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성분의 호응 / 어색한 문장 / 정확한 문장
by 송화은율가. 정확한 문장 사용의 원리
문장의 정확성은 문법성과 함께 적절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 중 문법성은 내용어와 기능어가 결합되는 과정에서 조립 규칙에 어긋남이 없는가의 문제이며, 적절성은 조립 규칙에는 잘못이 없지만 표현 의도가 제대로 드러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와 관련된 다음 두 가지의 경우를 보기로 하자.
먼저, (1)-가는 (1)-나에 비해 어미의 사용이 어긋나 비문법적인 문장이 된 경우이다. 대체로, 기본문으로 이루어진 짧은 문장에는 문법성이 확보되어 있지만, 기본문이 확장되고 전환되는 과정에서 비문법적인 문장이 형성되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1)
가. 축대가 무너지고자 한다.
나. 축대가 무너지려고 한다.
다음으로, (2)-가는 문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2)-나와 (2)-다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정확한 문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표현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2)
가. 형은 어떤 사람이든지 만나고 싶어한다.
나. 형은 누구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
다. 어떤 사람이든지 형을 만나고 싶어한다.
요컨대, 문장은 그 문장을 부려 쓰는 사람의 논리적 사고 과정이나 교양의 정도를 반영하며, 또한 그 문장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빠르고 정확하게 표현 의도를 수용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치므로, 문장을 정확하게 구성해 낼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 김광해 외, 국어 지식 탐구, 박이정, 1999.
나. 문장 성분의 호응
(1) 주어 서술어의 호응
◦나는 목이 마렵다. → 마르다. (‘마렵다’는 ‘소변이 마렵다’의 경우)
◦현충일을 맞아 우리가 엄숙한 마음으로 선열의 덕을 추모하는 것은 가신 임의 높은 뜻을 기리며, 동시에 우리의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 한다. →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일제의 식민지적 교육이 식민지 지배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며, 간교한 민족 분열의 수단인 동시에 정치 선전이었다. → 정치 선전이었다는 사실이다. (이 글의 문장 주어는 ‘점은’이고 ‘정치 선전이었다’는 ‘교육이’의 서술어이다. 따라서, ‘점은’의 서술어는 없는 것이 된다.)
◦단편 소설은 길이가 짧은 대신, 장편 소설이 제공할 수 없는 강한 인상이다. → 강한 인상을 준다.
◦그것이 이루도록 노력하자. → 이루어지도록
(2) 목적어 서술어의 호응
◦경석이는 축구 차러 나갔다. → 하러(‘축구’는 차는 대상이 될 수 없다.)
◦언니는 집에서 원예를 가꾼다. → 꽃을(‘원예’는 꽃이나 나무를 가꾸는 일)
◦돌쇠는 떡과 술을 잔뜩 마셨다. → 먹었다.(‘떡’은 마시는 대상이 될 수 없다.)
◦나는 아기에게 밥을 먹습니다. → 먹입니다.
(3) 한정어와 피한정어의 호응
◦긍정적 호응 : 과연 ~했구나, 정말 ~했다.
◦부정적 호응:여간 ~지 않다, ~치고 ~없다, 결코 ~아니다, 전연 ~없다(아니다)
◦반의적호응:뉘라서 ~것인가?(~겠는가?), 하물며 ~랴?(~ᄅ 것인가?), ~치고~있을까?
◦비교적 호응 : 마치~처럼, 꼭~과 같다.
◦가정적호응:만약(만일) ~더라도, 혹시(아무리) ~ᄅ지라도, 비록 ~들 ~랴? 설혹 ~다하더라도
◦원망적 호응 : 부디 ~하소서, 아무쪼록 ~해라.
◦의문적 호응 : 설마 ~했을까?, 어찌 ~있으랴?
◦추측적 호응 : 아마 ~ᄅ것이다.
◦당위적 호응 : 모름지기 ~해야 한다, 마땅히(당연히) ~해야 ~ᄅ것이다.
◦사동적 호응 : ~에게 ~을 시키다, ~로 하여금 ~을 ~게 하다.
◦명령적 호응 : 제발, 아무쪼록
(4) 존비의 호응 (존대법의 잘못에서 오는 비문)
◦어머니는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다. → 지으시고 계신다.
◦그분은 두 살 된 따님이 계시다. → 있으시다.(‘따님’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버지, 둘째형이 오늘 서울에 도착하신대요. → 도착한대요.
◦아버님께서 할머니께 용돈을 주신다. → 드리신다.
◦우리 선생님이 준 과학책이야. → 께서 주신
◦목사님께서 왔다. → 오셨다.
(5) 시제의 호응 (시제의 혼란에서 오는 비문)
◦저기가 내가 어렸을 때 살았는 동네이다. → 살던, 살았던
◦철수는 이따 학교에 갔다. → 간다, 갈 것이다. (‘이따’는 미래 시제와 호응)
◦화분이 길에서 놀았던 아이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 놀던
◦호철이는 아직도 그 이야기를 믿는 중이다. → 믿고 있다. (‘믿다’가 상태성 동사이므로 어색)
◦내일이면 왔겠는가? → 오겠는가?
◦내일은 제가 바빴습니다. → 어제는
(6) 조사와 어미의 호응
◦조국 건설의 역군으로써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 역군으로서(~으로서 : 자격, ~으로써 : 수단)
◦비가 오는 통으로 아무 일도 못했다. → 통에(‘통’은 처소의 부사격 ‘에’만 붙는다.)
◦달 밝는 밤이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 → 밝은(달이 밝아가는 과정이 아니고 상태 표현)
◦나한테 연필 두 자루만 빌려 주라. → 다오.(‘요청하다’의 해라체는 ‘다오’)
◦비록 힘은 없으니 어떻게 모르는 체하겠는가? → 없으나
(7) 피동‧사동의 호응
◦이 집은 할아버지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 ~께서 지으셨습니다.
◦오늘은 고기가 잘 잡아진다. → 잡힌다.
◦꾸중이 영수에게 들리었다. → 영수가 꾸중을 들었다.
다. 모호하고 어색한 문장
(1) 주어와 목적어의 지나친 생략에서 오는 비문
◦허리가 아파서 집 앞의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다녔는데 아주 용한 할아버지이셨다. → 고딕체 부분의 주어가 나타나 있지 않아서 어색하다. ‘다녔는데’ 다음에 ‘침 놓는 분은’이라고 주어를 밝혀 주어야 한다.
(2) 부사의 위치나 용도가 잘못된 데서 오는 비문
◦하루 이틀의 수고로 정말 되는 것이 아니다. → ‘정말’을 문장 맨 앞으로
◦설사 폭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굽히지 않겠다. → ‘오더라도’
(3) 문장 병렬시 부당한 공유에서 오는 비문
◦인간은 주위의 ⓐ환경을 ⓑ지배도 하고 ⓒ복종도 하면서 끊임없는 발전을 이룩하여 왔다. → ⓐ가 ⓑ의 목적어일 뿐만 아니라 ⓒ의 목적 어이기도 한 것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환경을 복종을 하면서’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앞에 ‘그것에’를 넣어 주어야 한다.
◦자동차는 그 ⓐ쓰이는 곳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눈다. → ⓑ가 ⓐ와 같이 피동형으로 나타날 것을 기대하게 된다. 따라서, ⓑ를 ‘나뉜다’로 고치는 것이 한결 매끈하게 느껴진다.
◦나는 ⓐ방과 ⓑ집안, 그리고 나아가서는 ⓒ부엌 설거지까지도 도맡아서 해야 했다. → ⓐ, ⓑ, ⓒ가 서술어 ‘도맡아서 해야 했다.’에 연결 되어 있어 어색하다. ⓐ와 ⓑ는 도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 ⓑ의 서술어 ‘청소했고’를 첨가해야 한다.
(4) 문장의 모호성
◦키가 큰 누나의 친구가 간다. → ‘키가 큰’이 ‘누나’를 수식하는지, ‘친구’를 수식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키가 큰’ 다음에 쉼표를 찍거나, 수식어를 피수식어 앞으로 이동하여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은 도시를 다녀 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 ‘사람들이’와 ‘많은’ 이 ‘도시’를 꾸며 주는 관형절이 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를’로, 후자의 경우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를’, ‘사람들이 여러 도시를’이라고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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