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작품들 정리
by 송화은율박지원의 작품들
(1) 호질(虎叱)
줄거리
산중에 밤이 되자 대호(大虎)가 부하들과 저녁거리를 의논하고 있었다. 결국 맛 좋은 선비의 고기를 먹기로 낙착되어 범들이 마을로 내려올 때, 정지읍(鄭之邑)에 사는 도학자 북곽(北郭) 선생은 열녀 표창까지 받은 이웃의 동리자(東里子)라는 청상과부 집에서 그녀와 밀회하고 있었다. 과부에게는 성이 각각 다른 아들이 다섯이나 있었는데, 이들이 엿들으니 북곽 선생의 정담이라, 필시 이는 여우의 둔갑이라 믿고 몽둥이를 휘둘러 뛰어드니, 북곽 선생은 황급히 도망치다 똥구렁에 빠졌다. 겨우 기어나오니, 즉 그 자리에 대호 한 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어 머리를 땅에 붙이고 목숨을 비니 대호는 그의 위선을 크게 꾸짖고 가버렸다. 날이 새어 북곽 선생을 발견한 농부들이 놀라서 연유를 물으니, 엎드려 있던 그는 그 때야 범이 가버린 줄을 알고 줄행랑을 쳤다는 내용이다.
작품 해설
조선 후기의 소설가‧실학자인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 작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중 <관내정사(關內程史)>에 실린 작품이다. 연암의 소설 중에서도 양반 계급의 위선을 비판한 작품으로 허생전(許生傳)》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이 작품의 등장 인물 북곽 선생은 도학이 높고 인격이 고매하다고 소문이 난 사람이었으며, 동리자는 수절과부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실은 음부(淫婦)에 불과했다. 북곽 선생 역시 동리자와 밀회를 가지던 중, 아이들에게 여우로 몰려 곤욕을 당하고 다시 똥구덩이에 빠졌다가 호랑이에게 질책을 당하지만 새벽에 만난 농부 앞에서 다시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 인물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도덕이 높다고 소문난 북곽 선생이 결국은 여우같은 인간이요, 온 몸에 똥을 칠한 더러운 인간이라는 것을 고발‧풍자하고 있다. 특히 유학자의 위선을 호랑이라는 동물의 입을 빌어 질책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http://www.hanvit99.co/
(2) 양반전(兩班傳)
줄거리
정선 고을의 한 양반이 환자를 타 먹고 갚지 못해 곤란한 지경에 빠지자, 고을 부자가 환자를 대신 갚아 주고 양반 신분을 산다. 이에 고을 군수는 양반 매매 증서를 작성하기로 한다. 양반이 지켜야 할 사항을 적은 첫 번째 증서 내용을 듣고 부자는 이익이 될 것이 적혀 있지 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양반의 비도덕적 행위와 서민들에 대한 횡포를 합리화한 두 번째 증서를 보고 부자는 양반이 도둑놈과 다름없다며 달아나 버린다.
작품 해설
이 작품은 연암의 초기작 가운데 하나로 조선 후기 양반들의 경제적 무능과 허식적인 생활 태도를 폭로하고 비판한 한문 소설이다. 작자는 신분 질서가 문란해진 조선 후기를 바탕으로 해서, 양반이라는 특권 계층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양반이 양반답지 못한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첫 번째 양반 문건에 규정된 엄격한 준수 조항은 형식과 가식에 얽매여 꼼짝도 할 수 없게 된 양반 사류(士類)의 모습을 희화화(戱畵化)하였고, 2차로 작성된 문건은 양반들이 자행한 작폐를 보여 줌으로써 양반 사회의 비행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통해 양반 사회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관점은 보이지 않는다. 양반의 경제적 몰락을 풍자하면서도 양반이 진취적인 지식인으로 거듭 나기를 촉구하고 있다.
http://www.seelotus.com/gojeon/so-seo1/yang-ban-jeon.htm
(3) 광문자전(廣文者傳)
줄거리
광문(廣文)은 청계천변에 움막을 짓고 사는 거지의 우두머리로, 어느 날 동료들이 모두 걸식을 나간 사이에 병들어 누워 있는 거지아이를 혼자서 간호하다가 그 아이가 죽어버리자 동료들의 오해를 사게 되어 거기서 도망친다. 그러나 그는 다음 날 거지들이 버린 아이의 시체를 몰래 거두어 산에다 묻어 준다. 이것을 목격한 어떤 부자가 이를 가상히 여겨 그를 어느 약종상(藥種商)에 소개한다. 점원이 된 그는 그 곳에서 정직함과 허욕이 없는 원만한 인간성으로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게 된다. 나이가 차서 결혼할 때가 되었으나 그는 자신의 추한 몰골을 생각하고 아예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장안에서도 가장 이름난 은심이란 기생을 찾아간 일이 있었다. 방에 있던 귀인들이 그의 남루한 복장과 추한 얼굴에 낯을 찡그리고 상대하지 않았으나 그는 끝내 의젓한 기품을 잃지 않았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은심이 그의 높은 인격에 감동하여 흔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위해 춤을 추었다.
작품 해설
‘광문자전(廣文者傳)’은 조선 후기의 학자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작품으로 일종의 한문 풍자 소설이다.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에 관하여 작자는 그 서문에서 “광문은 궁한 걸인으로서 그 명성이 실상보다 훨씬 더 컸다. 즉, 실제 모습(실상)은 더럽고 추하여 보잘것 없었지만, 그의 성품과 행적으로 나타난 모습(명성)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원래 세상에서 명성 얻기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형벌을 면하지 못하였다. 하물며 도둑질로 명성을 훔치고, 돈으로 산 가짜 명성을 가지고 다툴 일인가.”라 하여, 당시 양반을 사고 판 어지러운 세태를 꾸짖었으며, 이 작품에서 작가는 여항인(閭巷人)의 기이한 일을 끌어 와서 풍교(風敎)에 쓰려고 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인정 있고 정직하고 소탈한 새로운 인간상을 부각시키려고 하였는데, 작가가 살고 있던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사실주의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소설은 비천한 거지인 광문의 순진성과 거짓 없는 인격을 그려 양반이나 서민이나 인간은 똑같다는 것을 강조하고 권모술수가 판을 치던 당시의 양반사회를 은근히 풍자한 작품이다.
http://www.seelotus.com/gojeon/so-seo1/yang-ban-jeo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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