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馬券) / 요점정리 / 유향림
by 송화은율작자소개
유항림(兪恒林:생몰년대 미상)
1937년 <단층(斷層)> 동인으로 활동. 해방 후 평양에서 문단 활동을 함. 작품으로는 <구구(區區)>, <부호>, <농담> 등이 있다.
요점정리
배경 : 일제 말기의 사회 현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 만성 - 일제 하의 방황하는 지식인의 전형. 이론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각함.
종서 - 만성의 친구. 시대적 열정을 가졌으나 결국 현실에 안주하는
인물.
주제 : 일제 하 지식인의 일상적 방황과 갈등.
이해와 감상
<마권>은 당시 일제에 강점당한 후, 지식인들이 겪어야 하는 방황과 정신적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사회적으로 팽배해 가고 있는 허무주의나 이상주의적인 교훈과 사회 계몽을 위한 목적 소설적 경향을 보인다. 지식인들의 나약함을 폭로함으로써 독자에게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비판과 이론보다 실천하는 지식인상을 제시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실천적 대응 태도)을 심어주고자 한, 자전적 성격이 짙은 작품이다.
따라서, 이 <마권>을 포함한 유항림의 작품들은 다분히 현실에 대한 사실적 묘사를 중심으로 하면서 새로운 인간적 삶 의식을 각성시키고자 하는, 자의식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
만성은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골프장이나 도서관을 가는 등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만성은 일기를 쓰면서도 자신의 이러한 무의미한 생활을 돌이켜 보곤 한다. 그러한 그의 생활 신조는 '할 일이 없어도 동무들을 찾아 다닐 것, 단 한 시간 이상 머무는 것은 금물, 걸음은 빨리 할 것' 등이었다. 종서와 만성은 삶의 목적에 대한 많은 회의를 하기도 했는데, 특히 종서는 동무들의 허무적 생각에 대해 강한 반박을 하면서 직접 그러한 생각을 막으려고도 했다.
그날 밤에는 장진강 발전소 고장으로 정전되는 통에 만성은 극장에서 나와 종서의 집으로 갔다. 종서는 혜경과 마주 앉아 있었다. 둘의 사이를 알고 있는 종서 어머니는 이 날도 자리를 피해 주고 집에 없었다. 종서는 시대의 큰 파도와 같이하는 세계관과 젊은 열정을 갖고 있었지만 졸업 후에는 현실에 부딪쳐 결국 친지의 도움으로 25원을 월급으로 받는 초라한 직장에 안주하고 있었다. 또 중학 5학년 때부터 만나 알게 된 혜경은 자신의 집안이 부유함에도 자신의 힘으로 생활하기 위해서 불완전한 시설을 갖춘 B유치원에서 보모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만남은 매주 화요일과 일요일로 정해져 있었다. 이런 이들 사이를 아는 사람이 중매를 서겠다고 하지만 종서는 이를 반대했다. 결국 그들의 만남은 우정과 연애를 구분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4년이라는 세월동안의 둘의 만남은 실천이 따르지 않은 한낱 '공상'일 뿐이었다.
한편, 만성은 중학교 4학년 때 독서회 사건으로 검사국에 넘겨졌다가 기소유예로 석방된 일이 있었다. 그 일 이후로 아버지는 만성의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다시피 했다. 만성은 양복값으로 아버지에게서 받은 90원을 금융조합, 우편소, 은행에 나누어 저금했다가 다음날 다시 찾아 다시 저금을 하는 등 저금하고 다시 찾는 무의미한 일을 되풀이하며 시간을 보내 왔다. 그러던 중 만성은 위병으로 학기를 취소하고 그 길로 은행, 우편소, 금융조합에 가서 저금해 놓은 돈을 찾아 느닷없이 동경으로 간다고 했다. 이러한 갑작스런 동경행에 대해 만성은, "내 생활 의욕이나 이지적 판단을 버리는 것이 아니며, 단순히 버리는 것이다."라고 했다. 즉, 나는 생활 없는 형태를 버릴 뿐이니, 통용 못하는 루블 지폐로 마권(馬券)을 산다면 그것은 현실이 아니고 너의 주관인 것이다.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주관에만 절망이 있는는 것이 만성의 생각이었다.
만성이 동경으로 떠나는 것은 결국 이론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그가 플랫폼에 서 있을 때, 빗소리는 한층 더 심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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