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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꽃 / 분석 / 조지훈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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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꽃 /  조지훈



1.  이 시는 의인화한 민들레꽃 한 송이를 통해 애틋한 그리움의 마음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죽도록 사랑하는 임의 현신(現身)일 수 있는 민들레꽃을 바라보며,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외로운 화자의 그리움을 여성적인 어조로 나지막이 고백하고 있다.(연가적, 여성적, 고백적)


2. 구성
    총 4연의 자유시, 서정시로 기승전결의 구성이다.
  1연 : 서정적 자아의 심리적 정황이 제시돼 있다. 원인을 알 수 없으나, 지금 시적 화자는 마음이 외로운 상태에 있다. 그러기에 민들레꽃 한 송이도 그리운 것이다. (외롭고 그리운 마음)


  2연 : 임과 나의 거리가 아득함을 노래한다. 여기서 ‘그대’는 민들레꽃이기도 하고 임이기도 하다. 엄격히 말하자면 민들레꽃으로 현현된 임인 것이다.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거리에 있는 임이 나를 찾아올 수는 없는 것이기에, 임은 민들레꽃으로 현현하여 내게 오는 것이다. 시적 화자의 주관적 상상력이 민들레꽃을 통해 임을 연상케 하고 있다. 따라서 외로운 나의 마음에 커다란 위안이 되는 것이다. 멀리 있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읊고 있다.(임이 되어 다가오는 민들레꽃)


  3연 : 나는 임과 비록 떨어져 있지만, 내가 죽은 뒤에도 사랑한다는 말은 남을 만큼 임을 열렬히 사랑한다는 임에 대한 사랑의 강렬함과 영원성을 노래하고 있다.(임에 대한 사랑의 다짐)


  4연 : 사랑하는 임을 잊고자 하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어 오히려 병이 될 지경인데, 임의 표상인 민들레꽃이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크게 마음의 위안이 된다. 지독한 상사의 병에 걸린 나의 영혼을 달래주는 것이 민들레꽃이며, 이것은 다름 아닌 임의 환상이다. 나를 바라보는 것은 민들레꽃인데, 의인법을 사용하여 그 꽃에 임을 오버랩(overlap)시키고 있다.(임으로 현신한 민들레꽃)


3. 제재와 주제
  1) 제재 : 민들레꽃 󰠏󰠏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하는 임의 현현이다.(죽은 임의 넋일 수도 있다.)
  2) 주제 : 임에 대한 그리움

 

 


4. 순수 서정시와 사회시
    순수 서정시란 시대나 사회적 환경의 제약을 넘어서서 영원히 불변하는 인간 본연의 심성의 세계를 노래하는 것을 말하는 반면, 사회시는 시대의 당면 문제나 사회의 부조리한 측면, 즉 현실의 모순을 폭로하고 인간의 삶에서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한다. 따라서 전자가 현실의 삶으로부터 도피하여 폐쇄적인 것, 개인적인 것, 감상적인 것에 빠지기 쉬운 약점을 가지는 데 비해, 후자는 자칫 생경한 구호가 되거나 거친 이념 편향의 시가 되기 쉽다. 우리는 서정시나 사회시가 빠지기 쉬운 함정에 유의하면서 두 가지 형태의 시가 지니는 장점들을 종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보다 중요할 것이다.


5. 3연과 김소월의 <초혼>에서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와의 비교
    소월의 시는 임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나의 마음속의 말, 즉 사랑의 고백을 전하지 못하였기에 슬픔이 더 크다는 뜻으로 죽은 임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조지훈은 시에서는 죽은 임이 아니라도, 내가 죽고 나서도 사랑한다는 말이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임은 죽은 임일 수 있다.) 사랑의 영원성과 강렬함을 노래하고 있다.


6. 시상 전개의 특성
    화자가 위로의 대상으로 그저 ‘바라본 민들레꽃’이 오히려 화자를 ‘바라보는 민들레꽃’으로 전화되어 만남을 이루는 상황이다. 이것은 물론 시인의 문학적 상상력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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