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시인
by 송화은율
박재삼(朴在森, 1933 - 1997. 6)
· 1933년 동경 출생, 삼천포고교를 거쳐 고려대 수학
· 1949년부터 간행된 [문예]와 1955년부터 간행된 [현대문학]을 통해 시와 시조로 등단(서정주 의 추천)
· 25여년 간 바둑 관전평을 집필, 박 국수(國手)로 잘 알려져 있음
· 개인적인 추억과 생활 주변의 체험을 비애어린 서정적 감각으로 엮음
- 그의 시에는 ‘운다’(동사)와 ‘눈물’(명사)이란 시어가 많이 등장함
--- 눈물의 시인 <박용래>
·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사랑의 마음을 고전 속의 인물 춘향을 통해 형상화.
· 한(恨)의 정서를 노래, 한국적 서정시의 전통을 계승한 시
· 특징 : 평이한 조사법, 직설법 회피한 우회적 표현, 사투리 이용한 독특한 영탄법
· 시집 : 첫시집 [춘향의 마음], [햇빛 속에서], [천년의 바람], [비 듣는 가을 나무], [해와 달의 궤적], [다시 그리움으로] 등 15권의 시집,
· <자연> : 전 10연으로 된 연작시
--- 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 <추억에서>, <자연>, <죽세공 노래>
--- 어휘 <한(恨)>의 정서
자기망각의 자연
그가 즐겨 묘사하는 자연은 인간적인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그 속에 들어가 편히 쉴 수 있는 자기망각의 자연이다. 당연히 시간성과 공간성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한국의 하층민들의 숙명관과 허무의식을 짙게 내포하고 있다.
'서러움을 가장 아름답게 성취한 자유인' 박재삼시인
[한(한)을 가장 아름답게 성취한 시인]. 미당 서정주는 박재삼 시인을 이렇게 불렀다. [20세기 한국의 마지막 서정시인]이라 해도 결코 지나친 찬사가 아닐 서정의 시인이었던 그가 근 30년의 투병생활 끝에 8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화안한 꽃밭 같네, 참/........./돛단배 두엇, 해동갑하여 그 참 흰나비 같네]([봄바다에서]중) .
그 화안한 꽃밭 같은 고향 삼천포 바다 너머의 세계로, 흰나비처럼 시인은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는 [슬픔]의 시인이었다. 감상기 섞인 [한]이 아닌, 진정한 [서러움]의 시인이었다. 그의 서러움은 이 절창을 낳았다.
3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박시인은 4살부터 스무살 무렵까지 삼천포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광주리 이고 멍게 장사를 하고 아버지는 지게 지고 노동했다. 그는 유년시절을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바닷가에서 자라/ 꽃게를 잡아 함부로 다리를 분질렀던 것/../햇빛에 반짝이던 물꽃무늬 물살을 마구 헤엄쳤던 것]([신록을 보며]중 )으로 회상하기도 했다.
고려대 국문과 중퇴 후 신문 등에 바둑관전평을 쓰는 일 말고는 평생을 다른 직업 갖는 일없이 살았던 이 자유인에게 대신 가혹한 가난과 병마가 덮쳤다. 35세에 처음 고혈압으로 쓰러진 후 그는 임종시까지 만성 신부전증과 심근경색, 창(창)으로 투병해왔다. 문단에서는 [박재삼 시인 돕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남은 시로 이제 우리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천년의 바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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