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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사전 / 쑈리 킴 / 송병수 단편 전후 소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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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쑈리 킴 : 송병수 단편 전후 소설

 

바로 언덕 위, 하필 길목에 벼락맞은 고목나무(가지는 썩어 없어지고 꺼멓게 그을린 밑둥만 엉성히 버틴 나무)가 서 있어 대낮에도 이 앞을 지나기가 께름하다. 하지만 이 나무 기둥에다 총 쏘기나 칼 던지기를 하기는 십상이다. 양키들은 그런 장난을 곧잘 한다. 쑈리는 매일 양키 부대에 가는 길에 언덕 위에 오면 으레 이 나무에다 돌멩이를 던져 그날 하루 ‘재수 보기’를 해 봐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세 번 던져 한 번도 정통으로 맞지 않았다. 아마 오늘은 재수 옴 붙은 날인가 보다.

 

재수 더럽다고 침을 퉤-- 뱉고, 쑈리는 언덕 아래로 내려 갔다. 언덕 아래 넓은 골짝에 양키 부대 캠프들이 뜨믄뜨믄 늘어서 있다. 저 맞은쪽 행길 가에 외따로 있는 캠프는 중대장이랑 루테나랑 싸진이랑 높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캡틴 하우스보이인 딱부리놈이 바로 게 있다. 이쪽 바로 언덕 아래에 여러 개 늘어선 캠프엔 맨 쫄뜨기 양키들이 있는 곳이다. (발단부)

 

이젠 이 곳 양키 부대도 싫다. 아니 무섭다. 생각해 보면 양키들도 무섭다. 부르도크 같은 놈은 왕초보다 더 무섭고 엠피는 교통 순경보다 더 미웁다. 빨리 이곳을 떠나 우선 서울에 가서 따링 누나를 찾아야겠다. 그 마음 착한 따링 누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야 까짓 달러 뭉치 따위, 그리고 야광 시계도 나일론 잠바도 짬방모자도 그 따윈 영 없어도 좋다. 그저 따링 누나를 만나 왈칵 끌어안고 실컷 울어나 보고, 다음에 아무 데고 가서 오래 자리잡고 ‘저 산 너머 햇님’을 부르며 마음놓고 살아 봤으면······. 찔뚝이가 죽지 않고 살아날까 봐 걱정이다. 그 놈이 살아나기만 하면 아무 데를 가도 아무 때고 그 놈의 손에 성해 나진 못할 것이다. 쑈리는 왜 그 놈의 대갈통을 으스러 버리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결말부분)


* 배경 : 미군 부대 주변, 부랑소년과 양공주의 삶을 그림

* 경향 : 휴머니즘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어조 : 작품 분위기 조성을 위해 ‘피엑스, 쑈리 킴, 엠피, 따링 누나’ 등의 어휘를 그대로 사용

* 등장인물

· 쑈리 킴 : 10세 정도 된 전쟁 고아소년. 매춘을 중개한다. 그러나 양공주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 천진성이 상처를 입는다. 또한 금단의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외국 군대의 이상한 성(性) 문화와 전시(戰時), 성(性)의 상품화 또는 생활 수단화를 너무 일찍 깨우친 아이

· 딱부리 : 14세. 양공주인 따링누나가 양키와 관계를 가지는 것을 보고 $5 줄테니 자기와 잠자 리를 갖자고 요구하는, 일찌감치 어른의 세계에 물든 파괴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줌

* 주제 : 현실의 암울함 속에 싹트는 인간애

* 의의·감상 : 다른 전후 소설과는 달리 전쟁의 비극 강조에서 나아가 인간 본성이 착함을 강조하고 있다.

* 출전 : 1957년 [문학예술]에 발표

 

 철모르는 아이, 순진한 아이를 서술자로 택한 작품들

 ---  주요섭 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

 ---  윤흥길 소설 <장마>

 ---  하퍼 리 소설 <앵무새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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