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도 / 분석 / 김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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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도 /  김 성 한 ( 1956년 <사상계> )

 

󰏗 독 해 의 주 안 점

▸ 등장 인물의 성격 제시 방법에 대해 안다.

▸ 역사적 소재와 보편적 진실에 대해 이해한다.

 

등 장 인 물

바비도 주인공. 1401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영국의 재봉 직공이다. 태 자 헨리를 감동시키나 끝내 죽음을 선택한다.

헨리 5세 바비도를 회유하는 태자. 헨리 4세의 아들.

 

󰂎 줄 거 리

15세기 초엽 헨리 4세 치하의 영국. 재봉 직공 바비도는 영역 성경 비밀 독회에서 돌아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교회의 사제들은 성경의 해석을 독점하고 평범한 빵과 포도주를 성찬이라고 하면서 온갖 구실을 붙여 제 뱃속만 차리기에 급급한 현실이 환하게 보인다.

 

자신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교회 세력은 민중들을 의식화하는 영역 복음서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순회 종교 재판소를 열어 저항 세력을 처단하고 있다. 바비도는 성경 모임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조차 재판정에서는 죽음이 두려워 그들의 과오를 회개하며 목숨만 부지하려는 비겁한 모습에 분개한다. 바비도는 진리를 독점하려는 교회 세력들에게서 거대한 위선을 보았고, 급기야 교회 조직과 자신의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힘의 있고 없음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그는 분을 참지 못해 어느 귀족이 주문한 옷에 오줌을 갈긴다.

 

재판정에서, 사교는 겉으로 온유한 체하며 죄과를 인정하고 뉘우칠 것을 요구하나, 바비도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며 스스로 ‘인간 폐업’을 선언한다.

 

형장에는 바비도의 분형을 구경하려는 사람으로 산을 이룬다. 약한 민중들은 세상에 대한 그들의 원망과 증오를 바비도에게 모조리 퍼붓는다. 그들은 바비도에게 발길질을 하고 침을 뱉으며 욕설을 한다. 이때 태자 헨리가 나타나 바비도에게 말을 건넨다. 그는 바비도를 구해 주겠다며 죽기 전에 죄를 씻을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바비도는 지옥에서 먼저 기다리겠노라고 빈정댄다.

 

사형대에 올라 불을 지피는 순간, 태자는 돌연 불을 끄고 바비도를 내리라고 명령한다. 바비도를 살려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비도는 태자의 동정을 뿌리치고 분형을 맞는다.

 

 

♣ 구 성

발 단	바비도는 비밀 성경 독회에서 돌아와 불의와 비겁만이 판을 치는 사회 현실에 분개한다.
전 개	바비도는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다가, 정의와 권리란 힘 있는 자들만을 위한 특권임을 깨닫는다.
위 기	종교 재판정에서 바비도는 사교의 비리를 폭로하고 교리의 허구성을 공격하며 회개를 거부한다.
절 정	민중들의 저주 속에 형장에 이른 바비도에게 헨리 태자가 나타나 죄를 씻고 영혼을 구제받기를 회유하나 바비도는 거절한다.
결 말	바비도의 용기와 신념을 아까워한 태자는 무조건 살려 줄 것을 제안하나 바비도는 당당히 불에 타죽는 길을 택한다.

 

󰏊 해 설

1. 한 평범한 재봉 직공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끝내 굽히지 않고 처형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15세기 영국을 그 배경으로 취했지만 역사를 초월한 인간의 보편적인 신념의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혼란하던 1950년대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한 작품이라 하겠다.

 

이 소설의 특성은 소설의 주제가 서두에 제시되어 시종 일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작품에서 구조적 점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평탄한 구조는 인물의 유형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사건도 예정된 흐름을 타게 만든다. 결국 이 작품이 제시하는 의의는, 우리 전후의 소설이 추구한 새로운 주제 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바비도’의 작품 배경

소설의 서두에 제시되어 있듯이, 이 작품은 역사상 실재했던 인물인 바비도가 살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펼쳐진다. 헨리 4세 치하의 영국이라면, 밖으로는 백 년 전쟁이, 안으로는 종교 개혁의 거센 파도가 일던 격동기이다. 그리고, 세속 왕권이 확립되어 나가는 반면에, 교권이 그 위력을 잃어 가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는 기존의 권력을 고수하고자 하는 계층과 새로운 권리를 획득하고자하는 계층 사이에 필연적으로 심각한 갈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갈등이 슬기롭게 해소되는 과정이라면 비극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중세 영국이라는 배경은 우리의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내용은 중세 영국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역사적인 상황을 현재적인 관점에서 동일성과 차이성을 부각시키면서 다시 재현(再現)하는 것을 ‘패러디(Parody)’라고 한다. 그 대상이 역사적 상황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역사에 대한 패러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3. ‘바비도’의 인물 유형

주인공 ‘바비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념을 고수하는 인물로, 성격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평탄한 유형의 인간이다. 신념을 굽히지 않고 분형대의 연기로 사라진 그 시대의 독실한 신자를 대표한다는 점에서는 전형적 인간이고, 주인공이기 때문에 주동적 인물이다. 그리고 사건 자체가 비극적으로 맺어지므로 비극적 인물이다.

 

바비도와의 대화를 통해 부각되는 ‘사교(邪敎)’는 권위주의적이고 위선적인 성직자의 한 사람으로, 그 시대의 성직자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평탄하고 전형적인 인물은 소재의 역사성에 부합하고 있는 장치이다.

 

(주제) 불의한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정의로운 인간의 삶 (갈래) 단편 소설, 역사 소설, 종교 소설 (배경) 15세기 초의 영국의 교회 사회 (경향) 자유 주의 옹호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부분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이 혼재함) (문체) 강건체 (표현) 직설적, 추상적, 관념적, 교훈적 (의의) 혼란스러운 1950년대 한국 사회에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하였다.

 

김성한 (金聲翰, 1919～ ) 소설가. 언론인. 1950년 단편 ‘무명로(無名路)’가 <서울 신문>에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50년대에는 진보적인 월간지였던 <사상계(思想界)>의 주간을 맡아 보았고, 1956년에는 동인 문학상, 1957년에는 자유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중 인물들은 대개 비판적인 지식인이며, 사회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는 리얼리티가 뛰어나다. 간결하고 지적인 문장을 쓰며, 때로는 풍자적이고 우화적인 소설을 쓰기도 하였다. 만년에는 역사 소설에 전념하고 있다. 단편으로 ‘바비도’, ‘오 분 간’, ‘개구리’ 등이 있으며, 장편으로는 ‘요하(遼河)’, ‘이성계(李成桂)’ 등이 있다.

 

확 인 󰎠

1. 이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① 역사 소설적 성격이 있는 작품이다.

② 전지적 작가 시점이며 부분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쓰이고 있다.

③ 추상적 관념을 직설적으로 제시하였다.

④ 사실주의적 기법이 도입되었다.

⑤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인간상을 보여준다.

 

2.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순회 재판소 ② 위클리프의 영역 복음서 ③ 이단 분형령

④ 스미드리일드의 사형장 ⑤ 성찬의 빵과 포도주

 

3. 바비도와 사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① 저항적 - 순응적 ② 인간 중시 - 교회 중시 ③ 미래 지향적 - 현세 위주적

④ 절대자 부인 - 절대자 인정 ⑤ 이타적 - 이기적

 

4. 다음 중 사교의 성격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위선적 ② 형식적 ③ 동정적 ④ 보수적 ⑤ 권위적

 

5. 이 작품에서 바비도의 태도와 거리가 먼 것은?

① 재봉 직공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가짐.

② 교황과 사제에 대한 경애심.

③ 이단 분형령에 대한 반감.

④ 교회에 대한 분노.

⑤ 영역 복음서의 탄압에 대한 분노.

 

6. 이 작품이 과거의 사실을, 그것도 외국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다루고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보편 타당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40자 내외로 답하라.(띄어쓰기 포함)

 

7.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떤 유형의 인물인지 몇 개의 항목을 들어 설명하라.

 

 

 

 

 

1. ④ 2. ⑤ 3. ② 4. ③ 5. ② 6.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갈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7. 처음부터 끝까지 신념의 변화가 없었던 점에서는 평면적 인물이며, 신념을 굽히지 않고 분형대의 연기로 사라진 독실한 신자라는 점에서는 전형적 인물이며, 결말의 사건이 비극적으로 끝나는 점에서는 비극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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