 성적 쾌락의 추구라는 면에서 과장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처한 답답하고 고통스런 현실로 비추어볼 때, 성은 이들에게 생명의 확인이고 가능성의 모색이며 확실한 즐거움에 속한다.

 

<암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첫째 이 작품은 작가가 걸어온 문학적 삶의 가장 뛰어난 표현이었고, 둘째 소재면에서 동일 계열의 작품 증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셋째 한국 소설의 일반적 문체와 다른 특이한 문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골 사투리를 주축으로 한 창()이나 판소리의 토운을 자신의 목소리로 변형시킴으로써 독특한 문체를 구축하고 있다.

 

외양간이 비워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것도 양순이었다.

얼라, 엄니 소 워디 갔댜?”

?”

사람들은 광을 버리고 외양간 앞으로 몰려 법석거리기 시작했다.

소가?”

소여…….”

큰일났네.”

소 쥑이겄는디.”

그들은 같은 순간에 각기 한 마디씩 내뱉으며 대문 밖으로 내달았다. (중략)

 

펄펄 뛰다 나뒹굴고 비칠거려 일어났다 대가리를 처박고 엉덩춤이 한창인가 하면, 무릎을 끓 다 모로 나자빠져 버둥대곤 했는데, 사람들은 그저 한갓 장승이 달리 없었다. (중략)소 가 탈진해 버리자 황씨는 내 소 살리라고 울부짖기에도 지쳐 두 다리를 뻗고 주저앉았고 선 출이는 푸닥거리가 끝난 뒤 떡 못 얻어 먹은 사람마냥 싱거운 얼굴에 허수아비 옷 벗겨 입힌 등신이 되어 있었다. (중략)모두들 넋 나가 하는 사이 누군가가 소리 질렀다.

 

짚토매 점 가져와, 소 얼어 죽겄다.”

 

작가가 농촌 이야기에서 자주 들고 있는 족보라든지 가문이라든지 가난이라는 에피소드가 염상섭이나 채만식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로 들리는 것은 그의 독특한 문체 때문인 것이다. 이문구의 작품에는 고발이라든가 분노 대신에 유머와 삶의 힘이 있다. 그것은 심각한 현실을 희화화(戱畵化)함으로써 심각함을 직시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지만, 단지 논리적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건강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성을 띠게 된다. <암소>는 농촌의 궁핍한 생활을 다루었지만, 정감 어린 문체와 해학으로 그것들을 포용하고 있다. 이해 관계를 달리하는 인물들 간의 관계도 인간적인 정감이 그 근본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리 심각한 갈등을 빚어내지는 않는다. 이는 산업화의 영향 속에서도 끈끈한 정이 살아 있는, 농촌의 공동체 사회다운 모습이 이 땅에 아직도 살아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작품의 요약과 확인

 

핵심 정리

1. 갈래 : 단편 소설, 농민 소설

2.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3. 배경 : 1960년대 초반 충청도 어느 농촌

4. 주제 :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들이 겪는 소외감과 갈등

5. 출전 :월간중앙(1970)

 

핵심 정리

1. 이 소설에서 중심적인 갈등 요소이자 농촌의 현실산업화의 위력을 상 징하는 구체적인 소재를 찾아 쓴다면?

소창직(직조틀), 캐시밀론

2. 암소의 죽음은 이 소설에서 비극적 결말이다. 그와 같은 비극적 상황을 해 학으로 감싸고 있는데 그 결정적인 부분을 찾아보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속으로, 죽은 고기는 반값이니 몇 근 사두면 그믐 대목까지 곰국을 먹겠다고 치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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