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바다와 나비 / 분석 / 김기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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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아모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나려 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러서

공주처럼 지쳐서 도라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거푼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여성(19394)


1.  어휘 풀이
수심(水深) : 바닷물의 깊이.
청무우밭 : 파란 잎으로 덮인 무밭. 색채어를 통한 시각적 이미지 형성.
저러서 : ‘젖다’와 ‘절다’의 두 상태를 동시에 나타내는 중의적(重義的) 표현. 절어서. 소금기가 속속들이 배어들어.
서거푼 : ‘서글픈’의 방언. 가엾고 초라한.

2.  작가 
  김기림(金起林.1908~?) : 호는 편석촌(片石村). 함북 성진 출생. 일본 동경 니혼대학 문학예술고와 동북제대(東北帝大) 영문과 졸업. 함북 경성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1931년 <신동아>에 <고대(苦待)>, <날개만 돋치면>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 1933년 구인회에 가입하고, <조선일보> 기자 역임. 1930년대 모더니즘 시운동의 이론가이자 모더니즘 시론을 실제 창작에 실험했으며 광복 후 조선문학가 동맹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나 곧 전향. 


  시집으로 장시의 <기상도>(1936)와 <태양풍속>(1936) 등은 일제 시대에 출간되고. 광복이후 <바다와 나비>(1946), <새노래>(1947) 등이 간행. 저서로 <시론>(1947), <시의 이해>(1950), <문장론 신강>(1949) 등이 있음. 

3.  표현의 특징 
  이 시는 견고하고 명확한 시각적 이미지의 세시를 원칙으로 한 의도적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시는 ‘나비’가 지니는 독특한 이미지 때문에 이미지즘 시로서 비교적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나비’의 이미지는 '바다'와의 대조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넓디 넓은 바다와 작은 나비의 대조, 공포스러운 바다의 속성과 연약한 나비의 속성, 청무밭의 청색과 흰나비의 흰색이 주는 느낌이 대조를 이루면서 서로의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4.  작품 감상 (1)
  1946년에 발간된 시집 <바다와 나비>에 실려 있는 시이다. 
  1연에서 ‘나비’는 '그'로 의인화되어 있다. 아무도 나비에게 바다의 깊이를 일러준 일이 없기 때문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바다의 두려움에 대한 나비의 무지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비의 순진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2연에서 나비는 깊고 푸른 바다를 ‘청무밭’으로 오인하고 내려갔다가 어린 날개가 바닷물에 젖어서 지쳐서 돌아온다. 
  3연은 해석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삼월이면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때이므로 바다에 꽃이 피지 않아 슬프고 허전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다의 공포에 두려워하며 되돌아온 나비 허리에 비친 새파란 초승달의 달빛이 차게 느껴진다. 정경의 찰나적 인상이 두드러진 연이다. 


  이 시는 문덕수가 지적한 것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나비를 생명체로 보고 바다를 비생명체로 본다면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동화될 수 없는 단절의 관계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바다와 나비를 각각 현실과 인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면 바다는 거칠고 냉혹한 현실로, 그리고 나비는 그런 현실의 무서운 속성을 모르는 순진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5.  작품 감상 (2)
김기림은 1930년대 중반 이후 모더니즘 시론(특히 주지주의)의 수립과 시 창작에 있어서 과학적 방법의 도입 등으로 시인으로서보다는 비평가로서의 업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에서 볼 수 있듯이 김기림의 시는 어떤 사상적 깊이보다는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감각적 이미지만이 뚜렷하게 부각되는데, 이것은 모더니즘, 특히 이미지즘 계열시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는 그가 한때 T.S.엘리어트에 경도됨으로써 <기상도>등에서 자주 나타나던 생경한 외래어나 경박함이 사라진 대신, 견고하고 선명한 이미지 제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히 표현함으로써 비교적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월 바다의 푸른색과 흰나비, 그리고 새파란 초생달의 색채의 대비가 특히 두드러지는 이 시는, 간결한 이미지가 ‘- 다’로 끝나는 어조 속에서 그 냉정함의 긴장을 끝까지 유지하고 있어서, 내용과 형식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물결 사나운 바다에 나비를 대비시킨 김기림의 상상력은 신선하다 못해 신비스럽기까지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S.스펜더의 <바다의 풍경> 3연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는 비난을 듣기도 한다.
‘바다’는 삼월에도 꽃이 피어나지 않는 무생명의 공간으로 문명의 무생명성 내지 불모성을 상징한다. 그 곳을 ‘청무우 밭’으로 오해해서 내려갔다가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오’는 ‘흰나비’는 현실의 모진 세파(世波)를 경험해 보지 못한 낭만주의적 존재로 어쩌면 김기림의 청년 시절 모습일지도 모른다. 육당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이후 ‘바다’는 근대화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할 모험과 시련, 또는 문명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는 곳일 뿐 아니라, 1936년 29세의 나이로 시인으로서의 명성과 조선일보 기자라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일개 외국 문학도가 된 그의 낭만적 기질을 고려해 본다면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무한한 바다와 한갓 미물에 불과한 흰나비의 대조를 통해서 시인은 역사 혹은 운명과 같은 거대한 힘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는 표현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힘없이 날개만 파닥거리던 당시 식민지 지식인의 초라한 모습을 투영시키고 있다. 

 

 


6.  작품 감상 (3)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孤掌難鳴)」는 속담이 있다. 혼자서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의미 역시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


기호론자(記號論者)들이 잘 인용하는 해골표를 두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만약 해골 표시를 한 깃발이 길가에 꽂혀 있었다면 그것은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위험 지역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바다의 배에 그런 기(旗)가 달려 있었다면 해적선이라는 전연 다른 의미가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작은 병에 해골 표시가 있으면 독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함부로 먹지 말라는 것이고, 큰 상자에 그런 표시가 달려 있었다면 방사성 물질이 담겨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가 될 것이다.


김기림(金起林)의 「바다와 나비」를 읽는데 있어서 실체론이 아니라 관계론으로 접근해야 할 이유도 바로 그 점에 있다. 「바다와 나비」라는 제목부터가 두 단어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비라고 하면 「탐화봉접(探花蜂蝶)」이란 숙어대로 꽃과 관계된 의미로 굳혀져 왔다. 그러나 그 틀을 깨고 꽃을 바다로 바꾸면 바다에도 나비에도 다같이 화학작용 같은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나비와 꽃」, 「바다와 갈매기」 같이 굳은 살이 박힌 정형구(定型句)에서는 도저히 지각(知覺)할 수 없었던 심상과 감동이 생겨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던 「바다」와 「나비」의 두 단어가 「와」라는 연결 고리에 의해서 결합되는 순간이 바로 이 시가 태어나는 기점(起點)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바다와 나비를 결합시킨 것은 김기림이 처음은 아니다. 「네르발」의 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그러나 종래의 ‘꽃-나비’에서 ‘바다-나비’의 낯선 관계항(關係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바다와 나비」는 그것을 동기화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아모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 힌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나비는 그게 바다인 줄 몰랐기 때문에 바다 위를 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다는 말은 그 나비가 이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들처럼 순수한 존재임을 나타낸다. 불에 덴 일이 없는 어린아이들은 불을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고, 그것을 손으로 잡으려 한다. 그 무구(無垢)한 눈과 순수한 의식으로 바라본 불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그것과는 전연 다른 불꽃일 것이다. 바다의 두려움을 모르는 나비의 눈 앞에 나타난 그 바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배가 깨지고, 상어의 이빨이 번득이고, 태풍이 산호초를 뒤엎는 그런 바다가 아닐 것이다.


나비가 날고 있는 그 바다는 즉물적(卽物的)인 바다, 어떤 선입견이나 관습에 오염되지 않은 의미 이전의 그 바다일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유리 바다와도 같이 투명한 바다이다. 바다와 나비의 대조 자체가 극소(極小)와 극대(極大), 점(點)과 면(面), 그리고 가벼운 공기와 무거운 물의 만남으로 초현실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실제로 그 나비가 철없는 어린 나비라는 것은 일련의 시를 좀더 구체적으로 기술한 다음 연을 보면 알 수 있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나려 갔다가는 /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러서 / 공주처럼 지처서 도라온다.」


‘어린 날개’ 그리고 ‘공주처럼’과 같은 표현들은 그 나비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나비임을 암시한다. 
그렇게 순진한 어린 나비이기 때문에 거대한 바다 전체를 순식간에 ‘청무밭’으로 바꿔놓을 수가 있다. 이 지구의 공간은 바다와 육지로 되어 있으며, 모든 생물 역시 그 양대 영역에 의해서 분할된다.


‘칼 슈미트’는 <육지와 바다>에서 「우리는 육지의 아들인가, 바다의 아들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하여 이 대립적 의미로 세계의 전 역사를 읽어간다. 그런데 김기림은 「바다와 나비」에서 어린 나비 한 마리로 바다-육지의 그 거창한 대립 체계를 해체시키고 역사의 공간, 정치의 그 공간을 시적 공간으로 바꿔놓는다.


섬[島]이란 말이 시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를 바다-육지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나비가 바다 위를 나는 상상은 바다 가운데 육지가 있는 섬을 생각하는 것과 닮은 데가 있다. 김기림의 나비는 극소화한 섬이며, 환상으로 변한 섬들의 파편인 것이다.


바다와 나비의 병치(竝置)는 색채의 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흰 나비와 청무밭의 백(白)-청(靑)의 색깔은 청룡 백호의 경우에서 보듯이 우주를 나타내는 한국인의 오방색(五方色) 체계의 전통적 색채 대응과도 통하는 것이다. 바다-갈매기, 꽃밭-나비의 낯익은 배합이 이렇게 바다-나비로 짝이 바뀌어지면 바다에서는 온통 꽃향기로 물들고, 나비의 어린 날개에는 하나 가득 해조(海潮)의 짠바람이 배게 된다. 바다 위를 나는 나비는 꽃잎 그늘에서 쉬고 있는 그런 나비가 아니다. 파도 위에 내릴 수 없는 그 나비는 온종일 날아다녀야 하는 동적(動的)인 나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꿀을 따는 노동과는 관계 없는 무상(無償)의 비상(飛翔)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나비가 꽃보다도 바다와 결합되었을 때 더욱 시에 가까워지게 되는 이유이다. ‘공주’는 노동하지 않는다. 공주가 지치는 경우는 오직 무도회에서 춤을 출 때뿐이다. 「공주처럼 지쳐서」라는 표현은 바로 나비의 비상을 춤에, 그리고 바다를 무도회장에 비기는 은유의 역할을 한다. 이것이 나비가 꽃밭보다도 바다와 결합되었을 때 더욱 그 춤이 춤다워지는 이유이다.


나비-바다의 결합이 이 시의 마지막에 이르면 나비-하늘로 그 병치법(竝置法)이 변화한다. 뭍으로 다시 돌아온 나비가 만나게 되는 것은 여전히 꽃밭이 아니라 하늘의 초생달이기 때문이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거푼 /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바다와 나비의 공간은 시간적인 좌표를 얻게 된다. 그것은 그냥 바다가 아니라 3월의 이른 봄바다이다. 그리고 나비 역시 꽃보다 먼저 이 세상에 나온 철이른 나비이다. 이런 계절감을 전제로 했을 때 비로소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라는 종구(終句)가 현실감을 얻게 된다. 우리는 벌이나 개미허리라는 말은 들었어도 나비허리라는 말은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비의 육체성을 강조하려면 그것은 아무래도 나비의 날개가 아니라 허리여야 한다. 그리고 의상을 걸치지 않은 맨살의 느낌을 주는 것도 역시 날개가 아니라 허리이다. 그리고 그 허리는 2연의 날개와 짝을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다의 물결에 날개가 저렸던 나비가 3연에서는 하늘의 초생달에 그 허리가 시린 것으로 묘사된다. 예민한 시독자(詩讀者)라면 바다가 하늘로, 물결이 초생달로, 그리고 날개가 허리로 병렬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그래서 바다와 밀착된 나비는 이제는 하늘과 맞닿는다. 삼월달 바다가 아니라 삼월달 밤하늘의 초생달은 얼음처럼 차갑다. 허리가 「시리다」라는 촉각과 온감각은 시각과 청각, 그리고 후각보다도 훨씬 대상과의 접촉거리가 가깝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것은 봄볕과 봄바람의 따뜻한 한늘에서 나는 나비가 아니다. 새파란 초생달 빛과 그 냉기를 품고 있는 참으로 낯선 나비이다. 그래서 시적 상상력으로 채집한 언어의 나비 표본실에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진귀한 신종 나비 한 마리가 더 진열된 것이다.


시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는 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DNA의 결합에 따라서 그 형태와 성격이 다른 무수한 생명체가 생겨나는 것처럼, 시인의 언어 역시 그 배함과 구성의 변화에 의해서 색다른 영상과 의미의 생명체를 낳고 있는 것이다.

7.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주지시
(성격) 주지적, 상징적, 감각적
(어조) 객관적이고 간결하며 단호한 목소리
(심상) 시각적 심상(흰 나비, 푸른 바다, 새파한 초생달)
(제재) 나비, 바다, 초생달
(주제) (1)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감. (2) 순진하고 낭만적인 꿈의 좌절과 냉혹한 현실에 대한 인식
(출전) <나비와 바다>(1946)

 


다음 시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아모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나려 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러서

공주처럼 지쳐서 도라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거푼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1.  이 시의 표현상 특징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청색과 흰색의 색채 대조가 선명하다.
 ② 대상을 객관적 심상으로만 제시하고 있다.
 ③ 거대한 바다와 연약한 나비를 대비시키고 있다.
 ④ 바다와 나비를 사상적으로 깊이 관련시키고 있다.
 ⑤ 간결하고 단호한 어조로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

2.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이론적 바탕은 서구 모더니즘이다.   ② 자연 친화의 목가적 시풍이다.
 ③ 주관적 해석이나 판단을 배제한다.   ④ 선명한 감각성이 돋보인다.
 ⑤ 나비의 절망은 근대를 맞는 자가 겪는 운명적 좌절감으로 볼 수 있다.

3.  이 시에 관한 설명으로 타당하지 않은 것은?
 ① 나비의 좌절은 바다의 ‘수심’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② 나비의 좌절은 ‘나비’가 ‘공주’처럼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③ 물결에 젖은 ‘나비의 날개’는 가혹한 현실에 패배한 시적 자아의 초라한 모습을 암시한다.
 ④ ‘초생달’은 어떤 초월적 입장이나 비판적 지성을 가리킨다.
 ⑤ ‘청무우밭’은 나비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대상이다.

4.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상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② 감정이 표면에 직설적으로 노출됨으로써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③ 색채의 대비를 통해서 선명한 감각적 이미지를 환기시키고 있다.
 ④ 피상적인 세계 인식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나비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⑤ 미경험된 세계와 경험된 세계의 차이가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5.  이 시에서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된 기법은?
 ① 은유적 상상력     ② 상징과 비유     ③ 진술의 어조
 ④ 대상의 해체       ⑤ 시각적 심상의 대비

6.  이 시에 대한 감상으로 타당하지 않은 것은?
 ① 이 시는 바다와 나비의 대조를 통해 냉혹한 현실과 나비의 좌절된 꿈을 노래하고 있다.
 ② 바다, 청무우밭, 초생달과 흰 나비의 색채가 선명한 대조를 이루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느낌을 준다.
 ③ 사상이나 관념보다는 회화적 심상을 중시하는 모더니즘의 특성을 보여 주는 시이다.
 ④ 낭만적인 감정이 나비와 바다라는 동화적 상상력의 산물과 결합되어 잘 형상화된 작품이다.
 ⑤ 현대 문명의 무생명성과 불모성을 ‘바다’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문명 비판적 성격을 보여 준다.

7.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자연 친화적 태도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공존을 노래하였다.
 ② 현실적 상황의 열악함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용기를 읽을 수 없다.
 ③ 주관적 해석이나 판단을 배제한, 담담한 묘사적 필치가 돋보인다.
 ④ 날카로울 정도의 회화적 특성과 문명 비판적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⑤ 근대라는 거대하고 엄청난 물결 앞에 무력함을 자각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8.  이 시가 낭만적인 꿈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면, 이 시의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냉혹한 현실에 맞서는 주체의 의지   ② 냉혹한 현실에 대한 패배 의식
 ③ 냉혹한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욕망  ④ 냉혹한 현실을 초월하려는 의지
 ⑤ 냉혹한 현실을 헤쳐 나가려다 좌절된 꿈

9.  이 시에서 ‘나비’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세계의 상(像)을 나타내는 시어는?
 ① 수심   ② 바다   ③ 물결   ④ 꽃   ⑤ 초생달

10.  1연의 상황과 관련이 깊은 속담은?
 ① 호랑이 없는 굴에서 여우가 왕노릇한다.  ② 우물 안 개구리격이다.
 ③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④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

11.  1연의 ‘수심(水深)’의 함축적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낸 것은?
 ① 심오함   ② 광대함   ③ 광활함   ④ 위험함   ⑤ 난삽함

12.  각 연의 ‘~다’로 끝나는 어미가 갖는 효과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타당한 것은?
 ① 서술적 진술을 통해 서사성 부각     ② 평서형 종결 어미로 평범한 일상 표현
 ③ 통일성의 확보로 시적 긴장감 획득   ④ 각운을 통한 음악적 효과의 획득
 ⑤ 간결하고 단호한 어조로 대상을 객관적으로 제시

13.  ‘바다’가 내포하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제3의 세계   ② 한없이 넓은 어머니의 품   ③ 현실을 초월한 이상향의 세계
 ④ 생명을 잉태한 원초적 젖줄   ⑤ 근대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모험과 시련

14.  ‘나비’에 대한 시인이 태도는?
 ① 연민   ② 비판   ③ 조롱   ④ 냉혹   ⑤ 무관심

15.  이 시에서 두드러진 심상은?
 ① 촉각적 심상   ② 청각적 심상   ③ 후각적 심상   ④ 미각적 심상   ⑤ 시각적 심상

16.  이 시에서 주로 보이는 것과 같은 감각적 경향이 두드러진 시구는?
 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②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③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④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17.  이 시의 경향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주지적   ② 감각적   ③ 상징적   ④ 회화적   ⑤ 논리적

18.  시상으로 보아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는 이미지끼리 묶인 것은?
 ① 나비 - 날개 - 꽃    ② 바다 - 물결 - 나비   ③ 나비 - 바다 - 초생달
 ④ 바다 - 날개 - 나비  ⑤ 나비 - 물결 - 초생달

19.  다음 중 ‘나비’에 담긴 시적 의미와 유사한 것은?
 ①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 모아 쥔 아가의 / 작은 손아귀 안에 /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②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③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④ 아랫목에 모인 /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 강아지 같은 것들아. /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 내가 왔다. / 아버지가 왔다.
 ⑤ 자랑스러울손 화려한 춤 재주도 / 한 옛날의 꿈조각처럼 흐리어 / 늙은 무녀(巫女)처럼 나비는 한숨진다.

 


< 풀이 및 정답 >

 

1.   ④   시각적 심상만 강조될 뿐 주관적 판단이나 해석은 덧붙이지 않고 있다.
2.   ②   이 시는 서구 이미지즘의 영향을 받은 감각적, 문명 비판적 작품이다.
3.   ⑤   ‘나비’가 추구하는 궁극적 대상은 ‘꽃’이다.
4.   ②   이 시는 감정이 절제되어 있다. ‘서글프다, 시들다’ 등의 어휘가 나타나지만 그것이 비유적 대상물을 통해서 형상화되고 있다.
5.   ⑤   이 시의 주제 형상화를 위해 쓰인 기법으로는 나비와 바다, 초생달의 시각적 심상의 대비를 이용한 회화적 효과를 들 수 있다.
6.   ④   모더니즘 계열의 시로 주지적 특성을 보인다.
7.   ①   자연과 인간의 조화는 청록파의 시적 특성이다. 이 시는 근대라는 거대하고 엄청난 물결 앞에 무력함을 자각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의식과 동경의 대상을 향해 돌진했다가 ‘물결에 저려’ 좌절하고 돌아오는 존재에 대한 회한을,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담담한 묘사적 필치로 노래한 작품이다. 또한, 좌절감을 주는 바다가 냉혹한 현실을 암시하는 점으로 볼 때, 꽃이 피지 않음이 불모성을 뜻함을 추론할 수 있다.
8.   ⑤
9.   ④   ‘나비’가 좌절된 대상은 꽃이 피지 않는 것이다.
10.  ③
11.  ④   2행의 ‘무섭지 않다’로부터 함축적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12.  ⑤   ‘~다’로 끝맺는 간결하고 단호한 어조는 지은이가 대상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기만 할 뿐 주판적 판단 및 해석을 덧붙이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13.  ⑤   연약한 나비와 광활한 바다와의 대비를 통해 ‘근대’라는 엄청난 위력 앞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1930년대 한국 모더니스트의 자화상이 나타나 있다.
14.  ①
15.  ⑤   이미지즘의 경향으로 회화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16.  ④   이미지즘의 경향으로 회화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17.  ⑤
18.  ③   ‘꿈 - 시련 - 좌절’의 의미 구조를 이루고 있다.
19.  ③   나비는 순진하고 가냘프며, 낭만적인 꿈을 가진 존재이다. ① 정한모, ‘가을에’, ② 신경림, ‘갈대’, ③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④ 박목월, ‘가정’, ⑤ 윤곤강,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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