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아베의 가족 / 요점정리 - 전상국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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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전상국(全商國: 1940- )

강원도 홍천 출생. 경희대 국문과 졸업.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행>이 당선되어 등단. 현 강원대 국문과 교수.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그는 현실과 역사를 넘나들며 귀환 구조와 뿌리 찾기 형식을 지닌 소설로서, 전쟁으로 인한 실향 의식과 삶의 뿌리 찾기 의식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바람난 마을>, <하늘 아래 그 자리>, <외등>, <늪에서 바람이>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6 25 전쟁의 상처를 지닌 가족의 삶.
인물 :
아베 - 백치(白痴). 어머니가 미군에게 성폭행 당해 뱃속에 있던 아이가 상처를 입어 백치로 태어난, 전쟁의 아픈 상처를 지니고 사는 비극적 운명의 인물.
나(김진호) - 소설의 화자. 미국 국적을 가진 재미 교포. G·I.
             이복형 '아베'의 행방을 추 적하는 인물.
주제 : 전쟁의 상처 회복의 의지와 비극적 운명의 극복 의식.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979년 <한국문학>에 발표된 중편으로, 전상국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제1부는 6 25 전쟁의 비체험 세대로서 작중 화자인 '나'(김진호)의 어제 오늘을, 제2부는 어머니의 수기 형식으로써 6 25 전쟁 직후의 상황을, 제3부는 '나'가 이복형 아베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작중 화자인 김진호는, 이민 생활 중 어머니가 겪었던 것과 같은 '난행'을 당하는 누이를 보며 자신도 역사적 과거로부터 스스로의 삶이 무관할 수 없다는 인식에 도달하게 된다. 누이가 당한 폭행은 전란 중에 어머니가 당한 폭행의 변주(變奏)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버리고 온 의붓형 '아베'를 찾아 한국에 나온다. 그는 '아베'를 '황량한 들판에 던져진, 그 시든 나무들의 꿋꿋한 뿌리'로 인식하고, '가난'과 '범죄'로 얼룩진 자신의 과거가 있는 곳을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즉, 이러한 '나'의 형상을 통해서 개인의 삶이 그 개인 이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개인을 포용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다.

'나'의 어머니는 최창배라는 독자(獨子)의 집에 시집가서 6 25를 겪게 된다. 그녀에게 있어서 6 25는 '폭행'으로 상징되며, 그 일에서 태어난 '아베' 때문에 그녀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다. 그 때는 '아베'란 존재로 인해 운명과 싸우는 것만이 그녀의 삶의 의미(?)였었다. 그리고 그러한 싸움의 부재(不在) 속에는 자신의 삶도 부재(不在)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아베'는 미군에게 강간당한 '나'의 어머니의 아들이며 '나'의 의붓형이다. 말하자면 '아베'는 비극적 운명의 상징적 존재이며, 어머니를 과거로부터 해방시키지 못하게 하는 족쇄와 같은 6 25의 잔재이다. 즉, '천형(天刑)'이나 다름없는 '아베'의 존재로 인해서 어머니는 그 역사적 비극과 함께 해야 하는 운명을 갖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간 가족들에게도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을 걸머지웠다. 즉, '나'의 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세계 일등 국가의 시민이 되었어도 여전히 '나'와 가족들은 '아베'를 떠날 수 없었다. '아베의 가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줄거리

 이민을 간 후 가족들은 너무도 빨리 변해버렸다. 어머니의 경우, 심한 우울증환자가 되어 멍청한 얼굴의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머니의 그러한 변화는 이민을 가면서 한국에 버리고 간 아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가족들은 그 누구도 그의 이름을 부르기를 꺼려했다. 나는 어느 날 어머니의 트렁크에서 그녀가 쓴 일기를 발견해 내고 여동생 정희와 함께 그것을 읽었다. 그 일기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쓰여 있었다.

나는 춘천에서 강 하나를 건너 심사십리를 들어간 샘골 마을의 최부면장네로 시집을 갔다. 서울에 유학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도 잉태하고 시부모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1950년 6월 6·25전쟁이 터져 그 남편은 인민군으로 강제 입대해 끌려 가게 되고 시아버지마저 인민군에게 죽게 된다. 인민군들이 모두 돌아가고 흑인 병사들에게 시어머니와 아이를 잉태한 나는 함께 난행을 당한다. 노린내가 나는 짐승들에게 욕을 당한 나는 결국 8개월만에 아이를 낳았지만 그 아이는 정상이 아니었다. 4살이 넘어서 겨우 걷기 시작했지만 입을 열어 낼 수 있는 소리는 오직 <아 아 아베>뿐이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남편은 소식이 없고 병신 자식을 바라보며 나는 그 시커먼 짐승들에대한 분노의 충동에 휩싸이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내가 대문 밖에서 놀고 있는 아베를 안고 집으로 들어온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사내는 몇 달 동안 집에 머물게 된다. 그 사내는 다른 사람들이 병신이라고 꺼리는 아베를 무척 사랑했다.그러나 시어머니는 그 사내와 나와의 관계를 의심하며 함께 집에서 내쫓는다. 집을 쫓겨난 나는 서울에서 그 사내과 결혼을 했다.

아버지는 아베를 자기 친자식처럼 사랑했다. 아베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전쟁 중에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일종의 속죄심리였고 구원의식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는 우리 4남매가 태어났으나 집안은 아베로 인해 항상 분위기가 조용했다. 나는 그러한 환경을 핑계로 친구들과 함께 처녀를 윤간하는 등 점점 비뚤어져갔다.

그러던 중 6·25전쟁 때 아버지와 헤어졌다는 고모와 만나게 된다. 양공주 생활을 하던 고모는 미군병사와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우리 식구를 미국으로 데려가기 위한 초청장을 보내온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아베로부터 멀어지고 어머니는 아베를 미국에 데리고 갈 수 없는 현실 앞에 절망한다.

어머니의 수기에는 아베의 행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나는 한국의 옛친구와 어울려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뿌리가 없이 사는 미국 생활과 아베의 탄생에 대한 비밀을 새삼 더듬는다. 그리고 아베를 찾아야 하겠다는 절박한 생각을 한다. 이민을 떠나기 전 날, 어머니는 아베를 데리고 나갔다가 비행기 시간이 임박해서야 혼자 돌아왔다. 아베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 번 외출하는 날 나는 미국인 친구 토미와 함께 어머니가 시집가 살던 샘골을 찾았다. 그러나 그 마을은 이미 댐 공사로 수몰지구가 돼 있었다. 다행이 언덕에 몇 채 남은 집 가운데 구멍가게에 앉아 그 가게 노파에게서 최부면장네 사정 이야기를 듣는다. 최씨네 그 할머니는 이미 4년전 돌아가셨다는 것과 며느리를 내 몬 것은 그 젊은이들의 앞날을 생각해 일부러 그러했다는 것, 그리고 손자까지 내보낸 것을 무척 후회하다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또한 최씨네 할머니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날 그 며느리가 병신자식을 데리고 나타나 시어머니의 무덤에서 애통해 하고 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나는 아베의 행방을 찾는 일은 그 할머니의 무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심화자료

 전상국 그는 주요작품 들에서 6.25전쟁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그 상처의 치유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 뿌리를 찾고 화해를이루기 까지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훼손된 현실까지의 진정한 화해에 이르는 기능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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