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창작의 방법과 실제
by 송화은율
(1) 문학 창작의 방법
(2) 문학 창작의 실제
축구나 야구가 전문적인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듯이, 문학도 전문 작가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전문적인 선수가 아니면서도 축구나 야구를 직접 즐기듯이, 전문 작가가 아니지만 직접 문학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학 창작 활동을 두려워하여, 마치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운동을 관람하는 것처럼 수동적인 이해와 감상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축구나 야구와 같은 운동 경기를 관람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경기에 직접 참여하여 즐기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경기에 직접 참여하여 즐기려면 경기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규칙은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실제로 경기에 직접 참여하여 즐기는 가운데 터득하기도 한다.
문학 창작 활동에 참여하여 창작의 즐거움을 맛보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쓴 작품을 읽고 감상하다가 흥미를 느끼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낀다. 작품을 읽고 감상하는 과정에서 문학 창작의 원리와 방법들을 발견하게 되고, 실제로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모방해 보거나 내용, 형식, 표현 등을 바꾸어서 재구성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본 갈래에 해당하는 작품을 창작하는 단계에까지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글을 읽고 감상하면서 창작의 쓸거리를 찾고 관습화된 형식과 표현 기법을 익히며 모방이나 개작과 같은 활동을 통해 창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글쓰기의 과정과 갈래를 생각하며 실제로 창작의 단계에까지 나아갈 때 자신이 지향하는 세계를 상상력으로 구축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단원에서는 문학 창작의 기본 원리와 방법을 학습하여 글쓰기의 과정과 갈래를 생각하며 실제 창작하는 활동을 해 보도록 하자.
단원 활동을 통해
·문학 창작의 원리와 방법을 익혀 문학 창작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글쓰기의 과정과 갈래의 특성을 익혀 다양한 갈래의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문학 창작 활동을 통해 문학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기른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문학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 준비 학습
■ 다음 자료를 읽고, 아래의 활동을 해 보자.
옛날 옛날에 토끼와 거북이가 살았답니다. 거북이는 모르고 있었지만 토끼는 거북이를 사랑했답니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토끼의 소중한 마음이었지요. 어느 날 토끼는 거북이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답니다. 거북이는 너무나 느리고 굼뜬 자신에 대해 자책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거북이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 되지도 않는 경주를 신청했습니다. 물론 거북이는 토끼를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토끼는 어느새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지요. '거북이가 쫓아올까? 포기하지 않고 쫓아올까?' 앞서가는 토끼는 달리면서도 거북이만을 생각했습니다. 어느새 너무나 차이가 나버렸습니다. 토끼는 거북이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어서 길가에 누워 자는 척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거북이가 다가와 자신을 깨워 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둘이서 함께 달리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길가에 잠든 토끼를 추월해서 경기에 이겼답니다. 경주가 끝나고 거북이는 근면과 성실의 상징이 되었고, 토끼는 자만과 방심의 낙인이 찍혀 버렸지요. 그렇지만 토끼는 그 모든 비난을 감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거북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모고 싶었으니까요. 거북이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것은 토끼 혼자만의 아픔이었답니다. |
1. 자신이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의 우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2. 위의 글이 자신이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의 우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아보자.
3. 위의 글과 같은 개작 활동도 문학 창작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1) 문학 창작의 방법
아침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에
안개 속 저만치 먼 산을 볼 때
낙엽 하나 떨어져 내 무릎을 구른다.
벌써 가을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낙엽은 어느덧 우리의 삶이 되어
잠깐 동안 이 세상 스치고 지나간다.
- 학생 작품
이 시를 쓴 학생은 이른 아침 자신의 무릎 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우리의 인생도 잠깐 동안 스치고 지나가는 낙엽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을 시라는 형식을 빌려 표현하였다. 이처럼 자신의 체험 속에서 느낀 생각이나 발견된 문제들을 기존의 형식을 활용하여 표현하면 문학 작품이 될 수도 있다.
문학 작품은 문학의 일반적 원리와 시대적·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내용, 형식, 표현 등이 긴밀하게 구성되어 이루어진 하나의 미적 구조이다. 문학 작품의 구성 요소로서 내용은 작가 개인의 주제 의식에서 나오고, 형식은 문화적으로 형성된 문학 고유의 체계와 관습에 기반을 두며, 표현은 작가의 참신한 발상과 창의성에서 나온다.
작품의 핵심 요소가 되는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험의 폭과 깊이가 있어야 하고, 어떠한 상황이나 대상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풍부한 체험과 문제 발견 능력이 바로 자신의 문학적 감수성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고, 이러한 문학적 감수성이 소재를 발굴하고, 이를 주제화하여 작품을 창작하거나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상황이나 사물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아울러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폭넓게 읽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많이 접해 보고, 간접적으로 체험의 폭을 확대하여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워 가야 한다.
체험이 쌓이고 문제 발견 능력이 향상되면 이러한 체험이나 발견된 문제를 어떻게 의미 있는 형식으로 구성하고 표현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얼개를 짜고 표현하는 방법은 기존 작가들이 어떤 체계와 방식으로 글을 썼는지를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기존 작가들이 사용한 형식이나 표현 속에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현이나 훌륭한 문학적 표현들을 접하고 익히면서 이를 모방해서 따라 써 보기도 하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좀더 창의적인 형식이나 표현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전과 다른 새로운 형식이나 표현으로 새로운 세계를 그려 낼 수 있는 것이다.
■ 다음 작품을 읽고, 문학 창작의 원리나 방법을 생각해 보자.
어허 저거, 물이 끓는다. 구름이 마구 탄다. 둥둥 원구(圓球)가 검붉은 불덩이다. 수평선 한 지점 위로 머문 듯이 접어든다.
큰 바퀴 피로 물들며 반 남아 잠기었다. 먼 뒷섬들이 다시 환히 얼리더니, 아차차, 채운(彩雲)만 남고 정녕 없어졌구나.
구름 빛도 가라앉고 섬들도 그림진다. 끓던 물도 검푸르게 잔잔히 숨더니만 어디서 살진 반달이 함(艦)을 따라 웃는고. - 이태극, '서해상의 낙조' |
(1) 위의 작품을 창작한 계기는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자.
(2) 위의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3) 위의 작품에서 작가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취한 형식은 무엇인가?
이 단원에서는 '보랏빛 소묘(素描)'를 학습하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 문학 작품이 어떠한 원리나 과정을 거쳐서 창작되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보랏빛 소묘(素描) /박목월(朴木月)
이 글은 '나그네'의 자작시 해설이다. 이 글을 통해 한 편의 시가 어떻게 완성되는지 그 창작 과정을 이해해 보자.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나그네', <청록집(靑鹿集)>
'나그네'는 '청록집(靑鹿集)'에 수록한 내 작품들의 가장 바탕이 되는 세계다.
그 즈음, 나는 '강나루 건너서 밀밭'과 '술 익는 강마을'과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의 그 향토적이며, 한국적인 정서가 어린 풍경을 묵화적(墨畵的)인 고담(枯淡)한 필치로 표현하려고 애를 썼으며, 묵화에서 점 하나를 소중히 하듯 말 하나를 아꼈다.
'나그네'의 주제적인 것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였다. 그야말로 혈혈단신 떠도는 나그네를 나는 억압된 조국의 하늘 아래서, 우리 민족의 총체적인 얼의 상징으로 느꼈으리라. 나그네의 깊은 고독과 애수, 혹은 나그네의 애달픈 향수 그 나그네가 우리 고장에 봄가을이면 드나드는 과객(過客)들이거나 혹은 신라 때부터 맥맥히 내려오는 우리의 구슬픈 핏줄에 젖어드는 꿈이거나, 혹은 한평생을 건너가는 인생 행로의 과객으로서 나 자신이거나, 그것을 헤아리지 않았다.
다만, 생에 대한 가냘픈 꿈과 그 꿈조차 오히려 체념한, 바람같이 떠도는, 절망과 체념의 모습으로서 나그네가 내게는 너무나 애달픈 꿈(영상)이었다. 더구나, 우리는 세상을 다 버리고 떠도는 자를 나그네라 부르는, 그 버리는 정신, 그것은 모든 소망을 잃은 자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버리는 것'으로서 스스로를 충만하게 하는 그 허전한 심정과 그 심정이 꿈꾸는 애달픈 하늘, 그 달관의 세계.―이런 뜻의 총화적인 영상으로서 나그네를 꿈꾸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설명하기 위한 설명일지 모른다. 내가 '나그네'를 쓸 무렵에는 오히려 뜻을 따져서가 아니다. 다만 막연하게 답답한 심령의 세계가, '나그네'로 말미암아 '울음'이라는 구원의 통로를 얻게 된 것이며, 통곡함으로써 얻는 후련한 위안을 이 작품에서 느꼈으리라 믿는다.
위에서 '나그네'의 주제적인 모티프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 했다. 그러나 사실은 구름 사이로 빠져나가는 그 맑은 달의 모습이라 함이 정확하리라.
새까만 구름장 사이로 달은 씻은 듯 말갛게 건너간다. 바람이라도 불어, 구름이 빨리 흐르면 흐를수록 날개가 돋친 듯 날아가는 달의 그 황홀한 정경. 그 달의 모습에서 나는 세상을 버린 자의 애달프게 맑은 정신을 느낀 것이다. 그러므로 '구름장 새로 흐르는 달'이 곧 나그네며, 나그네가 구름을 건너가는 달이었던 것이다.
이 체념과 달관의 세계에서 오히려 일말의 애수를 띄운 것을, '강나루를 건너, 퍼런 밀밭머리의 길'이나 혹은 '술이 익듯 저녁놀이 타는 마을'같은 향토적인 풍경 위에 수를 놓아 보려고 애를 썼다.
과연,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 나 자신은 모르거니와, 어떻든 '나그네'는 내게 한 편의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청록집(靑鹿集)'에 수록한 작품들과 모조리 통하는, 그 무렵의 내 정신의 전 우주 같은 느낌이다. 이것은 작품으로서의 좋고, 나쁜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나그네'에 잠겨 있는 세계가 그렇다는 뜻이다.
이 '나그네'에서 표현의 특이한 점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혹은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등, 구마다 명사로 끊은 점일 것이다. 그것은 '나그네'에서만 아니라 나의 다른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대로의 독특한 표현 방법이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면, 구를 고정시키고, 구에 어린 정감량을 확립시키기 위한 것이다. 가령,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이 한 구로 예를 들면, 이 구의 실린 의미와 감동이 '가는 나그네'라는, 그 '나그네'에 집중되는 것이다. 만일 '나그네가 가네' 하면, '나그네가 가는 것'에 의미와 감동이 실리게 되므로, '나그네'에 쏠리는 감동의 집중감이 희박해지기 쉽다. 이렇게 구마다 끝에 주어를 놓고 그것에 '의미와 감동의 악센트'를 쏠리게 함으로 구마다 감동의 집중감을 돋우게 한다. 또한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처럼, '길은……'하는 구를 '삼백 리'로서 끊어 실렸는 정서가 다음 구로 유동하는 것을 막아, 고정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윤사월(閏四月)'에서도
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역시 첫구를 '봉우리'로 끊음으로써 다음 구로, 의미나 감동이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래서 한 구는, 구로서의 독자성을 강하게 하고 구간의 여백을 절연(絶緣)시키는 것이다. 구간의 절연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절연을 넘어서 정서나 의미의 암시가 깔리게 되면 한결 '생략의 여음'이 돌게 되는 것이다.
시의 구간에 깃드는 '생략과 여음'이야말로 시를 더욱 생기가 돌고, 함축이 강하게 이루는 것이리라.
또한, 가락으로서도, 명사로 끊는 것이 보다 오묘한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나그네'는 7·5조의 안이성을 만일 이 작품에서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은, 조사를 달지 않은 명사로서 구를 끊는 그 효과일 것이다.
'나그네'를 읊는 경우에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하고, '건너서', '길을', '가듯이', '길은', '타는', '가듯이' 등에서 길게 뽑아 이렇게 호흡을 늦추더라도, '가는 나그네', '삼백 리', '저녁놀'에서는 완전히 호흡을 멈추었다가 새로 모아서 다음 구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호흡이 면면히 이어지지 않고, 구마다 다급하게 끊어지는, 심한 호흡의 굴곡이 구마다 정감을 모으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작품이 가락에 쉽사리 유동 융합되는 출렁거리는 가락으로서 흘러 버리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읊으면서 안으로 새겨지는 힘'이 깃드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이렇게 구절구절이 제대로 뚜렷이 살아나게 함으로 '가락에 맡겨 버려지는 것'을 거부하고, 그 의미나 회화적인 이미지를 한결 확립시키는 소임을 할 수 있는 또 하나 길이 될 것이리라.
실로 '나그네'는 가락에 맡겨서 이룬 것만이 아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를 반복한 것은 음악적인 조화만을 위한 것이기보다 한 편의 작품에 '정감의 균등과 그 비중을 살펴서 구성상의 배의(配意)에 유의한 것이리라.
그리고 '남도 삼백 리'라는 구의 '삼백 리'가 말썽이다. '남도 삼백 리'가 어디서 어디까지냐고 묻는 이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삼백 리'는 원 노트에 '남도 팔백 리'로 되었던 것을 발표 때 '삼백 리'로 고친 것이다. 이것은 '삼백 리' 혹 '팔백 리'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예이츠(W.B.Yeats)의 '이니스프리'라는 작품 중에,
나는 일어나 바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외 엮고 흙을 발러 조그만 집을 얽어
아홉 니랑 콩을 심고, 꿀벌은 한 통
숲 가운데 비인 땅에 벌 잉잉거리는 곳
나 홀로 거기서 살으리.
<박용철 편>
라는 구절이 있다. 이 경우에 '아홉 니랑 콩을 심어'의 '아홉 니랑'은 아홉 개의 밭이랑이라는 뜻이 아니다. 평화로운 그 꿈의 섬에서 가난하게 충만히 살 수 있는 '가난한 충족'을 꿈꾸는 그야말로 가난한 행복의 면적이다. 다시 말하면 가난하게 행복된 감정이 실감하는 수량 ― 그것이 아홉 니랑이다. '나그네'에서 남도 삼백 리도, 내 서러운 정서가 감정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는 거리 ― 그것이 남도 삼백 리일 따름이다.
끝으로, 이 '나그네'를 내가 처음 썼을 무렵의 노트를 그냥 초(抄)하면 다음과 같다.
나루를 건너서
외줄기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달빛 어린
남도 삼백 리
구비마다 여울이
우는 가람을
바람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첫 구는 설명이 지나친 것 같아 '밀밭 길'로, '달빛 어린 길'은 진부한 것 같아 수정했고, '구비마다……'는, 지훈의 '완화삼(玩花衫)'에서 화답시를 이루고, '바람에 달 가듯이'는 이미 '구름에 달 가듯이'와 중압된 것 같아 고쳤다.
이렇게 작품에 손을 댈 적마다 생각나는 것은, 추천을 받을 때, 그 선자(選者)가 한 말이다. 옥의 티와 미인의 이마에 사마귀 한 낱이야 버리기는 아까운 점도 있겠으나, 서정시에서 말 한 개 밉게 놓이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현대시의 비밀>
·묵화적(墨畵的)인 : 먹으로 그린 동양화 같은.
·고담(枯淡)한 : 속되지 않고 아취가 있는.
·과객(過客) : 지나가는 길손.
·모티프 : 문학 및 예술 작품에 자주 반복되어 다루어지거나 나타나는 제재나 내용, 또는 문구나 낱말, 작품의 주제를 구성하고 통일감을 주는 중요 단위임.
·체념 :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우리라 생각하고 더이상 기대하지 않게 되는 것. 단념.
·달관 : 사소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의 진실을 꿰뚫어 봄으로써 세속을 벗어나 높은 경지에 이르는 것. 또는, 그러한 경지.
·절연(絶緣) : 인연이나 관계를 끊는 것.
·배의(配意) : 관심을 가지고 도와 주거나 보살펴 주는 것.
·초(抄)하면 : 베껴 기록하면.
·선자(選者) : 문단에 자신을 추천한 사람.
·'구비마다……'는 ∼ 화답시를 이루고 : '완화삼'의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가 이 시에 와서는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로 변화됨.
참고
○ 박목월(朴木月, 1916∼1978) : 시인. 본명은 영종(泳鍾). 경북 경주 출생. 초기에는 민요적 율조에 기대어 시를 썼으나, 차츰 범자연의 경지로 나아가고, 아울러 더 넓게는 인생의 섭섭함이나 서러운 가락에 기조를 두고 변모해 갔다. 시집에 {청록집(靑鹿集)}, {산도화}, {난·기타}, {청담}, {경상도의 가랑잎} 등이 있다.
(2) 문학 창작의 실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 속에서 생각하고 느낀 바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다. 이러한 욕구를 언어로 표현하는 활동이 바로 문학 창작 활동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문학 창작 활동이 어렵고 고차원적이어서 전문적인 작가만이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전문적인 작가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문학 창작 활동이 전문적인 작가 수준의 창작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삶의 과정에서 느끼는 정서를 짧고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생활 서정의 표현과 간단한 서사문 쓰기에서부터, 작품의 분위기와 서술 방식을 본받아 새로 써 보는 모방하기, 작품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관점이나 인물·시점·배경·결말 등 일부 요소를 바꾸어 써 보는 개작하기, 글쓰기 과정과 갈래를 생각하며 자신의 정서·사상·감정 등을 시·소설·희곡·수필과 같은 기본적인 문학의 갈래로 표현하는 활동까지를 모두 문학 창작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구나 자신의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문학 창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작품을 찾아 읽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찾아 읽고 감상하면서 어떠한 원리에 의해서 문학이 창작되는지, 어떠한 것들이 소재가 되어 문학 작품을 이루는지, 어떠한 형식과 표현들을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지 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평소 자신의 정서와 경험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이렇듯 일상 생활에서의 꾸준한 독서와 문학적 표현 활동 등을 통해 문학 창작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기본적인 창작 능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공동으로 문학 작품을 창작하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서로 평가해 보는 것도 문학 창작을 위한 중요한 활동이 된다. 이는 개개인의 창작 경험을 공유하고 창작 과정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기름으로써 문학 능력을 심화하여 심도 있는 창작 활동의 단계에까지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문학 창작 활동을 함으로써 문학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문학 감상 능력을 심화시키며, 자기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면서 삶에 대한 태도를 가다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의 이름을 운(韻)으로 삼아,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삼행시를 써 보자.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성을 드러내도록 할 것.
·내용의 통일성을 갖출 것.
·전체적인 어조를 일치시킬 것.
·필요한 경우 운자를 추가할 것.
이 단원에서는 문학 창작의 실제 유형을 네 가지로 제시해 놓았다. 각각의 유형에 따라 창작 활동을 해 봄으로써 창작의 방법들을 익혀 보도록 한다.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삼행시라는 형식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간단히 표현하게 하는 활동이다. 삼행시는 길이가 짧고 즉흥적으로 쓸 수 있어 간단한 표현을 하는 데 유용한 뿐만 아니라 재치와 개성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시를 쓰기 전에 흥미를 유발하면서 긴장된 마음을 풀어 주는 기분으로 써 보게 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장난으로 삼행시를 쓰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 지도하고, 오행시, 칠행시 쓰기까지 확대하여 활동을 해 볼 필요도 있다.
예시 답안
조
조용하고 침착하면서도
용
용기와 의리를 늘 강조하시면서
학
학처럼 고고하게 살아가시는 우리 아버지
참고 자료
논리적인 실용문을 넘어 창조적인 문학 교육으로
문예반 학생들은 학교 문화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문예반 학생들은 교지와 학교 신문, 학급 문집의 편집 위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 학생들의 작품 경향은 학교 전체에 영향을 주기도 하며, 문학상 제도와 시비 탐방, 문화권 탐사를 오래도록 추진해 온 학교에선 그 영향으로 아이들이 대학의 문학 창작과나 국문과에 진학하여 문학을 전공하고 있기도 하다. 문예반 운영은 먼저 이 학생들을 소집단인 두레 공동체로 묶는 작업부터 해야 된다. 그런 뒤 교과서 체제를 적용시켜 길잡이에서 시의 구체적인 이론을 가르치고. 학습 활동에서 훌륭한 작품을 응용하여 단계적으로 실제 쓰기 학습 활동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시를 중심으로 하되 이를 소설과 희곡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산문시와 이야기시, 공동 시창작에 중점을 두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소설과 희곡의 구성 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 중심의 시쓰기 작업을 해야 된다. 예컨대 인물 중심의 시쓰기에선 좌우명으로 시쓰기, 자화상 시쓰기, 역사 속의 인물로 시쓰기 작업을 하는 방법이 있다. 학습에 사용하는 시 모형은 자화상에선 윤동주의 '자화상', 노천명의 '사슴', 김남주의 '아우를 위하여', 서정주의 '자화상', 정희성의 '길'을 예를 들 수 있다. 주변 사람으로 시쓰기에 동원되는 인물은 가족이나 학교 친구, 사회적인 인물 등 일상에서 만나는 인물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문병란의 '시골 여중생의 노래' 같은 시가 모범으로 사용될 수 있다. 역사 속의 인물로 시쓰기는 고은이 시집 '만인보'에서 추구한 예를 전형으로 삼을 수 있다. 사건 중심의 시쓰기는 생활에서 생긴 사건으로 시쓰기, 가능한 사건으로 시쓰기, 보고들은 것으로 시쓰기, 역사적인 사건으로 시쓰기, 활동을 한다. 사건 중심의 시쓰기 소재는 아빠의 봉급 봉투, 가출, 남북 분단, IMF 등 무궁무진하며, 여상현의 '영산강', 이용악의 '낡은 집'을 모범시의 전형으로 제시할 수 있다. 배경 중심의 시쓰기는 자연과 교감하여 시쓰기, 도시와 접촉하여 시쓰기, 역사에 대응하여 시쓰기, 자신과 교류하여 시쓰기 학습이 있다. 자연과의 교감은 중국의 두보나 이백, 도시는 기형도의 시, 역사는 심훈의 '만가', 자신은 이상의 시를 모범으로 삼을 수 있다. 교과서에서 시의 운율과 화자, 주제, 심상 등 시의 근본을 배우고 있고, 일반적인 글쓰기도 익힌 터이므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창작 활동을 하면 생활 속에서 손쉽게 시창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실 안에서의 창작 활동은 교과서의 시교육처럼 기교에 치우쳐서 곧 한계에 부딪친다. 학생들에게 더 진한 체험을 시키기 위하여 시장이나 독립문 공원으로 현장 취재를 나가거나, 전라남도 강진 해남 부근의 소위 남도 1번지 등으로 연합 특활반 수련을 떠나는 것이 좋다. 가까운 시장, 곧 경동 시장으로 취재를 떠날 때는 노점상, 어물전, 채소상, 약재상 등 두레별로 각각 분담하여 취재하여 사진을 찍는다. 취재 보고서는 시적인 것, 소설적인 것, 희곡적인 것으로 나누어 작성하게 하며, 각각 창작 구상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먼저 시장에서 찾은 주인공을 소재로 이야기 시를 쓰고, 이를 발전시켜 그 인물의 하루를 구성 단계에 맞추어 짤막한 소설로 쓰게 할 수 있다. 취재 발표는 두레별로 촌극으로 시도할 수 있다. 연합 수련은 문예반, 교지 편집반, 미술반, 생물반, 역사 탐구반, 사진반 등 적절히 특별 활동반을 묶어서 3박 4일 정도 문화권을 답사하면 된다. 부여의 신동엽 시비를 중심으로 한 백제 문화권. 김영랑과 윤선도, 정철을 중심으로 한 남도 문화권, 동학 전적비와 신석정 시비를 중심으로 한 호남 북부 문화권, 정선 아라리와 이효석을 중심으로 한 강원도 정선과 평창 문화권, 이육사의 퇴계 등을 중심으로 한 영남 북부 문화권 등이 본교에서 추진한 답사였다. 문예반은 주로 시비 탐방 중심으로 답사를 하고 돌아온 뒤 시비 탐방기나 문화권 답사기, 영상시를 쓸 수 있다. - 이원구, '중등 학교 창작 교육의 현실과 방향', '문학과 교육', 1999. 봄 제 7호
우화 '늑대와 소년'에서 이강백의 희곡 '파수꾼'으로
우화 한 편을 먼저 상기해 보자. 양치는 소년은 산 속에서의 생활이 너무 심심하자 마을로 달려 내려와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한다.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몰아 내고 양을 지키기 위해서 소년을 앞장세우고 산 위로 올라가 보지만 늑대는 없다. 마을 사람들이 소년의 거짓말에 속은 것이다. 소년은 이 거짓말에 재미를 느껴 여러 번 이런 장난을 꾸민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다. 소년은 자기가 지키는 양이 죽어 가는 것을 보고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고 외치지만, 마을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간 소년의 거짓말에 너무도 여러 번 속아왔기 때문이다. 우화로 전해지는 '늑대와 소년'이 주는 교훈은 너무도 간명하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언젠가 낭패를 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강백은 그의 희곡 '파수꾼'에서 이 우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이강백은 이 작품에서 전연 엉뚱하게 "거짓말은 무조건 나쁜 것인가."라고 질문한다. 때로는 거짓말이 사태의 심각성을 무마하고 평화와 질서를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은가. 우리는 가끔 악의 없는 거짓말을 함으로써 부모님과 친구들을 안심시키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약간의 거짓말이 오히려 인간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작품 속에서 촌장은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촌장 : 얘야 이리 떼는 처음부터 없었다. 없는 걸 좀 두려워한다는 것이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지금까지 단 한사람도 이리에게 물리지 않았단다. 마을은 늘 안전했어. 그리고 사람들은 이리 떼에 대항하기 위해서 단결했다. 그들은 질서를 만든 거야. 질소, 그게 뭔지 넌 알기나 하니? 모를 거야. 너는, 그건 마을을 지켜주는 거란다. 물론 저 충직한 파수꾼에겐 미안해. 수천 개의 쓸모 없는 덫들을 보살피고 양철북을 요란하게 두들겼다. 허나 말이다, 그의 일생이 그저 헛되다고만 할 순 없어. 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고귀하게 희생한 거야. 난 네가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만약 네가 새벽에 보았다는 구름만을 고집한다면, 이런 것들은 모두 허사가 된다. 저 파수꾼은 늙도록 헛북이나 친 것이 되구, 마을의 질서는 무너져 버린다, 얘야, 넌 이렇게 모든 걸 헛되게 하고 싶진 않겠지?
파수꾼 소년: 왜 제가 헛된 짓을 해요? 제가 본 흰구름은 아름답고 평화로웠어요. 저는 그 걸 보여 주려는 겁니다. 이제 곧 마을 사람들이 온다죠? 잘됐어요. 저는 망루 위에 올라가서 외치겠어요.
촌장 : 뭐라구?
마을의 지배장인 촌장은 마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유포시키는 자이다. 그는 그 거짓말에 의존하여 마을의 평화를 유지시키고 있다. 그는 백성을 속이는 거짓 위정자의 전형에 속한다. 소년 파수꾼이 이리 떼가 나타났다는 경보 자체가 모두 거짓이라는 점을 밝히려 하자, 촌장은 소년을 설득한다. 촌장은 거짓말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거짓말이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상황 논리를 편다.
이러한 촌장의 주장은 매우 용의주도하며 인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비판받아야 한다. 첫째, 촌장은 마을이 안전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마을이 안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작품 전체를 읽어보면, 이리 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우물 속에 빠져 죽은 아이가 수없이 많으며 심지어는 노인이 나타나지도 않은 이리 떼를 피하려 지붕 위에 올라갔다가 실족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공포 분위기 속에서나마 마을의 평화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리 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상적인 삶조차 불가능할 정도인 것이다. 둘째, 촌장의 거짓말은 더많은 거짓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파수꾼은 촌장의 거짓말에 동조함으로써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은 촌장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이리 떼의 습격이라는 말을 꺼낸 다음, 이 말을 듣고 공포에 사로잡힌 소녀를 태연히 강간한다. 셋째, 보다 중요한 점은 사실이 왜곡되고 진실이 은폐되어도 세상은 평화롭게 유지될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이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다는 점이다. 촌장은 거짓말이 오히려 '평화'와 '질서'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하고, 자신의 계책을 추종하는 파수꾼들의 행위를 '고귀한 희생'이라고 미화시키고 있지만, 이러한 감언이설 뒤에 위정자의 간교한 책략이 숨겨져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촌장은 소년에게 달콤한 논리로 설득하기도 하고, 은근히 협박하기도 한다. 촌장은 소년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매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촌장은 먼저 거짓말로 때로는 이익이 된다는 상황 논리로 소년을 설득한다. 둘째, 촌장은 거짓 말이 밝혀지면 마을 사람들이 먼저 촌장부터 죽일 것이라고 은근히 엄살을 떨기도 한다. 소년의 인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셋째, 촌장은 소년의 거짓말이 마을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함으로써, 소년의 영웅 심리를 부추긴다. 넷째, 촌장은 이를 폭로할 경우, 소년이 오히려 거짓말을 퍼뜨린 인물로 지목될 수 있음을 경고하여 소년에게 결정적인 협박을 한다. 소년은 이러한 촌장의 집요한 협박과 설득에 못 이겨 결국 거짓말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강백은 이 작품에서 어떠한 이유에서는 진실이 은폐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사실 정치 지도자들은 내부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가끔 외부의 적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유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정권 안보'를 위해 '국가 안보'를 내세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힘을 앞세운 정권의 공통된 특질이다. 영화 '웩 더 독(Wag the Dog)'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의 추문을 감추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이야기, 또 현재 클린턴 대통령이 지퍼게이트를 감추기 위해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이용하고 있다는 정가에서의 예측 분석도 이에 해당된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도 이러한 정치 지도자의 허위 이데올로기를 잘 포착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에서 돼지 나폴레옹은 농장 바깥에서 적이 쳐들어온다는 거짓말을 유포시키면서 독재를 점차 강화시킨다. 98학년도 서울대 논술고사는 이 소설의 한 장면을 싣고, "어떤 문제들이 이 글에 암시되어 있는지 글의 내용에 근거하여 밝히고, '복서'의 일생을 접하게 된다. 독자들은 이러한 '복서'의 삶을 간접 체험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간접 체험과 질문이 이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강백의 '파수꾼'은 외부의 적이 쳐들어오니 단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되풀이하는 촌장의 주장과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소년 사이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동물의 우화를 차용하고 있지만, 이 작품이 노리는 의도는 우리의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러한 사태는 일차적으로는 부도덕한 위정자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이러한 위정자의 논리를 아무런 비판 없이 수용해 버린 우매한 대중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위정자가 이러한 술책을 편다 해도, 민주주의와 합리성을 존중하는 시민들이라면 마땅히 이러한 술책의 기만성과 허위성을 직시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의 주제를 소박하게 해석하면,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교훈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의 토대가 된 이솝우화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연극 교본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그러나 극작가는 이러한 우화적인 내용을 사회 상황과 연결시켜 독재자들의 위선과 계략을 폭로하는 사회극으로 바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강백은 이솝우화를 우리의 현실과 대비시킴으로써. 우리의 억압적인 정치 현실을 암시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이다. - 김만수,'동화, 우화로 고쳐쓰기-희곡 창작의 한 사례', '문학과 교육',1999. 봄 제 7호
생활 속의 느낌과 생각 표현하기
생활 속의 생각이나 느낌을 다양한 갈래의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 보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물이나 상황을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이나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평소의 생각이나 느낌을 짧고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은 문학적 표현을 익혀 가는 의미 있는 활동이다. 따라서, 어떠한 상황이나 대상을 보고 연상되는 어휘들을 적어 보고, 이들 어휘를 연결하여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해 보고, 이를 다시 다양한 갈래의 글로 간단하게 표현해 보는 활동은 문학 창작을 위한 기본적인 표현 활동이 된다.
■ 다음은 일상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과정을 보여 준 예이다. 이를 참고하여, 문학 창작을 위한 기본적인 표현 활동을 해 보자.
1. 대상을 보고 연상되는 어휘들을 자유롭게 적어 본다.
추운 겨울, 고생, 주름살, 힘든 삶,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 아버지 회사의 부도, 어머니의 눈물, 따뜻한 봄
2. 연상되는 어휘들을 연결하여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해 본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주름살이 많다.
·산다는 것이 저렇게 힘든 것인가?
·우리 어머니와 연세가 비슷해 보인다.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 나는 바람에 어머니는 눈물로 세월을 보낸 적이 있었다.
·겨울이 가면 따뜻한 봄이 오겠지.
3. 다양한 갈래의 글로 간단하게 표현해 본다.
'생활글 쓰기'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시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주름살 가득한 얼굴에서 삶의 고달픔을 읽어낼 수 있었다. 문득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버지 회사의 부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세월을 눈물로 보냈던가. 그 긴 고통의 그림자가 고스란히 어머니의 주름살 위에 새겨 있다. 어머니 얼굴에 웃음을 되찾아 드릴 수 있는 아들이 되어야겠다.
'노래하기'
시장 한 구석에 언제나 그 자리에
주름살 가득 고달픔이 새겨진다.
스치는 바람에 어머니의 눈물을 읽고
봄을 준비하는 아들이 된다.
'이야기 꾸미기'
광수는 오늘도 시장을 돌아서 집으로 가고 있었다. 매일 그 길을 걸으며 본 사람들이건만 오늘따라 유난히도 시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였기 때문일까.
■ 다음 자료를 바탕으로 아래의 과정에 따라 표현 활동을 해 보자.
1. 연상되는 어휘들을 자유롭게 적어 보자.
2. 연상되는 어휘들을 연결하여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해 보자.
3. 다양한 갈래의 글로 간단하게 표현해 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생활 속의 생각이나 느낌을 다양한 갈래의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활동이다. 일상 생활 속에서는 일어나는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고정을 보여 준 예를 참고로 하여, 자유 연상을 통해 어휘들을 적어 보고 이를 간단한 문장으로 연결하여 생활글 쓰기, 노래하기, 이야기꾸미기의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한다. 완성된 표현은 서로 돌려보고 평가하게 한 다음, 이를 다듬어서 고쳐 쓸 수 있도록 지도한다.
예시답안
1. 도심지, 빈 자리, 푸른 하늘, 외로움, 그리움, 침묵, 새,
2. 오늘 공원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빈 의자를 보았다.
빈 의자는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늘은 푸르고 외로움은 더해 보였다.
누군가가 다가오면 언제든지 자리를 내어 줄 듯한 의자였다.
새들만이 가끔 내려와 침묵을 깨곤 했다.
3. 생활글 쓰기
오늘 문득 도심지 한 공원을 지나노라니 빈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푸른 하늘 아래 누군가를 외롭게 기다리는 모습처럼 보였다. 행여 누군가 다가오면 주저하지 않고 자리를 내어 줄 듯한 의자였다. 이따금 새들이 내려와 침묵의 모서리를 쪼다가 날아갈 뿐이었다.
노래하기
언제라도
그대가 오시면
내 마음의 뜰 안에
아무 주저 없이 앉을
의자를 비워 두겠습니다.
눈이 부신 날에는
그리움으로 수를 놓은
수건 한 장을 놓아 두겠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빗방울에 젖은 잎새로 만든
푸른 우산을 준비하겠습니다.
언제라도
그대라 오시면
내 마음의 뜰 안에
아무 불편 없이 쉴
의자를 비워 놓겠습니다.
이야기 꾸미기
상연이는 오늘따라 무척 외로웠다. 그래서인지 평소 같았으면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 도심지 공원의 빈 의자에 눈을 돌렸다. 하늘은 몹시도 푸르고 많은 사람들은 즐겁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저 빈 의자는 상연이 자신처럼 누군가를 외롭게 기다리는 모습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행여 누군가 다가오면 주저하지 않고 자리를 내어 주고 싶은 상연 자신의 마음이 저 의자의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갈래 바꿔 쓰기
갈래별 형식과 표현을 알고 다양한 갈래로 바꿔 쓰는 방법을 익혀 보자.
갈래를 바꿔 써 보는 활동에는 활동에는 시를 소설이나 희곡으로 바꿔 쓰기, 소설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바꿔 쓰기, 만화·사진·그림·신문 기사 등을 시·소설·희곡·시나리오·수필 등으로 바꿔 쓰기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이 있다. 이러한 활동은 처음부터 쓸거리를 찾아 창작을 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창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갈래별 형식이나 표현 등을 익히면서 다양한 갈래로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갈래 바꿔 쓰기를 할 때에는 갈래별 특징을 고려하여, 그 갈래에 맞는 형식이나 표현으로 바꿔 써야 한다. 시로 바꿔 쓸 경우에는 시라는 특성을 잘 보여 줄 수 있도록 운율이 드러나는 말로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소설로 바꿔 쓸 경우에는 하나의 시점을 택하여 상황에 맞는 인물이나 배경을 설정하고, 사건을 인과적으로 구성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좋다.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바꿔 쓸 경우에는 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통하여 사건이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특징을 고려하여, 상황이나 장면에 맞는 인물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지문이나 대사를 적절하게 구성해 가는 것이 좋다. 수필로 바꿔 쓸 경우에는 자신을 화자로 설정하고 자신의 체험과 관련지어 느낌이나 생각을 전개하는 것이 좋다.
■ 다음은 소설을 희곡으로 바꿔 쓴 예이다. 이를 참고하여, 다양한 갈래로 바꿔 쓰는 활동을 해 보자.
봉구 그 자신도 보상금 받아 가지고 읍에 나가서 버스 정류장 옆에 가게를 얻어 쌀집을 냈으나 어찌된 셈인지 남는 것은 없고 옴니암니 본전만 까먹게 되어 전셋돈이나마 가까스로 건져 다시 방울재로 돌아오지 않았는가. "지붕 위에서 낚시질을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빨간 모자 낚시꾼은 뚜벅뚜벅 곧잘 말을 걸어 왔다. "사람들꺼정 한꺼븐에 잼겨뿐 거이 더 마음 아프구먼유." "누가 빠져 죽었나요?" "죽은 건 매한가지라우. 수십 년 동안 얼굴 맞대로 정 붙이고 살아온 방울재 사람들을 시방 어디에 가서 찾을 겁니까유. 살아 남은 사람들은 몇 집 안 되지라우." "예끼 여보슈. 또 무슨 소리라구!" / "선생들은 우리 속 몰라유." "댐이 원망스럽겠군요?" / "으째서유?" / "고향을 삼켜 버렸으니까요?" "워디가유, 아무리 배우지는 못했어도 우리가 그러키 앞뒤 꽉 맥힌 멍충이들이란가유? 댐이 생겨서 많은 농민덜이 가뭄 모르고 농사 잘 짓는 거이 을매나 잘헌 일인가유? 우리도 그 정도는 압니다유." / "그렇다면 됐습니다." "그래도 고향이 없어져 뿔고 정든 사람덜이 뿔뿔이 풍지 박산 되야뿐졌는디 으찌……." "딱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느 뿌리 없는 나무여라우. 우리헌테 땅이 있소, 기술이 있소?" - 문순태, '징소리'에서 |
봉구 오죽했으면 고향에 뭐 볼 거 있다고 다시 왔겄남유? 우리덜도 도회지에 나갔다가 발을 못 붙이고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선생님들 같은 낚시꾼들 덕으로 살어가고 있습니다만요,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유. 굶어 죽어도 고향 선산에 뼈를 묻어야겠다는 생각 땜시…….
낚시꾼1 댐이 원망스럽겠군요.
봉구 으째서유?
낚시꾼1 고향을 삼켜 버렸으니까요.
봉구 워디가유. 아무리 배우지 못혔어도 우리가 그러키 앞뒤 꽉 맥힌 멍충이들이란가유? 댐이 생겨서 우리 마을보다 몇백 배 몇천 배 더 많은 농민덜이 가뭄 모르고 농사 잘 짓는 거이 얼마나 잘헌 일인가유? 우리도 그 정도는 압니다유.
낚시꾼1 그러면 됐습니다.
봉구 그래도 고향이 없어져 뿔고 정든 사람들이 뿔뿔이 풍비 박산이 되야뿌러 우리는 뿌리 없는 나무 신세지라우. 우리헌테 땅이 있소, 기술이 있소?
낚시꾼1 매운탕 끓이는 기술이 있잖소?
봉구 예? 예― 헤헤헤.
낚시꾼1 자, 자, 신세 타령 그만하고 (동료들에게) 우리 그만 내려가서 저녁이나 먹고 슬슬 밤낚시 채비나 합시다.
낚시꾼2 그거 좋지, 얼큰한 매운탕에 소주 한 잔 걸치면서…….
봉구 그럼, 그럼, 그럼요. 우리 집, 우리 집으로 내려가십시다요, 매운탕이 바글바글 끓고 있습니다요. 자, 자…… 어서. -
심현우 각색, '징소리'에서
■ 다음 소설을 희곡으로 바꿔 써 보자.
"진수야, 그만두고, 자아 업자." 하는 것이었다. "업고 건느면 일이 다 되는 거 아니가? 자아, 이거 받아라." 고등어 묶음을 진수 앞으로 내민다. "……." 진수는 퍽 난처해하면서, 못 이기는 듯이 그것을 받아 들었다. 만도는 등어리를 아들 앞에 갖다 대고, 하나밖에 없는 팔을 뒤로 버쩍 내밀며, "자아, 어서!" 진수는 지팡이와 고등어를 각각 한 손에 쥐고, 아버지의 등어리로 가서 슬그머니 업혔다. 만도는 팔뚝을 뒤로 돌리면서, 아들의 하나뿐인 다리를 꼭 안았다. 그리고 "팔로 내 목을 감아야 될 끼다." 하는 것이었다. 진수는 무척 황송한 듯 한쪽 눈을 찍 감으면서, 고등어와 지팡이를 든 두 팔로 아버지의 굵은 목줄기를 부둥켜안았다. 만도는 아랫배에 힘을 주며, '끙!'하고 일어났다. 아랫도리가 약간 후들거렸으나 걸어갈 만은 하였다. 외나무다리 위로 조심조심 발을 내디디며 만도는 속으로, '인제 새파랗게 젊은 놈이 이게 무슨 꼴이고? 세상을 잘못 만나서 진수 니 신세도 참 똥이다, 똥.' 이런 소리를 주어 섬겼고, 아버지의 등에 업힌 진수는 곧장 미안스러운 얼굴을 하며, "나꺼정 이렇게 되나니 아부지도 참 복도 더럽게 없지. 차라리 내가 죽어 버렸더라면 나았을 낀데……." 하고 중얼거렸다. - 하근찬, '수난 이대(受難二代)'에서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갈래별 형식과 표현을 알고 다양한 갈래로 바꿔 쓰는 방법을 익히는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갈래 바꿔 쓰기를 할 때에는 갈래별 특징을 고려하여, 그 갈래에 맞는 형식이나 표현으로 바꿔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희곡은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하는 연극의 대본으로, 서술자가 서술과 묘사를 통해 사건을 전개해 가는 소설과는 달리 등장 인물의 대사를 통해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대사를 통해서 등장 인물의 성격, 생각,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표현되는 문학이다. 따라서 장면이나 상황에 맞게 인물의 대사나 지문을 구성하도록 지도한다. 완성된 희곡은 서로 돌려보고 평가하게 한 다음, 이를 다듬어서 고쳐 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예시답안 :
만도 : (고등어 묶음을 앞으로 내밀며)진수야, 그만두고 업혀라. 업고 건느면 일이 다 되는 거 아니가? 자아, 이거 받아라.
진수 : (퍽 난처해 하면서, 못 이기는 듯이 고등어를 받아 들고)아부지.
만도 : (등어리를 진수 앞에다 갖다 대고, 하나밖에 없는 팔을 뒤로 버쩍 내밀며)이 방법밖에 없대이. 자아, 어서 업혀라. 팔로 내목을 감아야 될 끼다.
진수 : (무척 황송한 듯 한쪽 눈을 찍 감으면서)아부지. 정말 할 말이 없구만유.
만도 : (아랫도리가 후들거리며 외나무다리 위로 조심조심 발을 내디디며 혼잣말로)이렇게 새파랗게 젊은 놈이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이고? 나만 이렇게 병신 신세 되었으면 됐지. 너꺼정 이게 무슨 꼴이고 말이야. 세상 잘못 만나서 니 신세도 참 똥이다 이놈아야.
진수 : (미안스러운 얼굴을 하며 혼잣말로)나꺼정 이렇게 되어 부자가 다 병신이 되었으니 아부지도 복도 참 더럽게 없지. 차라리 내가 죽어 버렸더라면 나았을 낀데 이렇게 살아서 좋지 않은 꼴만 보이는 가벼.
도우미
하근찬의 '수난 이대' : 1975년<한국 일보>신춘 문예에 당선된 단편 소설로, 태평양 전쟁과 6·25 전쟁으로 인해 정신과 육신의 상처를 입은 부자(父子)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이 협동하여 자신들의 비극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나타냄으로써 역사에 대한 곧은 전망(展望)을 예감하게 한다.
참고자료
구운몽
남악 연화봉 산사에서/빛나는 학식 깊은 불심 자랑하던
성진이었건만/동해 용왕의 군주에 취해
팔 선녀와 여덟 꽃, 여덟 구슬로 희롱하니/적막한 산사와 비단옷이 그립구나.
가슴속 묻으려던 번뇌를/스승은 어찌 알았을까
팔 선녀와 인간 세상으로 쫓겨나니/더 이상 연화봉의 성진이 아니라
이제는 화남땅 양소유이네.
학문을 배우고 음률을 배우고/과거에 급제해 어사화 머리에 꼽고
역적을 물리치고 오랑캐 몰아내니/벼슬은 위공국에 성은이 가득이라.
여덟 송이 꽃들 어찌 잊으리요/영양, 난야 두 공주 옆에 끼고
기생 된 섬월, 경홍, 궁녀인 채홍/시녀된 춘운, 자객인 요연, 용녀 능파
모두모두 거느리니/세상 부귀영화가 다 내 것이로구나.
검은 머리에 서리가 내리니/세상사 부질없음을 이제야 깨달으니
스승이 다시 와 어리석은 제자 깨쳐주네.
장주가 나비 되고 나비가 장주 되니/성진이 소유 되고 소유가 성진이구나.
연화봉의 성진으로 돌아와/여승 도니 팔 선녀와 더불어
깨달음을 구하고 만민을 제도하니/이제야 진실로
인간 세상 높은 아홉 봉우리 되었구나.
도우미 : 정호갑의 ‘표현 중심의 문학 교육 방안 연구’에 실린 학생 작품으로, 소설‘구운몽’을 읽고 사건과 인물을 정리하여 시로 바꾸어 써 본 예이다.
과정에 따른 갈래별 글쓰기
글쓰기 과정을 알고, 다양한 갈래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 보자.
과정에 따른 갈래별 글쓰기는 갈래의 형식이나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작문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구상―집필―고쳐쓰기'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좋다.
시는 먼저 글감을 찾고, 제목이나 주제를 정하여, 일단 거칠게 표현해 본 다음, 운율을 고려하여 연과 행을 다듬어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고쳐 쓰고 완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소설은 말하고자 하는 주제, 등장 인물, 배경, 구성 단계에 따른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정리하여 소설 설계도를 작성하고, 이 설계도에 따라 쓰는 것이 좋다. 희곡이나 시나리오는 줄거리에 맞는 장면을 설정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생각하여 인물을 설정한 후, 장면이나 상황에 맞게 인물의 대사나 지문을 구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수필은 글감을 찾아 글감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떠올리고, 제목 및 주제를 정한 다음, 간단한 개요를 작성하거나 글감을 묶어 보고, 글감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거칠게 표현해 본 후, 첨삭과 재배열을 통해서 글을 다듬어 완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 다음은 글쓰기 과정에 따라, '아버지'를 소재로 하여 한 편의 수필을 쓴 예이다. 이를 참고하여, 글쓰기 과정에 따라 다양한 갈래의 작품을 써 보자.
과정 |
보기 |
글감찾기 (자유 연상하기) |
·아버지 - 열심히 일하심. : 새벽 출근 → 밤늦게 퇴근 - 퇴근하는 소리 : 구두 소리로 확인함. → 반가움 - 아버지의 구두 : 닳고 헐어 있음. → 가족을 위한 사랑, 아버지의 온기 |
글감묶기 (간단한 개요 짜기) |
·아버지의 구두(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온기) - 아버지의 구두를 봄. -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를 떠올림. -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땀 맺힌 이마를 바라봄. -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삶을 생각함. |
표현하기 (거칠게 쓰기) |
·우리 아버지는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여 밤이 늦어서야 돌아온다. ·밤이 늦어서야 아버지가 돌아올 때면 뚜벅뚜벅 느리고 부드럽게 구두 소리가 들려 온다. 그 소리는 참으로 반가운 소리이다. ·문득 아버지의 구두를 보았다. 참으로 보잘것 없이 닳고 헐어 있다. 누나나 내 구두보다도 훨씬 닳아 있다. ·우리를 위해 이러저리 하루를 뛰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혀 있다.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가 고맙기만 하다. ·아버지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신발장 한 켠에 놓인 아버지의 구두에 온기가 남아 있다. |
고쳐쓰기 (재배열하기, 추가, 삭제하기) |
·오늘 문득 아버지의 구두를 본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 누나와 나의 구두와 비교해 본다. → 닳고 헐어진 구두를 보며 아버지의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버지의 땀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 잠자리에 든 아버지의 모습을 묘사한다. →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삶을 생각한다. → 구두 속에 담긴 아버지의 온기를 느끼며 한 편의 시로 마무리한다. |
완성하기 |
아버지의 구두 오늘 문득 아버지의 구두를 보았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리 가족들의 신발 가운데 유난히 닳고 헐어진 구두였습니다. 매일 학교에 다니느라 피곤하다고 투덜거렸던 제 구두보다도, 언제나 공부하기가 힘들다고 보채던 누나의 구두보다도 아버지의 구두는 몇 배나 더 헐어 있었습니다. 해가 뜨기도 전에 나가서 별이 총총한 늦은 밤까지 온종일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녔을 이 구두를 보면서 아버지의 힘든 하루가 느껴집니다. 오늘도, 어제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숨 한 번 내쉬고 돌아섰을 때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언제나 바삐 뛰시며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 이러한 아버지의 한결같은 20년이 오늘 우리 가족의 안락한 생활을 지켜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별이 하늘에 총총히 떠오르는 시간, 아버지의 낯익고 반가운 구두 소리가 들려옵니다. 뚜벅뚜벅 느릿느릿하고도 부드러운 그 반가운 소리가. 문을 열고 아버지를 맞으니 아버지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혀 있었습니다. 문득 저 땀들을 모아 아버지의 사랑과 영혼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가 되는 날, 나도 저 땀과 구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늦은 밤, 바쁘고 피곤한 하루를 정리하고 아버지는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잠자리에 누우신 아버지를 바라보며 시 한 편을 써 봅니다. 서산 너머 해지고 달도 없는 밤 뚜벅뚜벅 낯익은 구두 소리만 이마의 구슬땀 고이 맺힌 채 한결같이 20년을 지켜 주셨네. 얼마나 힘드실까 아버지 일들은 얼마나 어려울까 세상 일들은 모두 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도 아버지는 늦도록 말씀이 없으시네. 우리 집 신발장 한 켠에 있는 구두는 늦은 밤에도 아버지의 온기로 따뜻하기만 합니다. |
■ 글쓰기 과정을 참고하여, 다음 만화의 상황과 관련된 자신의 체험을 수필로 써 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글쓰기 과정을 알고, 다양한 갈래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활동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먼저 만화와 관련된 자신의 체험을 떠올리게 하여 글감을 찾아보게 한다. 그리고 제복이나 주제를 정해서 간단한 개요를 작성하거나 글감을 묶도록 한 다음, 거칠게 표현하고 적절한 첨삭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하게 한다. 완성된 작품을 돌려보고 서로 평가하게 하여 구성이나 표현을 다시 한번 다듬어 보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예시답안 :
언젠가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음악을 참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 덕택에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가지고 자란 그 사람은 가난한 집안 살림으로 인해 피아노 동냥을 하며 음악을 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주로 학교, 교회가 텅빈 틈을 타서 남몰래 피아노를 치기도 하지만 줄곧 쫓겨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들었다고 한다. 겨우 초급 단계를 마친 그에게 월광 소나타는 접할 수도 없는 음악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신들린 듯 연습에 연습을 더해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게 되었고, 그 후고 그는 베토벤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며 집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음악에 대해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가출까지 해가며 서울대 작곡과에 들어간 그는 지나친 연습으로 폐결핵까지 앓게 되었지만 지금도 식을 죽 모르는 음악에 대한 열정의 불덩이를 가슴에 담은 채 꿈을 키워 가고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 나도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베토벤의 곡을 연주하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졸라 피아노 학원에 나갔다.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곧잘 피아노를 쳤다. 조금만 학원에 다니면 저 정도는 금방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6개월쯤 되었을까, 그런데 더 이상 피아노 연주에 진전이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른 아이들과 피아노 연주 실력은 갈수록 차이가 났다. 그러면서 피아노를 치는 것에 싫증이 났고,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꿈을 가볍게 접고 말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노력하지 않고 대가를 바랄 수는 없다고. 나무의 열매는 그 나무가 그동안 어떻게 노력하고 자라왔는지에 대한 대가이고 보상인 셈이라고. 그래서 열매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보다 영광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옮을 것이라고.
과정에 따른 시 쓰기의 예
과정 |
보기 |
글감 찾기(자유연상하기) |
어머니-얼굴, 그림, 주름, 세월, 희생 |
제목 및 주제 정하기 |
어머니 |
표현하기 (산문, 운문 구별없이 거칠게 쓰기) |
어머니의 얼굴을 그려 보지만 꽃 같은 미소 간 데 없구나 어머니의 얼굴을 그려 보지만 주름진 세월의 그림자만 가득하구나 하늘 같은 희생으로 우리를 키워 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리려는 내 손이 부끄럽기만 하다. |
고쳐쓰기 (삭체하기, 추가하기, 운율에 맞게 쓰기) |
흰 종이에 수묵 풀어/당신의 얼굴 그려 보아도 꽃 같은 미소 간데없고/하얗게 바랜 모습에 주름진 세월의 그림자만 가득 하늘 같은 희생/그릴 수 없어 내 손 부끄러이/더듬거린다. |
완성하기 |
어머니 홍윤숙 흰 종이에/수묵풀어 당신의 얼굴/그려보아도 꽃 같은 미소/간데없고 하얗게 바랜 모습/줄줄이 주름진 세월 하늘 같은 희생들/그릴 바 없어 내 손 부끄러이/더듬거립니다 어머니 |
공동 창작하고 평가하기
계획과 역할 분담을 통한 공동 창작의 과정과 방법을 익혀 보자.
어떤 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을 모으고 계획을 세워 집단적으로 창작하는 활동을 '공동 창작'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몇 명의 모둠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시나 소설, 희곡, 수필 등을 써 보는 것이 이러한 활동의 하나이다. 이 활동을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분담해야 하며, 사후에는 철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의논하면서 주제를 정하고 글감을 찾고, 역할을 나누어 글을 쓰고, 이를 정리하여 모둠별로 돌려 읽으면서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 다음은 만화에 나타난 상황을 바탕으로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한 소설 설계도를 공동으로 작성하여 발표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보여 준 예이다. 이를 참고하여, 함께 생각을 모으고 계획을 세워 공동으로 글을 쓰는 활동을 해 보자.
1. 모둠원 모두의 생각을 모아 소설 설계도의 틀을 생각해 본다.
주제 설정 |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중심 내용이나 생각 설정 |
인물 설정 |
이름, 나이, 성격, 특성, 직업, 가족 관계 등과 함께 그 인물만이 지닌 특이점 기록 |
배경 설정 |
시간적 배경, 공간적 배경 설정 |
사건 구성 |
인물이 겪게 될 일, 사건 설정, 사건을 인과 관계에 따라 구성 |
줄거리 요약 |
간단한 줄거리 작성 |
2. 모둠원 모두의 생각을 모아 주제나 제목을 정하고, 소설 전체의 흐름에 대해 토의해 본다.
3. 모둠원 각자에게 역할을 분담하거나, 모둠원 전체가 힘을 합해서 등장 인물과 배경을 설정해 본다.
4. 모둠원 각자에게 역할을 분담하거나, 모둠원 전체가 힘을 합해서 몇 단계로 나누어 사건을 구성해 본다.
5. 모둠원 중 한 사람이 전체의 토의 내용이나 각자에게 분담된 원고를 수합·정리한다.
6. 모둠원 중 한 사람이 이를 발표한다.
·모둠1 소설 설계도
주제나 제목 설정 |
형제의 고민 |
인물 설정 |
전실자(50세) : 두 아들을 둔 엄마. 일찍이 교통 사고로 남편을 잃고 포장 마차로 생계를 이어 가면서도 오로지 자식에 대한 기대 하나로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감. 박성기(23세) : 대학을 졸업한 취업 재수생. 성실하고 정직한 청년이나 남달리 뛰어난 재주가 없어서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음. 인기의 형. 박인기(19세) : 고등 학교 3학년 수험생. 머리가 좋은 수재이나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못 됨을 알고 좌절하거나 선생님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함. |
배경 설정 |
2002년, 서울 |
사건 구성 |
발단 : 교통 사고로 남편을 잃은 전실자는 포장 마차를 하면서 두 아들을 키움. 전개 : 성기는 대학 졸업을 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하고, 인기는 수능 시험이 다가오자 자신의 처지 때문에 고민을 함. 위기 : 수능 성적이 나오자 어머니의 걱정이 커짐. 절정 : 인기는 대학을 포기하는 것이 어머니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어머니를 속이고 성적표를 찢어 버림. 결말 : 선생님의 주선으로 인기가 대학을 진학하게 됨. |
줄거리 요약 |
일찍이 교통 사고로 남편을 잃은 전실자는 포장 마차를 하면서 성기와 인기 두 아들을 키운다.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오로지 아들에 대한 기대 하나로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큰아들 성기가 대학에 입학했으나 즐거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포장 마차 일과 구슬 꿰는 부업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겨우 입학금을 마련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둘째 인기를 줄곧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한다. 형 성기는 졸업을 하면 취업을 해서 고생하는 어머니를 돕고, 동생 인기의 대학 학비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취업의 좁은 문을 뚫지 못하고 전전긍긍한다. 어머니의 벌이는 예전 같지 못하고 형은 취업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수능 시험이 다가오자, 인기는 진로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형 성기 역시 동생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드디어 성적이 나오는 날, 어머니가 인기의 성적을 물으며 대학 진학을 걱정한다. 이에 인기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어머니를 속이고 성적표를 찢어 버린다. 대학을 포기하는 것이 어머니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대학 진학을 설득하지만 인기는 한사코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친구들로부터 뒤늦게 인기의 사정을 들은 선생님이 장학금을 주선하여 인기의 대학 진학을 권유한다. 인기는 아직도 주위에 고마운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열심히 공부해서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되리라고 다짐한다. |
7. 사전에 만들어 둔 평가표에 따라 평가한다.
평가 항목 |
점수 |
주제에 맞게 인물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는가? |
|
사건이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
|
배경이 주제나 인물 등과 잘 맞게 설정되어 있는가? |
|
줄거리가 구성에 맞게 잘 짜여 있는가? |
■ 다음에 제시된 자료를 예로 하여 모둠별로 '소설 설계도'를 만들어서 발표해 보자.
제목 ○○○ 의 성공 시대 상황 1. ○○○은 불우한 환경으로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2. ○○○은 온갖 고생 끝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3. ○○○은 수많은 질시와 멸시를 받는다. 4. ○○○은 꾸준한 노력으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계획과 역할 분담을 통한 공동 창작의 과정과 방법을 익히기 위한 활동이다. 교사는 먼저 소규모 모둠을 지정해 주고, 모둠원 모두가 소설 전체의 흐름에 대해 토의하게 한다. 그리고 모둠원 각자가 역할을 분담하여 등장 인물과 배경을 설정하게 하고, 사건을 구성하게 하고, 사건을 구성하게 한다. 모둠원 중 한 사람이 원고를 수합, 정리하고 발표하게 한다. 이 활동을 할 때에는 사전에 미리 평가표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이 평가표를 바탕으로 모둠별 완성작을 평가하게 하고 평가의 내용을 반영하여 다듬어 쓸 수 있도록 지도한다.
평가표
평가 항목 |
점수 |
제목에 맞게 인물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는가? |
|
사건이 제시되 상황에 맞게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
|
배경이 주제나 인물 등과 잘 맞게 설정되어 있는가? |
|
줄거리가 구성에 맞게 잘 짜여 있는가? |
예시 답안 :
제목 설정 |
유춘호의 성공 시대 |
인물 설정 |
유춘호(50세) : 제지업계의 최고 경영자로 평가받는 인물 |
배경 설정 |
시간적 배경 : 1990년 |
사건 구성 |
발단 : 춘호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로 상경함. |
줄거리 요약 |
유춘호는 전남 완도의 조그마한 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어려서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가 폭풍을 만나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남의 집 뱃일을 도와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가고 있었다. 이러한 환경 탓에 춘호는 일찍이 대학 진한을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
정리 학습
정리
1. 문학 작품의 구성 요소로서 내용은 작가 개인의 구체적인 경험과 의식에서 나오고, 형식은 문화적으로 형성된 문학 고유의 체계와 관습에 기반을 두며, 표현은 작가의 참신한 발상과 창의성에서 나온다.
2. 문학 창작을 위해서는 체험의 폭을 넓히고 문제 발견 능력을 기른 다음.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현을 익혀야 한다.
3. 문학의 창조적 재구성이란 작품 감상의 결과를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활동과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하는 활동을 말한다.
4. 문학 창작 활동은 갈래별 글쓰기를 포함하여 형식이나 주제를 모방하여 쓰기, 부분적으로 바꿔 쓰기, 갈래 바꿔 표현하기, 모둠별 공동 창작하기, 창작한 작품을 발표하고 서로 평가하기 등 실로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활동이다.
자기 진단
내용 |
상 |
중 |
하 |
문학 창작의 원리와 방법을 익혀 문학 창작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
|||
문학 작품을 자신의 관점에서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할 수 있다. |
|||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한 갈래로 표현할 수 있다. |
|||
문학 창작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돌아볼 수 있다. |
보충
■ 다음 시를 소설로 바꿔 쓰기 위한 소설 설계도를 아래의 사항에 유의하여 작성해 보자.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가지취 : 취나물의 한 종류. ·금점판 : 금광의 일터. 금전판. ·섶벌 : 재래종의 꿀벌. ·머리오리 : 머리카락의 가늘과 긴 가닥. |
·인물을 설정할 때는 이름, 나이, 성격, 직업, 가족 관계, 습관, 생애, 외모 등을 기록할 것.
·사건 전개 과정은 여인이 중이 되는 과정을 고려할 것. (남편이 집을 나감. → 남편을 찾아 나선 여인이 아이와 함께 옥수수를 팔고 다님. → 홀로 남은 여인의 딸이 죽음. → 여인은 머리를 자르고 여승이 됨.)
·사건 전개 과정에서 서술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고려할 것.
주제나 제목 설정 |
여승의 눈물 |
인물 설정 |
나 : 여인의 삶의 궤적을 추적하는 인물 여인 : 남편과 아이를 잃고 여승이 된 비운의 인물 여인의 남편 : 광부가 되어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인물 여인의 딸 :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리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 |
배경 설정 |
시간적 배경 : 일제 강점기 공간적 배경 : 평안도 금광촌 일대 |
사건 구성 |
발단 : 우연히 여승이 된 여인을 만남 전개 : 3년 전의 일을 회상하고 여인의 궤적을 추적함 위기 : 여인의 남편이 광부가 되어 집을 나가고 딸이 목숨을 잃음 절정 : 슬픔을 못 이긴 여인이 머리를 자르고 여승이 됨 결말 : 여인은 한을 간직한 채 여승이 되어 이곳저곳을 떠돎 |
줄거리 요약 |
3년 전 평안도 금광에서 일을 하던 시절, 파리한 모습으로 옥수수를 팔면서 삶에 지쳐 아이를 때리며 울던 여인을 본 적이 있다. 그 여인의 모습이 어찌나 가슴이 아팠던지 지금도 그 장면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여승이 된 그 여인을 다시 만났다. 쓸쓸한 표정이나 늙고 초라한 모습이 옛날과 다를 게 없었다. 참으로 쓸쓸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여인이 여승이 된 사연을 듣게 되었다.
그 여인의 남편은 일찍이 농사일을 했었는데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광부가 되어 집을 나갔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 없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그 여인이 어린 딸을 데리고 금광을 전전하며 옥수수를 팔면서 남편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러던 중 딸이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리다가 죽게 되자 슬픔을 못 이긴 그 여인은 산 속 절간에서 머리를 자르고 여승이 되었다는 것이다. |
심화
■ 다음 그림 속에 묘사된 상황을 자신의 상황으로 가정하고, 아래의 글에 이어서 한 편의 일기를 완성해 보자.
2002. 10. 20.
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
사람들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활기찬 거리
햇빛을 받아 더욱 빛나는 투명한 유리창
쾌적한 날씨를 핑계삼아 나들이에 나선 단란한 가족의 행복한 웃음소리
이제야 아름다운 사물들과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이 들리고 보이기 시작한다.
교통 사고로 장애자가 된 지 오늘로 2년 8개월에 접어들었다.
체념과 좌절만을 반복했던 그 긴 시간들…….
(출처 : 김윤식 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지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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