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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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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 해설

 

<백치 아다다> 1935 5 <조선 문단>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시 평북 선천 지방에 실제로 있었던 한 벙어리의 이야기에 힌트를 받아 쓰여졌다. 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신미도는 지도에 나오는 큰 섬으로 배의 군집처로도 유명하다. 계용묵은 자신의 고향과도 가까운 신미도를 무대로 설정하여 백치를 등장시켜 원시적인 강한 향수를 펼쳐 보였다. 이러한 작품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어 영화로 제작되고 유행가로도 작곡되어 널리 애창되기도 하였다.

 

<백치 아다다> 1930년대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백치 아다다의 눈을 통해 보인 세태의 풍속과 인심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여 인간 가치의 결정이 물질이 아니고 사랑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소설은 확실히라는 어엿한 이름을 가졌으면서도 벙어리이기 때문에 아다다라는 별명을 지닌 백치 여인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인정에 굶주리고 전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다.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살다가 열아홉이 되어서야 겨우 논 한 섬지기의 지참금을 얹어서 가난뱅이 노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처음 5년 동안은 시집갈 때 가지고 간 재산이 시집 사람들의 생계를 유지시켜준 덕분에 귀여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살림에 여유가 생기고 투기에 손댄 남편이 큰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첩을 얻은 뒤부터는 학대가 시작된다. 결국 친정으로 쫒겨온 아다다는 그녀를 가끔씩 위해 주는 혈혈단신으로 삼십 넘은 노총각 수롱이만을 의지하게 된다. 그는 그녀를 아내로 삼아 신미도로 데리고 가 살게 된다. 그들은 섬에서 새 삶을 개척하기 위해 내일의 꿈을 펴 보인다. 수롱이는 그가 모아둔 150원을 보이며 밭을 사자고 한다. 첫 결혼의 실패 원인이 된 돈을 본 아다다는 돈이란 자기의 신세를 망치는 것이라고 믿고 싫어한다. 결국 아다다는 그날 밤 땅 살 돈을 몰래 들고 나와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뒤 쫒아 온 수롱이는 떠내려 가는 돈을 건지려다 실패하고 격분한 나머지 아다다를 발로 차서 바다에 쳐넣고 만다. 아다다는  하는 소리와 함께 언덕에서 떨어져 물 속에 잠긴다.

 

이 작품은 말 못하는 아다다라는 주인공과 돈에 눈이 어두운 인간들의 대립과 비극적 결말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소설이다. 즉 행복의 근거를 각각 순수와 욕망이라는 서로 다른 것에서 구하려는 대립된 두 인물의 유형을 통해서 정신적 삶과 물질적 삶의 충돌 관계를 그리고 있다.

 

계용묵의 소설에서 형상화한 다른 불구자들처럼 이 소설에 등장한 주인공 벙어리아다다도 내면적 순수성을 지닌 인물이다.이러한 아다다가 운명의 굴절 속에서도 오직 이들에게 구하고자 한 것은 인간으로서 존재 가치를 얻고자 하는 원초적 욕구다. 그 욕구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존재하는 애정이며 더 나아가 행복에의 지향이다.

 

반면아다다의 운명에 굴절을 가져온 것은 물질 위주의 세태이다.이를테면 아다다의 첫번째 남편이 원한 것은 그녀가 지참금으로 가져온 논 마지기였으며, 두번째 남편 수롱이가 원한 것 역시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는 일이었다. 첫 남편은 아다다에게서 물질적 이익을 원하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풍요해지자 아다다를 버렸고, 수롱이 또한 돈 때문에 아내를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와같은 아다다의 순수한 의지와 수롱의 물질적 욕망이 빚은 갈등에서 이 작품의 결말 처리가 강렬한 비극으로 드러나고 있다. ‘백치 아다다야 말로 황금 만능의 세태 속에서 순수한 가치를 지향한 셈이다.

또한, 이 소설의 도입 부분에 나타난 아다다가 동이를 깨는 사건은 강자 아다다의 비극적 운명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복선(伏線) 구실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운명 위에 착색되어 있는 역설적 의미를 요약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계용묵이 오랜 침묵 끝에 발표한 이 작품은 인생파적 경향과 예술지향적 태도를 담고 있다.특히 이 글의 주인공 아다다의 행동은 휴머니즘의 실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인생의 보편적 진리에 바탕을 둔 인생관을 정립하여 고전주의적 리얼리즘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비록 영신인 아다다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소유나 물질마저 거부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삶에서 물질주의 삶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작품 요약

 

주제 : 물욕의 원초적 욕구를 초월한 정신적 사랑.

인물 : 아다다-선천적으로 백치에 가까우며 말 못 하는 벙어리 여인. 부지런하고 순종하는 착한 성격의 여인이며 물질 위주의 세상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기 위해 돈을 버리다 죽음을 당하는 비극적이고 정적인 인물.

수롱-혈혈단신으로 삼십 넘은 노총각.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기 위해 아다다와 결혼하나 아다다가 돈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에 격분하여그녀를 살해한 동적 인물.

어머니-아다다의 어머니로 백치 아다다를 원수처럼 미워하고 구박함.

배경 : 1930년대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공간적 배경은 물질과 돈이 인간을 지배하는 황폐화된 시골의 현실적 공간이며 시간적 배경은 현재의 시간에 과거의 시간이 삽입되어 나타나는 일상적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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