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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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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아테나는 어머니 없이 아버지한테서 태어났다. 그런데다 결혼하지도 않은 몸으로 자식을 갖고 있었다.

어느 날 제우스는 심한 두통으로 쩔쩔 매고 있었다. 참다 못한 그는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돌도끼로 아픈 머리를 치라고 명령했다. 헤파이토스가 도끼로 머리를 힘껏 내려쳤을 때, 머리가 깨어지며 쿠구를 쓰고 방패와 창으로 완전무장을 한 아테나 여신이 소리를 지르며 튀어 나왔다. 물론 제우스의 머리는 상했을 리가 없고 다만 그 모진 두통은 깨끗이 사라졌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아테나 여신의 태반은 여성의 태반이 아닌 제우스의 머리였고, 그녀에겐 어머니는 없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미개인들은 머리가 아프면 돌로 머리를 두드린다고 한다.

올림퍼스의 신들은 모두 연애의 명수였지만 아테나는 결혼은 물론 바람조차 피운 적이 없었다. 다만 트로이 전쟁 때 아프로디테의 남편이며 절름발이이자 지독하게 못생긴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에게 봉변을 당한 일만은 있었다.

전쟁에 써야 할 무기를 만들기 위해 헤피이스토스를 찾아갔을 때였다. 아테나가 오기 전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영토 때문에 싸웠던 앙갚음으로 먼저 찾아 왔었다. "여보게, 아테나가 제우스의 허락을 받고 자네를 찾아올 것일세. 핑계야 물론 무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지만 실은 아테나가 오래 전부터 자네를 좋아하고 있었다네. 자넨 노상 답답하게만 구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잘해 보게. 자, 난 가네."

아내 아프로디테는 바람만 피우고, 자기는 못생기고 수완도 없어 지금껏 연해 한 번 못해본 헤파이스토스에게는 정말 솔깃한 이야기였다. 아테나는 자기 앞에서 언제나 부끄러워했다고 느끼기도 했다.

아테나는 일찍이 아프로디테, 헤라 등과 함께 아름다움을 다툴 만큼 예쁜 여신이었다. 대장간에 나타난 아테나는 무기의 제작을 청했다. 헤파이스토스는 아테나의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을 하며 쾌히 응락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테나는 헤파이스토스의 등 뒤에서 쇠붙이를 다루는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일에 열중하고 있던 헤파이스토스가 갑자기 돌아서며 아테나를 덮쳐 안았다. 기겁을 하며 놀란 아테나는 몸을 뒤틀었다.

이때 헤파이스토스는 그만 아테나의 넓적다리에 사정(射精)을 해 버리고 말았다. 아테나는 재빨리 올리브잎으로 이것을 닦아 버렸다. 그런데 이 정액은 공교롭게도 땅에 떨어져 애매한 대지의 여신에게 수태를 시키고 말았다. 억울하게 남의 아이들 낳은 대지의 여신은 노발대발하며 이 아이를 못 기르겠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아테나가 맡아 기르게 되었다. 아테나는 반은 사람, 반은 뱀의 꼬리를 가진 이 아이를 자식으로 삼았다. 그리고 에릭토니오스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아테나는 무술에도 능했고, 모든 학술과 특히 염색과 직물, 뜨개질을 잘했다. 플룻, 트럼펫, 쟁기, 고무래, 소멍에, 말굴레, 마차, 배를 발명한 장본인이고 헤라와 제우스가 결혼을 할 때 헤라의 웨딩드레스도 장만해 주었다. 자수 솜씨를 자랑하다가 거미가 되어버린 아라크네의 이야기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아테나는 또한 정의의 여신으로서 올림포스의 신들 중에서 아레스와 싸워 이긴 신은 아테나뿐이라고 한다. 오늘날까지 '지혜로운' 동물로 여겨지고 있는 올빼미가 그녀의 상징이다.

조각에서 보면 아테나는 언제나 투구를 쓰고 있으며 왼손에는 방패, 오른손에는 창을 잡고 있다. 특히 방패에는 영웅 페르시스가 잘라온 메두사의 머리를 붙여놓았다. 또 올빼미를 사자로 데리고 다녔다. 아테나시에서는 동전에 이 올빼미를 새겼으며 그 때문에 "아테나 시민은 주머니에서 올빼미 알을 깐다"는 말이 생겼고 또 어느 시인은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어둠이 깃들어야 날개를 편다"는 노래까지 불렀다.

아테나는 또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 테세우스, 헤라클레스 등 많은 영웅들의 뒤를 돌보아 주었다. 흔히 지혜의 여신으로 알려진 아테나 (혹은 아테네, 로마신화에서는 미네르바)는 고대 그리스에서도 가장 찬란한 번영을 누렸던 아테네 시를 그 보호 아래 두어 명성이 대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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