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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배따라기’ -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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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배따라기’ - 해설

 

작가 : 김동인(金東仁, 1900 - 1951)

평양의 갑부 김대윤의 차남으로 출생. 호는 금동(琴童). 어려서 일본 유학 명치학원 을 거쳐서, 아오야마 학원(靑山學院)에서 수학. 1919년 주요한, 전영택 등과 함께 <창조(創造)>를 창간함. 이광수 등의 계몽주의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근대 소설인 사실주의를 표방함. 1926년 사업에 실패하여 생계를 위한 문필 활동을 함.

그의 작품 세계는 이광수의 계몽주주의에 맞선 사실주의, 신경향파 내지는 프로문학에 맞선 예술지상주의로 순수 문학 운동 전개로 묶어질 수 있다. 소설의 예술성을 주장하여 다양한 문학 사조와 수법을 구사하여 자연주의적 수법(약한자의 슬픔,1919)에서 낭만주의(배따라기,1921), 다시 자연주의(감자,1925)를 거쳐 유미주의(광화사,1935), 인도주의(발가락이 닮았다,1932), 민족주의(붉은 산,1932)등을 골고루 구사함.

 

< 해설 1 >

 

등장인물

(주인공) : 질투심이 많은 인물. 아내를 잃고 동생을 찾아 유랑함.

아우 : ‘의 동생. 형수와의 관계로 형의 오해를 받고 유랑.

아내 : 미인형으로 명랑 쾌활함. 남편의 오해를 받고 바다에 투신 자살.

 

줄거리

좋은 일기이다.

좋은 일기라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 우리 사람으로서는 감히 접근 못할 위엄을 가지고, 높이서 우리 조그만 사람을 비웃는 듯이 내려다 보는, 그런 교만한 하늘은 아니고, 가장 우리 사람의 이해자인 듯이 낮추 뭉글뭉글 엉기는 분홍빛 구름으로서 우리와 서로 손목을 잡자는 그런 하늘이다. 사랑의 하늘이다.

 

어느 화창한 봄날, ‘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나갔다가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를 만난다. 이제부터 나는 그의 기구한 사연을 듣게 된다.

 

그는 영유 고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어촌에서 살았다. 그의 부모는 모두 그가 어렸을 때 죽었고, 그는 곁집에 사는 그의 아우 부처와 자기 부처뿐이었다. 그들 형제가 마을에서 제일 고기잡이를 잘하였고, 배따라기도 그들 마을에서 그들이 제일 잘 불렀다. 말하자면 그들 형제가 그 마을에서 대표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는 미모가 매우 절색인데다가 성격도 명랑하고 ,천진스러우며 쾌활하여 아무에게나 말 잘하고 애교를 부렸기 때문에 그는 아내에게 샘을 많이 하였다. 때문에 그는 가끔 그의 아내를 발길로 차고 때리기까지 한다. 싸움을 할 때는 옆에 사는 아우가 와서 말리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그는 아우까지 때렸다. 그가 아우에게 그렇게 구는데는 그의 아내가 아우를 매우 친절히 대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그가 아내를 주려고 거울을 사 가지고 돌아오자 방 안에서는 기이한 장면이 벌어져 있었다. 방 안에 있는 쥐를 잡는다고 그의 아내와 아우가 옷을 풀어 헤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아우는 수건이 벗겨져 목 뒤로 늘어지고, 저고리 고름이 모두 풀어져 있으며, 그의 아내는 머리채가 모두 뒤로 늘어지고 치마가 배꼽 아래로 늘어지도록 되어 있었으며 그를 보자 매우 당황해 하였다. 오해를 한 그는 그의 아내를 때려 그녀로 하여금 바다에 빠져 자살하게 하고 그의 아우는 고향을 떠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우를 찾아 정처 없이 떠돌게 된다.

 

그리고 십 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이 탄 배가 파선하여 정신을 잃고 물 위에 떠돌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고향을 떠났던 아우가 간호를 하고 있었다. 이때 동생은 형에게 운명임을 말한다. 그리고는 다시 아우를 만나지 못한 채 그는 유랑 생활을 계속한다.

 

모란봉과 기자묘에 다시 봄이 이르러서, 작년에 그가 깔고 앉아서 부러졌던 풀들도 다시 곧게 대가 나서 자주빛꽃이 피려 하지마는 끝없는 뉘우침을 다만 한낱 배따라기로 하소연하는 그는, 이 조그만 모란봉과 기자묘에서 다시 볼 수가 없었다. 다만 그가 남기고 간배따라기만 추억하는 듯이 모든 잎잎이 속삭이고 있을 따름이다.

 

해설

배따라기 배떠나기라는 말에서 유래된 서도 잡가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배따라기 영유 배따라기로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천후토 일월성신 하나님 전 비나이다./ 실날 같은 우리 목숨 살려 달라 비나이다./  - 야 어그야지야. (하략) ” 라고 시작된다. 이 작품의 핵심 구절은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 하는 아우의 말이다. 작자가 바로 이 작품을 쓰게 된 목적도 운명의 힘을 거역하지 못하는 가냘픈 인간의 비애와 한을 그리려는데 있었다.

 

이 작품은 액자 소설로 되어 있다. 액자 소설이란 쉽게 말해서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포함하는 소설이다. 이로 인하여 시점의 이동이 생긴다. 액자 소설은 그 구성상의 특징으로 인해 주제와 시점이 이중으로 설정된다. 이 소설의 바깥 줄거리의 주제는 가 이야기하는 진시황 예찬론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데, 아름다움은 모든 것의 희생 위에서 비로소 나온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형제 간의 진정한 우애도 인간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움으로 볼 때 두 형제의 끝없는 방황은 희생의 한 형태에 해당한다.

 

(주제) 오해가 빚은 형제 간의 비극

(구성) 액자 구성

(갈래) 단편 소설, 본격 소설, 액자 소설

(시점) 1인칭 관찰자, 전지적 작가 시점의 혼용

(경향) 낭만주의적, 유미주의적 경향

 

< 해설 2 >

배따라기 1921 󰡔창조󰡕 9호에 발표한 김동인의 초창기 단편 소설이다.

배따라기의 어원은 배 떠나가기이며, ‘배타라기와 같은 방언으로 쓰인다. 서도 잡가로서 배가 떠날때 배를 타고 가는 자신의 광경을 상상하면서 주변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한 편의 작품으로 엮어 낸 것이다.

 

배따라기는 일제 강점기에 평양과 영유를 배경으로 일인칭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이 동시에 혼용된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작중 화자인 가 이야기 속의 를 주인공으로 삼아 “‘ 형제간의 오해가 빚은 비극을 주제로 설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액자 소설이란 액자 속에 사진이나 구림을 넣은 것처럼, 외부의 이야기 속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형식 자체가 외부의 이야기를 내부의 이야기로 전환시켜 실제의 사건으로 꾸밈으로써 작품 자체의 개연성을 확보하여 사실적으로 접근 할 수 있다. 배따라기는 이와 같이 외부와 내부의 이중 구조, 즉 액자 구조로 이루어 졌다. ‘라는 화자가 살펴 본 이야기를 이 글의 도입과 끝부분에 이끌어 내고 마무리하는 형태를 취하였다.

외부 이야기는 화자인 가 어느 화창한 봄날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나갔다가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를 만나 에 얽힌 사연을 듣게 된다. 내부 이야기는 영유 고을의 어촌 태생인 그가 고향을 등지게 된 사연을 통하여 운명적인 비극을 그리고 있다.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며, 영유 배따라기를 부른 사람이다.

 

그에게는 성격이 쾌활하고 아름다운 아내와 드물게 잘생긴 아우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미모인 아내와 잘생긴 아우와의 관계를 의심하여 질투심과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되어 심한 의처증에 빠지게 된다. 그의 아내가 명절 때가 되어 마을 의 젊은이들과 모여 담소하여 친절하게 지낸 일. 그가 나중에 먹으려고 미루어 둔 맛있는 음식을 아우에게 친절하게 내어 주어 심한 질투심을 느낀 일. 그가 시장에 가서 아내가 부탁한 거울을 사 가지고 집에 들어왔을 때 방문을 여는 순간, 방 가운데 떡상이 차려져 있었고 집에 들어 왔을 때 방문을 여는 순간, 방 가운데 떡상이 차려져 있었고 아내와 아우의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아주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몰라한 일. 그는 이러한 상황을 목격하고 격분하여 아내와 아우를 닥치는 대로 심하게 치고 때렸다. 그의 머리 속에는 두 사람 사이에 더러운 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단정하여 집밖으로 쫓아 버렸다. 그후, 그는 방안에 쥐가 나타나 그 쥐를 잡으려고 허둥대다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것을 알고 의혹이 풀린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실로 엄청난 오해와 실수를 가져와 비극적 운명으로 전락한다. 다음날 아내는 바닷가에서 보기 흉한 익사체로 발견되어 그의 손으로 장례식을 치렀다. 아우 역시 집을 등지고 그 마을에서 자취를 감춰 버렸다. 형도 운명의 굴레를 벗어 나지 못한 채 배따라기를 부르며 아우를 찾아 방랑길에 나선다.

 

배따라기에 묘사된 계절과 풍경이 뱃놀이 광경과 어우러져 자연미로 나타난다. 여기에 작가의 미적 감각이 혼합되어 정서적 감동을 유발시켜 환상의 세계로 몰입케 돈다. 이러한 작가 의식이 유미주의 경향으로 드러난 것이다.

 

영국의 러스킨이나 모리스가 제창한 唯美主義는 규격화된 건축 가구와 같은 대량 생산품에서 오는 산업 사회의 몰감성적이고 비인간적인 추악함을 부정하고 예술적 취향에 따라 창작하는 교훈주의 대신에 미적 가치나 행복을 달성하는 기능으로 중시되어 사용하였다.

 

배따라기 역시 삶의 비극성을 표현한 것이라기보다는, 비극적인 삶의 단면을 제시하여 인생의 문제를 다시 사고하게 만든 유미주의적 경향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아름다운 자연과 비국적 인생을 대비시켜 인간의 운명과 그 운명의 파국에서 나타나는 미적 쾌락을 더 중시한 것이다.

 

작가 김동인은 인생을 위한 예술에서 오는 춘원 이광수 문학의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성격을 지양하고, ‘예술을 위한 예술의 유미주의 경향을 취했는데, 이와 같은 작품은 배따라기외에광염 소나타(1929),광화사(1934)등이 있다.

 

작품 요약

주제 : 형제간의 오해가 빚은 삶의 근원적 비극.

인물 :  - 질투심이 많은 주인공으로 근친상간의 오해로 아내를 잃고 아우조차 가출케 한 동적 인물.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려고 뱃사람이 되어 20년 동안 동생을 찾아 나섬.

아내 - 미모의 여인으로 시동생에게 친절하다는 이유로 의심과 오해를 받은 정적 인물.

아우 - 호남형으로 배따라기 노래를 가장 잘 부르는 인물. 형의 오해와 형수의 자살로 충격을 받고 집을 떠나 일생을 방랑함.

 - 서술자이면서 관찰자로 정적인물.

배경 : 일제 시대 평양과 영유.

(낭만적 배경은 대동강, 모란봉, 을밀대 등의 애환이 서린 현실 공간이며, 시간적 배경은 현재의 시간에서 시작되어 과거를 회상하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근원적 삶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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