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따는 콩밭 / 분석 / 김유정
by 송화은율금따는 콩밭 / 김 유 정 ( 1935년 <개벽> )
독 해 의 주 안 점 |
▸ 작품을 통해 1930년대 농촌 현실을 짐작한다.
▸ 인물의 성격과 현실 대응 방식
▸ 서술상의 특징과 효과
▸ 인물에 대한 작자의 태도
등 장 인 물 |
영식 본래 금광에는 이력도 흥미도 없는 성실하고 우직한 농사꾼이었으나, 수재의 꾀임에 빠져 금을 찾으려다 콩밭만 망치는 안타까운 인물.
수재 일확천금의 횡재를 노리며 금줄을 찾아 헤매면서 남을 충동질하는 허황한 사내.
영식 처 섣부르게 농사만 짓다가는 비렁뱅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단정하고 남편을 부추겨 일을 저질러 놓고 보자는 아낙네.
줄 거 리 |
영식은 뜨거운 햇빛을 받으면서 콩밭을 괭이로 파들어 가고 있었다. 동네 어른들은 미친 짓은 그만 두고 순리대로 콩이나 가꾸어 먹으라고 하지만 영식은 눈앞에 나타날 금줄을 생각하면서 밭을 파고 있었다. 마름도 웬 지랄로 밭을 파느냐고 하면서 콩소출이 줄어드는 것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고 하지만 그런 말이 귀에 들릴 리가 없었다. 산 너머에 있는 금점의 금맥이 이 콩밭 밑으로 흐르고 있다는 수재의 말을 믿고 시작한 일이었다.
수재가 와서 콩밭에서 금을 캐자고 했을 때 영식은 반대했으나, 술을 사 가지고 와서 거듭 설득을 하고 아내까지 옆구리를 찌르는 바람에 허락하여 수재와 같이 파들어 가게 되었던 것이다. 깊이 파도 금이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영식은 점점 초조해진다.
쌀을 빌려다가 산제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금이 나오면 집도 새로 짓고, 옷도 사고, 맛있는 코다리도 먹으면서 살아갈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수재는 금이 나올 가망이 없음을 알고는, 불그죽죽한 황토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이 속에 금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그날 밤으로 줄행랑을 치려고 마음 먹는다.
♣ 구 성 |
발 단 |
금을 캐려고 음침한 무덤 속 같은 구덩이를 파내려 감. |
전 개 |
영식이 수재의 꾀임과 아내의 부추김으로 온통 구멍이 뚫린 콩밭을 보고 고민함. |
위 기 |
산제 후에 절망에 빠진 영식 |
절 정 |
아내에게 발길질하는 영식을 보고 수재가 금이 나온다고 외침. |
결 말 |
오늘 밤 달아나리라 생각하는 수재. |
해 설 |
1. 작품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당시 농촌의 실상
일제의 토지와 식량 수탈로 농민은 대부분 소작농으로 전락하거나, 과도한 소작료와 세금 등으로 인한 빚을 감당 못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농민들은 일확천금을 꿈꾸기도 하면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1930년대의 농촌 현실이 사실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하겠다.
다음 신문 사설을 보면 일제 강점 이후 농민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다.
“좌우로 협공을 당하는 조선 농촌은 그 자작 소농가가 연복년으로(해마다) 몰락하여 현금(지금)은 전 조선농가 호수가 2,709,636 호에 대하여 소작 농가가 2,100,622 호라는 숫자는 곧 팔할의 다수를 시하였으니(보였으니), 이 다수한 소작인은 과연 여하한 생활을 하는가를 일별할진대(볼진대) 곧 이할에 불과한 지주배(지주의 무리)를 위하여 <중략> 대체로 보면 수확한 곡물의 반분 이상의 소작료는 상례가 되고, 그 밖에도 지세(地稅), 비료대(肥料代), 사음료(舍音料), 두량과다(斗量夥多), 수리세(水利稅), 출포료(出浦料) 등을 일일이 정산하면 소작인의 소득은 공(空)이 될 것이다.”
- 1922년 8월 2일 동아일보 사설, ‘소작인은 단결하라’ 에서
이 작품에서 금을 따기 위해 콩밭에 뚫은 ‘구덩이(좌우가 막히고 무덤 속 같이 퀴퀴한 흙내만 나는 곳)’ 가 그와 같은 상황을 암시한다고도 할 수 있다.
2. 인물의 성격과 설정 의도
영식 - 순박한 농민의 모습과 생활고로 인한 일확천금에 대한 욕심.
수재 -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면서, 미숙한 잔꾀로 실현성 없는 욕심을 부리려다 타인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인간.
☞ 주인공이 자신의 욕망이 헛된 것임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서 해학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3. ‘금따는 콩밭’의 양면성
‘금’은 주인공이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어려운 현실을 더욱 돌이킬 수 없는 파멸로 몰고 가는 것이기도 하다.
(주제) 절망적인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황한 꿈을 꾸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 (갈래) 단편 소설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성격) 사실적, 해학적 |
확 인 |
1. 이 작품의 서술상의 특징과 효과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해학적인 표현이 1930년대의 궁핍한 농촌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 저해 요인이 된다.
② 서술자가 작품 속에 적극 개입하여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③ 토속어와 구어를 사용하여 독자들이 작품을 더욱 친밀하고 생동감있게 느낄 수 있게 한다.
④ 서술자가 인물과 냉정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관찰한 바를 서술하여 작중 현실을 객관 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⑤ 간결한 문장으로 사건을 긴박하게 이끌어 감으로써, 작중 인물과 독자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2. 이 작품을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한 학생들의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강타 - 1930년대 일제의 농촌 수탈 정책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아야겠어.
② 범근 - 당시 소작인들이 소작료를 얼마나 내어야 했는지 자료를 찾아 보아야 하겠어.
③ 삼영 - 영식이 헛된 꿈에 매달리는 건 무지에서 비롯된 거라구. 당시 교육 제도의 문제 점에 대해서 조사해 보는 게 중요한 거지.
④ 장훈 - 강원도 지방의 사투리에 대해 좀 더 조사해 보고, 작품 속에서 사투리가 빚어내 는 효과가 어떤 것인지 궁리해 봐야지.
⑤ 찬호 - 수재의 허풍이 영식에게 먹혀 들어 갈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시대 환경 탓이었 을 거야. 수재와 같은 인물이 허세를 부릴 수 있었던 시대 배경을 탐구해야 하겠어.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수재 이름만 들어도 영식이는 이가 갈렸다. 분명히 홀딱 속은 것이다. 영식이는 본디 금점에 이력이 없었다. 그리고 흥미도 없었다. 다만 밭고랑에 웅크리고 땀을 흘려가며 꾸벅꾸벅 일만 하였다. 올해는 콩도 뜻밖에 잘 열리고 맘이 좀 놓였다. 하루는 홀로 김을 매고 있노라니까, / “여보게 덥지 않은가, 좀 쉬었다 하게.” / 고개를 들어보니 수재다. 농사는 안 짓고 금점으로만 돌아다니더니 무슨 바람에 또 왔는지 싱글싱글한다.
【나】시체(時體)는 금점이 판을 잡았다. ①섣부르게 농사만 짓고 있다간 결국 비렁뱅이밖에는 더 못된다. 얼마 안 있으면 산이고 논이고 밭이고 할 것 없이 다 금장이 손에 구멍이 뚫리고 뒤집히고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머슴들은 짜기나 한듯이 일하다 말고 후딱하면 금점으로들 내빼지 않는가. ②일꾼이 없어서 올엔 농사를 질 수 없으니 마느니 하고 동리에서는 떠들썩한다. 그리고 번동포농이 쫓아 호미를 내어던지고 강변으로 개울로 사금을 캐러 달아난다. 그러나 ③며칠 뒤에는 지까다비신에 다 옥당목을 떨치고 쵯자를 뽑는 것이 아닌가.
【다】양근댁 남편은 날마다 금점으로 감돌며 버력더미를 뒤지고 토록을 주워 온다. ④그걸 온종일 장판돌에다 갈면은 수가 좋으면 이삼원, 옥아도 칠팔십전 꼴은 매일 셈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면 쌀을 산다. 피륙을 끓는다. 떡을 한다. 장리를 놓는다---그런데 우리는 왜 늘 요 꼴인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메이는 듯 맥맥 한숨이 연발을 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집에 돌아와 떡 쌀을 담그었다. 낼은 뭘로 죽을 쑤어 먹을는지. 웃목에 웅크리고 앉아서 맞은 쪽에 자빠져 있는 남편을 곁눈으로 살짝 할겨 본다. 남들을 돌아다니며 잘두 금을 주워 오건만 저 망나닌 제 밭 하나를 다 버려두 금 한 톨 뭇 주워오나. 에, 에 변변치도 못한 사나이. 저도 모르게 얕은 한숨이 거푸 두 번을 터진다.
【라】암상을 참고 바르르 하다가 이윽고 아내는 등에 업은 어린아이를 끌러 들었다. 남편에게로 그대로 밀어던지니 아이는 까르르 하고 숨 모으는 소리를 친다.
그리고 아내는 돌아서서 혼잣말로, ⑤“콩밭에서 금을 딴다는 숙맥도 있담.” 하고 빗대놓고 비양거린다. / “이년아 뭐.”/ 남편은 대뜸 달겨들며 그 볼치에다 다시 울찬 황밤을 주었다. / “너허구 안산다. 오늘루 가거라.” / 아내를 와락 떠다 밀어 논둑에 젖혀 놓고 그 허구리를 발길로 퍽 질렀다. 아내는 입을 헉하고 벌린다.
3. 등장 인물의 내적 갈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단락은?
4. 서술자의 시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단락은?
5.【가】를 보면, 영식은 밭에서 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땅을 계속 팔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밑줄 친 ①~⑤ 중 무엇이겠는가?
6. 밑줄 친 ①~⑤ 중 이 작품의 주제를 암시할 수 있는 것은?
7. 영식의 처지를 나타내 주는 말로 가장 적당한 것은?
① 우물에 가 숭늉 찾는다. ② 속빈 강정 ③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한다
④ 산돼지 잡으려다 집돼지 놓쳤다. ⑤ 비단옷 입고 밤길 걷기
1. ③ 2. ③ 3. 다 4. 나 5. ① 6.⑤ 7.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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