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문학의 사회적 맥락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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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맥락의 복합성

 

작가, 작품, 독자 사이에는 다른 여러 맥락이 동시에 개입하고 있다. 작품을 매개로 작가와 독자는 대화를 나누지만 작품은 단순히 작가의 발화만은 아니다. 작가가 독자와 관계 맺고 있는 세계를 비롯하여 관습, 사상, 종교 등 수많은 요소들이 작품과 관련을 맺고 있다.

 

먼저 작중 현실과 관련되는 작품 외적 세계를 들 수 있다. 염상섭의 <삼대> 1920년대의 식민지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은 일차적으로 그러한 작품 외적 세계에 대한 기록의 성격을 갖는다. 예컨대 인물의 옷차림을 비롯한 풍속 등은 작품 속에 기록으로 남게 된다. 많은 문학 작품들이 특정한 시대 내지는 사회 기록물의 성격을 띠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록의 단계를 넘어  시대의 삶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거나 그 시대 또는 사회 구성원의 삶의 틀을 정확하게 표착하여 그려내는 경우에는 이를 반영(反映)이라 한다. 기록이 재현(再現)에 가깝다면 반영은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법칙성을 그려내는 쪽이라 할 수 있다. 채만식의 <탁류>가 군산 미두장을 통한 일제의 토착 자본에 대한 수탈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독자는 이러한 문학의 현실 반영을 통하여 지금까지 자신이 다른 여러 경로를 통해 도달한 현실 체험이나 인식을 넘어서는 경지에까지 나아갈 수 있다. 문학은 현실의 반영을 통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에 대한 학문적 인식이 도달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을 역동적으로 실감하게 하는 것이다.

 

반영을 확정된 의미로 사용한다면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사상, 종교 등도 그 대상이 된다. 실제로 하나의 작품 세계는 문자 그대로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한 시대와 사회에 존재했던 사상, 종교, 풍속, 전통적 상징 등도 들어 있게 마련이다. 예컨대 <사씨남정기>에는 유교 윤리가, <구운몽>에는 불교 사상이, 김동리의 <역마>에는 무속 신앙이, 김소월의 <초혼>에는 망부석 전설이,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에는 국화에 대한 동아시아의 전통적 심상이 들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작품의 요소로만 기능하지 않고 주제의 구현이나 현실의 문학적 반영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김대행 외, <문학교육원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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