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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가 / 해설 / 박재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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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가 - 박재삼


 요점 정리

 지은이 : 박재삼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전통적, 애상적, 영탄적, 고전적, 서정적, 관조적, 낭만적

 어조 : 연민과 공감이 느껴지는 어조

 표현 : 감정의 절제

 구성 :
1연 : 서방님을 향한 춘향의 마음 - 정화수, 우물집, 물방울/
2연 : 서방님을 기다리는 춘향의 모습 - 산언덕, 물살짓는 어깨, 만리같은 물살

 제재 : 춘향의 마음, 임에 대한 그리움

 주제 : 한국적 정한(情恨)과 일편 단심(一片丹心), 지고지순(至高至純)한 춘향의 마음, 임을 향한 끊임없는 갈구 / 임에 대한 순수한 그리움(몽룡에 대한 춘향의 그리움)

 특징 : 행 구분 없이 시상을 전개하고, 고전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형상화했고, 눈물과 한을 아름다운 이미지로 승화시킴. 또한 운율을 느끼기 어려운 산문시이면서도 시구의 반복과 변용을 통해 음악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내뱉기보다는 적절히 감추고 있어 시적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리고 영탄의 화법 역시 시적 화자의 감정 표현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출전 : <춘향이 마음>(1962)

 

 

내용 연구

 

집을 치면[시적 화자 춘향은 자신을 우물집으로 비유한다면, 친다면], 정화수[이른 새벽에 길은 우물물. 조왕에게 가족들의 평안을 빌면서 정성을 들이거나 약을 달이는 데 쓴다 / 맑고 순수한 춘향의 마음을 형상화] 잔잔한 위에 아침마다 새로 생기는 물방울의 선선한 우물집[춘향의 마음/ 춘향의 순수한 사랑 /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정화수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음, 빗물이 들어가지 아니하도록 우물 위에 지붕을 만든 것]이었을레. [이었을 것이다 / '-ㄹ레'로 끝나는 말이 음악적 리듬감과 시적 언어의 부드러움을 나타냄/ 종결어미가 이루어 내는 옛이야기 투의 신비감]. 또한 윤이 나는 마루의, 그 끝에 평상의, 갈앉은[가라앉은] 뜨락의, 물냄새 창창한 그런 집이었을레. 서방님은 바람[이몽룡을 비유 / 얽매임이 없는 존재 / 한 곳에 머물지 못하는 속성 - 돌아오지 않는 서방님으로 형체도 느끼기 전에 사라져 버리는 안타까운 존재] 같단들[같다고 한들] 어느 때고 바람은 어려울 따름[서방님을 '바람'에 비유하며 '어려울 따름'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서방님을 향한 사모의 정을 극대화하고 있다. 임과 재회에 대한 믿음 / 아 구절과 연관시켜 본다면 정화수와 우물에 부는 바람은 언제나 잔물결을 일으키게 되므로 물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은 어려운 대상이 된다. 그래서 바람에 의해 사라지는 물방울을 춘향의 마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옆에 순순한 스러지는 물방울[춘향의 슬픔과 눈물이 담긴 그리움]의 찬란한 춘향이 마음[서방님에 대한 춘향의 지고지순한 마음의 표현]이 아니었을레[그 옆에 스러지는 ~ 아니었을레 : 춘향의 마음을 해맑은 이미지를 가진 사물을 통해 형상화함]. - 서방님을 향한 춘향의 지고지순한 마음

 

하루에 몇 번쯤 푸른 산 언덕들을 눈아래 보았을까나[보았을까 / 헤어진 서방님에 대한 그리움 / 서방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행동]. 그러면 그때마다 일렁여 오는 푸른 그리움[그리움의 깊이를 시각적 이미지화 / 현실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환기하는 이미지]에 어울려, 흐느껴 물살짓는 어깨가[기다림에 지쳐 흐느껴 우는 모습 - 춘향의 절절한 모습] 얼마쯤 하였을까나, 진실로, 우리가 받들 산신령[기다림의 성취]은 그 어디에 있을까마는 산과 언덕들의 만리 같은 물살을 굽어보는, 춘향은 바람에 어울린 수정빛 임자[수정과 같이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바람과 조화를 이루는 존재 / 수정의 깨끗하고 맑은 성질이 이 도령에 대한 춘향의 사랑과 유사함 / 춘향의 애타는 그리움, 이별의 한으로 이미지상 '물방울'과 호응한다. 왜냐하면 수정의 영롱한 아름다움은 '수정'이라는 이름 그대로 마치 물이 결정체를 이룬 듯하다는 점에서도 이미지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정'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해 시인은 인간 보편의 한을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가 아니었을까나[옛스런 종결어미를 반복하여 리듬감을 줌으로써 한의 정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음] [진실로, 우리가 ~임자가 아니었을까나 : '산신령'은 춘향이 서방님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절대자이다. 현재의 춘향은 자신을 '바람에 어울린 수정빛 임자'로 표현하고 있는데, '정화수', '우물'에서 '만리같은 물살' 즉, 바다로 자신의 마음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바람(서방님)'이 부는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사랑은 함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다.].- 서방님을 기다리는 춘향의 모습

 

 

이 도령에 대한 '춘향'의 태도 변화

 

바람 : 유랑의 이미지(서방님 - 이도령)
집 : 정착의 이미지(춘향)
물방울 / 물냄새 / 수정빛 : 춘향의 맑은 눈물과 한을 영롱한 물의 이미지로 승화시킴.
- 이었을레 / 아니었을레 / 아니었을까나 : 예스러운 문체를 활용하여 고전적인 미의식을 보여 줌.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춘향전'에서 소재를 취하여 춘향의 마음으로 상정된 그리움과 한의 정서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1행은 춘향의 집과 춘향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춘향의 집은 맑고 깨끗하며 단정한 우물집으로, 여기에 사는 춘향의 마음 또한 정화수처럼 깨끗하고 찬란했을 것이라고 한다. 2행에서는 임과 이별한 춘향이가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데, 푸르고 깨끗한 산과 들, 맑은 바람과 수정 같은 물살에 어린 마음 이 춘향이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시의 내용에 잘 어울리는 표현 형식을 통해 감정을 절제하면서 유창한 언어로 한(恨)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심화 자료

 

 한국시에 드러난 '춘향'의 모습

 

 고전 연애 소설인 '춘향전'의 여주인공은 몇몇 작가들에 의해 시 속에서 개성적이고 새로운 인물로 재탄생했다. 서정주는 '춘향 유문(春香遺文)'에서 춘향이가 몽룡이에게 유언을 하는 듯한 상황을 설정하여 몽룡에 대한 지고지순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노래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춘향이가 순환적인 질서를 형성하는 여러 자연물에 자신을 빗대면서 죽음까지 초월할 수 있는 사랑의 힘을 노래하고 있다. 또한 서정주의 '추천사'에서는 춘향을 지상 세계의 한계를 초극하려는 여인으로 창조하여 이상 세계를 끝없이 그리워하는 보편자적 존재로 형상화했다. 또한 서정주의 '다시 밝은 날에'에서 춘향이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한 뒤에 재회의 날을 간절히 소망하며 자신의 사랑을 굳게 지키겠다는 의지를 그리고 있다. 박재삼의 '자연'에서는 춘향을 화자로 설정하여 그녀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 사랑을 피었다 지는 꽃나무에 빗대어 표현하였고, 김영랑의 '춘향'에서는 죽음을 무릅쓰고 일편단심을 지키는 춘향의 애틋한 정절을 세조의 불의에 맞서 죽음으로 충절을 지킨 사육신과, 촉석루에서 순국한 의기 논개의 우국에 대응시켜 노래하고 있다.

 

 

 박재삼

1933∼1997. 시인. 일본 동경(東京) 출생. 경상남도 삼천포(三千浦) 출신. 1953년 삼천포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61년 ‘60년대 사화집’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서정적인 한(恨)의 세계를 주로 표현하였다. 이 후 현대문학사·대한일보사 기자를 역임했으며, 삼성출판사에서 근무하였다.

 

1953년 ≪문예≫에 시조 〈강물에서〉가 모윤숙(毛允淑)에 의해 추천되었으며,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정적 靜寂〉이 서정주(徐廷柱), 시조 〈섭리 攝理〉가 유치환(柳致環)에 의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1962년 첫 시집 ≪춘향이 마음≫이 신구문화사에서 간행되었다.

 

이후 ≪햇빛 속에서≫(문원사, 1970)·≪천년의 바람≫(민음사, 1975)·≪어린것들 옆에서≫(현현각, 1976)·≪뜨거운 달≫(근역서재, 1979)·≪비 듣는 가을나무≫(동화출판공사, 1981)·≪추억에서≫(현대문학사, 1983)·≪대관령 근처≫(정음사, 1985)·≪내 사랑은≫(영언문화사, 1985)·≪찬란한 미지수≫(오상사, 1986)·≪사랑이여≫(실천문학사, 1987)·≪해와 달의 궤적≫(신원문화사, 1990)·≪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1995) 등의 시집과 여러 권의 시선집·산문집을 발간하였다.

 

〈춘향이 마음〉이나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추억(追憶)에서〉와 같은 초기 시에서는 한국적 정서인 슬픔과 한의 세계를 살아 있는 언어인 구어(口語)투의 시어로 구사하여 표현하고 있다. 박재삼의 이런 시세계는 우리 전통 서정시의 세계를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여성적인 어조를 통하여 슬픔이 내면화된 정조를 그려내고 있다.

 

박재삼의 시는 전반적으로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으나, 후반기에는 어느 정도 현실에 대한 관심과 평범한 시적 언어를 통하여 넉넉하고 긍정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그의 13번째 시집인 ≪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는 이런 경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박재삼은 김소월(金素月)의 서정주의 시세계를 계승한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1950년대 이후 한국 전통 서정시의 세계를 생동감 있는 구어를 구사하여 모국어의 질감을 눈부시게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6년 현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 후 한국시인협회상(1977)·노산문학상(1982)·한국문학작가상(1983)·중앙일보 시조대상(1986)·평화문학상(1987)·조연현문학상(1988) 등의 문학상을 받았다.

 

≪참고문헌≫ 슬픔과 삶의 理致(이남호, 박재삼시집, 범우사, 1987), 恨과 지혜(이광호, 울음이 타는 가을 江, 미래사, 1991), 서정적 恨의 형상-朴在森의 서정과 시세계(백운복, 抒情의 매듭풀이, 우리문학사, 1993), 대담/시와 시인을 찾아서(詩와 詩學, 1995. 가을.).(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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