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봄은 / 해설 / 신동엽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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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 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 

 

<후략>


 요점 정리

 지은이 : 신동엽

 갈래 : 자유시. 참여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현실 참여적. 상징적, 의지적

 어조 : 단정적 어조

 구성 :

1연 통일의 주체 제시

2연 자주적 통일의 기반

3연 분단의 원인과 해결책

4연 통일된 조국의 미래

 제재 : 통일

 주제 : 통일의 실현, 분단 현실에 대한 인식과 통일에 대한 주체적 의지 및 염원, 자주적 통일에 대한 염원

 표현 :

㉠ 기승전결이라는 전통적인 4단 구성의 짜임

㉡ 단정적이고 확신에 찬 어조 - 통일에 대한 의지와 확신을 강하게 표현함

㉢ 외세를 의미하는 시어(남해, 북녘, 바다, 대륙)는 추상적 지명으로,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의미하는 시어(제주, 두만, 삼천리 마을)는 보다 구체적 지명으로 제시함으로서 주제를 뒷받침하는데 매우 효과적임.

 출전 : <한국일보>(1968.2.4)

 

 내용 연구

 

봄은('봄'은 '진정한 통일과 화해의 시대'를 상징하고, '겨울'은 '분단의 현실과 냉전 시대'를 상징)

남해에서 북녘에서도(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외부 세력, 냉전 시대의 산물 - 미소의 대립)

오지 않는다. - 외세에 대한 부정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통일의 희망),

제주에서 두만까지(남과 북한, 즉 우리나라 전역)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민족의 삶의 터전인 조국)에서 움튼다.[통일의 싹(기운)은 '이 땅'에서 움터야 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 자주적 통일에 대한 염원

 

겨울은(분단된 조국 현실),

바다와 대륙 밖에서(외세를 말하며 구체적으로 미·소를 지칭)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바다와 대륙 ~ 몰고 왔지만 : 분단의 원인이 우리 민족 내부가 아닌 외세에 의한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매서운 고통이었는지에 대한 표현이다.]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조국산하, 심정적 거리)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자주적 통일의 의지)
- 분단의 원인과 해결책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분단 조국의 현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시구로, 분단을 만들어 낸 총체적 원인과 증오로 가득 찬 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가리킨다.)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현재의 햇빛 정책과 유사한 통일을 희망) - 통일된 조국의 미래

 이해와 감상

 

 시인이 노래하는 `봄'이란 곧 통일, 또는 통일이 이루어지는 시대를 의미한다. 그것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 오지 않는다'라고 시인은 분명하게 끊어서 말한다. `남해'와 `북녘'은 모두 한반도를 둘러싼 외부의 힘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 우리가 디딘 /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즉,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는 바로 이 땅에서 그것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제3연에서 시인은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을 노래한다. 분단된 민족으로서 우리가 겪고 있는 괴로움을 `겨울'에 비긴다면 그것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가? 그는 `바다와 대륙 밖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족과 국토의 분단은 우리가 원해서가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의 상황, 더 자세하게 말한다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한반도에 들어온 미소(美蘇) 사이의 긴장과 대립에 따른 결과였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기다리는 봄을 그 밖으로부터 바란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따름이다. 이제 올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 우리들 가슴속에서' 움터야 하고, 그럴 수밖에는 없다. 민족의 분단에 의한 고통은 바로 그 고통을 겪는 사람들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만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찾아올 통일의 미래를 시인은 마지막 연에서 그려본다. 오늘의 우리 강토를 덮고 있는 것은 `미움의 쇠붙이들', 즉 증오와 불신으로 가득찬 군사적 대립, 긴장이다. 우리 민족 모두의 마음 속에서 싹트고 훈훈하게 자라나는 봄은 마침내 이 `쇠붙이들'을 모두 녹여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열게 될 것이다. 그 때 제주에서 두만강까지 펼쳐진 아름다운 논밭과 삼천리 마을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라는 간절한 꿈이 이 구절 뒤에 담겨 있다. 그런 뜻에서 이 작품은 한 편의 시이면서 오늘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예언적 진단이기도 하다.> [해설: 김흥규]

 

 

이해와 감상1

 

 통일에 대한 시인의 뜨거운 염원을 노래한 시로, 적절한 상징과 비유를 통해 참여적인 성격의 시를 서정시로 잘 승화시킨 작품이다. 전체 4연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분단의 현실을 '겨울', '통일의 시대를 '봄'으로 상징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1연에서 화자는, 우리의 통일은 외세(外勢)에 의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우리 민족의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주체는 우리 민족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봄'은 통일, 또는 통일이 이루어진 날로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되는 날이다. 그리고 '남해'와 '북녘'은 우리를 둘러싼 외부 세력을 상징한다.

 

  2연에서는 우리의 자주 통일을 강조하고 있다. 화자는 통일의 싹은 우리 민족이 살고 있는 이 땅('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만 움튼다고 하며, 자주적 역량을 길러 통일을 이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3연에서는 분단의 원인과 통일의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서 '겨울'은 민족의 분단 상황을, '눈보라'는 분단의 고통, '바다'와 '대륙 밖'은 주변 국가, 즉 외세를 상징하고 있다. 즉 화자는 비록 우리가 외세에 의해 분단되기는 했지만, 분단의 아픔은 우리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통일은 우리 민족 전체의 가슴속에서 움터야 한다고 노래하는 것이다.

 

 4연에서는 통일된 우리의 미래를 예언하고 있다. '미움의 쇠붙이'는 동족 간에 증오로 가득 찬 군사적 대결을 뜻하는 것으로, 통일이 이루어지면 동족 사이의 증오와 대결은 사라지고 새로운 화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심화 자료

 신동엽(申東曄)

1930∼1969. 시인. 본관은 평산(平山). 시작 활동 초기에 석림(石林)이라는 필명을 쓰기도 하였다. 충청남도 부여 출신. 아버지는 연순(淵淳)이다. 1942년 부여국민학교를 졸업한 뒤, 1948년 전주사범학교, 1953년 단국대학 사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64년 건국대학교대학원 국문과를 수료하였다. 1958년 충청남도 주산농업고등학교(珠山農業高等學校)에서 교편을 잡은 적이 있다.

 

  1960년에는 월간 교육평론사(敎育評論社)에 근무하였다. 1961년 명성여자고등학교(明星女子高等學校)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뒤 1969년 죽을 때까지 재직하였다. 그의 작품 활동은 1959년 장시(長詩)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大地)〉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같은 해 ≪조선일보≫에 시 〈진달래 산천(山川)〉, ≪세계일보≫에 〈새로 열리는 땅〉을 발표하였다.

 

 1960년 ≪현대문학≫에 〈풍경 風景〉, ≪조선일보≫에 〈그 가을〉 등을 발표하였으며, 1963년에는 첫 시집 ≪아사녀 阿斯女≫를 내었다. 이후 1967년 신구문화사 간행 ≪현대한국문학전집≫ 제18권 ≪52인 시집≫에 〈껍데기는 가라〉·〈3월〉·〈원추리〉를 비롯, 7편의 시를 실었다. 같은 해에 장편 서사시 〈금강 錦江〉을 발표함으로써 그의 문단적 위치가 일약 부상하였다.

 

 그의 시작 경향은 광복 후 구미문학의 영향을 보인 이른바 ‘1950년대 모더니즘’을 거치지 않고, 토착정서에 역사의식을 담은 민족적 리얼리즘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면모를 찾을 수 있다. 특히, 〈금강〉은 동학란을 소재로 한 ‘이야기시’로서 그의 시세계를 대변하여주는 작품이다.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단지 이야기의 전개만을 주안점으로 하지 않고, 과거를 통하여 현재의 상황을 원근법적(遠近法的)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작 외에 그는 시극(詩劇) 〈그 입술에 파인 그늘〉(1966), 평론 〈시인정신론〉(1961) 등을 발표하였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월룡산(月龍山) 기슭에 묘가 있으며, 1970년에 그의 고향 부여읍 동남리 금강변에 시비가 세워졌다.

 

 ≪아사녀≫ 외에 편저로 ≪학생혁명시집 學生革命詩集≫(1960)이 있고, 유저로 ≪신동엽전집 申東曄全集≫(1975)·≪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1979)가 있다.

 

 ≪참고문헌≫ 궁핍한 시대의 詩人(金禹昌, 民音社, 1977), 申東曄論(趙泰一, 創作과 批評, 1973년 가을호), 民族文學의 현단계(白樂晴, 創作과 批評, 1975년 봄호), 申東曄論(具仲書, 創作과 批評, 1977년 봄호), 金洙暎과 申東曄(廉武雄, 뿌리깊은 나무, 1977년 12월호).(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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