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가장 합리적인 원칙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사람들은 대개 법적으로 관련되는 것을 싫어한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by 송화은율법이 가장 합리적인 원칙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사람들은 대개 법적으로 관련되는 것을 싫어한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답 : 일반적으로 법은 모두에게 공정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도 인간 사회의 것인지라 반드시 공정하지만은 않습니다. 그 원인으로 먼저 생각해 볼 것은 법과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권력과의 관계입니다.
법의 제정과 집행은 권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법조문은 공정하게 제정되지만, 정치적․경제적인 이해 관계가 걸려 있는 민감한 사안에 관해서는 불공정하게 짜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일제 시대 독립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존재했던 치안유지법이 이후 이승만 정부에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계승되었는데, 이승만은 이 법을 정적(政敵)을 제거하는 데에 이용하였습니다. 마땅히 청산되었어야 할 일제 시대의 악법이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독립 이후에도 제정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법의 제정 과정도 꼭 공정하지만은 않습니다.
법의 집행 또한 공정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예로 들었던 국가보안법은 그 집행에 일관성을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1972년 박정희 정부 시절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북한과의 정책 협의를 위해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북한을 다녀오고 북한 인사와 만났다는 것은 국가보안법 중 적과의 회합․통신 조항에 위배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락 부장은 사법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당시 다수의 소위 반체제 인사들, 혹은 정치적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발언을 하게 되면 발각되는 즉시 국가보안법에 의거하여 사법 처리되었습니다. 이처럼 법의 집행에서도 각 개인의 배경에 따라 다르게 처리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진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법 제정과 집행에서 권력의 개입으로 인한 불공정성이 대중이 법을 불신하게 만들었고, 별다른 힘이 없는 대중은 가급적 법률 문제와 관련되기를 꺼리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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