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소설
by 송화은율전후 소설
아프레게르(apre-guerre) : 전후(戰後)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아방게르(avant-guerre, 전쟁 전)의 반대어로서, 전후파, 전후 세대 등으로 번역된다. 원래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프랑스의 젊은 예술가들이 전통적인 모든 가치 체계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예술을 창조한 시대 사조를 가리키는 말
■우리 나라의 경우
1950년 전쟁 후 10여년 간의 문학을 일컫는다. 이는 특수한 전쟁 체험을 겪으면서 성장한 전후 세대 신인들이 이룩한 문학이다. 전쟁의 파괴력에 대한 체험과 이에 대한 비인간화, 극한 상황에서 느낀 실존(實存)의 체험, 민족의 고뇌와 인간의 고뇌 등이 나타나 있다.
■전후 소설(戰後小說) 작품들
작 가 | 작 품 |
김 동 리 | <밀다원(密茶苑) 시대>(55), <실존무>(55) |
최 인 훈 | <광장(廣場)>(60) |
황 순 원 | <인간접목>(55), <나무들 비탈에 서다>(60), <학(鶴)>(56) |
장 용 학 | <요한 시집>(55), <비인 탄생>(56) |
손 창 섭 | <비오는 날>(53), <잉여 인간>, <혈서>(55) |
이 범 선 | <오발탄(誤發彈)>(59), <학마을 사람들>(57) |
김 성 한 | <오분간(五分間)>(55), <바비도>(56) |
김 정 한 | <모래톱 이야기>(66) |
하 근 찬 | <흰종이 수염>(59), <방황>(57) |
이 청 준 | <병신과 머저리> |
선 우 휘 | <불꽃>, <테러리스트>(56) |
송 병 수 | <쑈리 킴> |
안 수 길 | <제3 인간형>(53) |
오 상 원 | <유예(猶豫)>(55), <백지의 기록>(57), <모반>(58) |
구 인 환 | <동굴 주변>(60) |
http://ipcp.edunet4u.net/~koreannote/7/7-전후문학.htm
■전후 소설의 경향
1.새로운 기법과 의식 : 전후 의식을 새로운 소설 기법으로 수용하는 경향으로 전쟁이나 그 이후의 극한 상황에서 전통 의식을 부정하고 전후 의식에 의한 성찰을 현대 소설의 기법으로 그리고 있다. → 손창섭, 장용학, 오상원, 김성한
2.전통적 기법과 전후 의식 : 근대 소설의 전통적인 소설 기법인 리얼리즘에 의해 6‧25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은 한국적인 현실에서의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절규하는 인간상을 부각하고 있다. → 전광용, 선우휘, 서기원, 이호철, 최인훈
3.전통적 기법과 의식 : 전통적인 생활 의식을 전통적인 소설 미학으로 형상화하는 경향으로 6‧25전쟁 같은 격동기에도 변함없이 살아가는 인간상을 부각시키고 있다. → 강신재, 이범선, 오유권
■황순원의 ‘학’
1953년 <신천지>에 발표된 단편 소설.
삼팔선 접경의 북쪽 마을. 단짝 동무였던 성삼과 덕재는 6‧25 동란 중 연행자와 피연행자의 처지로 만난다. 그러나 성삼이는 덕재가 지금 이용당하고 있는 것일 뿐,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음을 깨닫는 순간, 어린 시절 학 사냥의 기억을 되살리며 포승줄을 풀어 준다. 이념의 장벽이 우정이나 순수한 인간애를 파괴할 수 없다는 작가의 휴머니즘이 밀도 있게 그려져 있다.
황순원의 초기 작품들이 대부분 시간이나 공간 의식이 뚜렷하지 않았음에 비하여 <학(鶴)>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시간적‧공간적 배경 즉, 6‧25로 인해 쓸쓸하고 삭막한 분위기로 변해 버린 마을을 작품의 발단부에 설정했다. 이것은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국토 분단과 동족 상잔의 참화를 겪은 비극의 현장으로서 ‘마을’은 이 나라 강토를 대유(代喩)하고 있다. 여기에 6‧25라는 비극의 시대가 무한한 자유를 동경하던 유년 시절과 대립되어 극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구성면에서 보면, 현재의 순차적인 진행 속에 몇 개의 과거를 삽입시키는 역전(逆轉)의 질서로 되어 있어서 결말을 위한 예시‧주제의 암시‧현실과의 대조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 또, 고개를 중심으로 한 공간의 변화에 따라 갈등이 고조되고 이완되는 구조도 독특한 발상이다. 그리고 성삼과 덕재의 성격을 해설하거나 논평하지 않고 압축적인 서술과 간결한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한 것도 구성의 긴밀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황순원의 문체상의 특질이 잘 드러난다. 각 문장이 짧고 수식어가 적으며 사실적인 세부 묘사를 대담하게 생략하는 등 상황이 주는 이미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 생각하는 부분이나 대화 부분에 따옴표를 생략한 곳이 있고 자유 간접 화법으로 처리한 곳이 많다.
학(鶴)은 주제적 사물로서 절정 부분에 나타난다. 소년들이 학(鶴)을 풀어 주었던 과거의 에피소드는 ‘이데올로기에 왜곡된 인간을 구원하는 힘은 인간의 순수한 마음 외에는 없다’는 작가 의식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즉, 학(鶴)은 우정 회복의 매체가 되어 손상된 우정을 치유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소설은 고결함 때문에 길조(吉鳥)로서 우리 나라 사람들의 특별한 애착을 받는 ‘학(鶴)’을 중심으로, 이념적 갈등이 빚은 인간성의 파괴와 상실을 사랑의 힘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데 주제 의식을 두고 있다 하겠다.
■하근찬의 ‘흰 종이 수염’
이 작품은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동길이네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을 통하여, 민족사의 비극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단편 소설이다.
목수였던 동길이네 아버지가 전쟁에 노무자로 동원되었다가 오른팔을 잃고 불구로 돌아오자 동길이네 가족은 불행해 진다. 동길이가 사친회비를 못내 학교에서 쫓겨난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궁여지책으로 극장의 샌드위치맨으로 취직을 한다. 동길이 아버지가 극장에서 인간 광고판으로 일하는 모습을 본 친구들은 동길이를 놀리며 따돌리고, 동길이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 이 작품은 전쟁으로 인해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당시의 수난의 실상을 극적인 장면 제시와 인물의 치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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