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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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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요점 정리

지은이 : 윤동주

성격 : 애상적, 서정적

구성 : 수미상관 
1연 - 아우를 바라보는 슬픈 마음

2연 - '나'의 질문과 아우의 설은 대답

3연 - 순수한 아우에 대한 연민

4연 - 아우를 바라보는 슬픈 마음

주제 : 사람답게 살기 어려운 현실의 비애 / 암울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삶의 비애 
특징 : 수미상관의 구조를 통해 이미지를 강조하고, 화자인 형과 아우인 대상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됨

출전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내용 연구

붉은 이마[머리에 열이 남]에 싸늘한 달[화자가 달빛을 싸늘하게 느낌 / 아우의 뜨거운 이마와 대조]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아우의 감정이 아닌, 아우의 미래를 걱정하는 화자의 감정임] 그림이다.[아우를 바라보며 슬픔을 느끼는 화자]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현실적 시련에 대한 화자의 염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 살아가면서 장차 아우가 겪어야 할 현실적 시련이 안쓰러워 하는 질문]

'사람이 되지'[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純眞無垢)한 어린 아우의 대답]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빈틈이 있고 서투른 / 제대로 익지 아니한(설익은), 어설픈]은 대답이다.[사랑스런 아우가 앞으로 겪어야 할 고통을 모르고 순진하게 대답한 것에 대한 걱정과 불만 내포]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아우에 대한 걱정에서 나온 행동 / 서정적 자아는 체험을 통해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가를 체득한 인물.]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슬픔에 젖음/ 1연의 '서리어' : 슬픈 느낌을 가지게 됨 / 감정의 심화]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순수한 아우가 화자와 같이 고통스런 삶을 살 것에 대한 화자의 슬픔 / 실제로 슬픈 것은 아우가 아니라 서정적 자아 자신 / 아무런 걱정거리 없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아우에게서 잃어버린 자신의 유년을 찾곤 하던 화자로서는 아우가 자라면서 상실할 수밖에 없는 그 행복과 순진 무구함이 더할 수 없이 슬프게 느껴지게 된 것이라 하겠다.]

 

이해와 감상

 이 시의 제목은 '아우의 인상화'는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라는 시구와 관련된다.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작품은 시적 화자가 아우의 얼굴에서 느낀 인상을 노래한 시로, 아우의 이마에 서리는 싸늘한 달은 우수나 비애에 젖은 분위기를 짙게 드리우는데, 이는 일제 치하의 암담하고 우울한 시대 상황과 연관되고, 형인 화자가 아우와 나누었던 대화를 소재로 하여 미래의 우울한 삶을 노래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부터 떠나 한 사람의 어른이 된 시적 화자가 본 현실 세계는 어둡고 괴로운 것이었다.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은 자신의 양심과 이상을 외면한 부끄러운 삶의 과정이거나 아니면 높은 이상과 어두운 현실 사이에서 고통을 맛보는 것을 뜻했다.

 

 이 시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2·3·4연에서 형제가 주고받는 몇 마디 대화와 동작뿐이며, 나머지 1·5연은 아우의 얼굴에서 느낀 화자의 슬픔을 변주하여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즉,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라는 화자의 질문에 아우는 '사람이 되지'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이러한 아우의 말에 대해 화자는 '진정코 설은 대답'이라고 여기며, 아우의 말에서 순진함이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우의 말에서 슬픔을 느낀다.

 

 왜냐하면, 이 시는 암울한 식민지 치하에서 온갖 고통을 극복하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시인이 어린 아우의 '사람이 되지'라는 아우의 대답을 '설은 대답'이라고 말하는 것은 꿈이 없는 일제 식민지하 현실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동시에 사람다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식민치하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으며, 시인이 처해 있는 어려운 현실에서 앞으로 살아갈 아우의 삶 또한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시적 화자의 부정적 인식이 싸늘한 달빛에 젖은 아우의 얼굴이 형의 염려스러운 눈에는 슬픈 그림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이 작품에서 힘든 현실을 살아갈 아우를 바라보는 형의 애처롭고 안타까운 정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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