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 해설 / 장정심
by 송화은율
국화 / 장정심
이해와 감상
제재이자 소재가 된 `국화'는 꽃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나라꽃을 가리킨다.
본디 시집에 한자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내용에 무궁화가 주된 소재로 등장함을 보아 이를 알 수 있다. 이 시는 1934년 간행된 시집 『금선』에 수록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민족의식을 주제로 한 많은 작품이 실려 있다.
이렇게 강렬하고 노골적인 민족의식을 드러낸 시집이 그 시절에 어떻게 간행될 수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인데, 시행을 살펴보면 여러모로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려 한 흔적을 볼 수 있기는 하다. 국화를 굳이 한자로 표시하지 않은 것도 그 까닭일 것이다.
내용의 골자는 간명하다. 첫연의 경우, 활짝 핀 무궁화를 아무나 탐내어 꺽어가지만, 한없이 새로 피어나므로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한다. 탐내어 꺾어간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주권과 생존을 노리는 세력의 준동을 의미하는 것이나, 줄기찬 생명력으로 그 난관을 넉넉히 이겨낼 것이라는 의지를 노래했다.
두번째 연은 뜻이 이보다 더 심각하다. 흰 무궁화와 붉은 무궁화를 함께 마음 속에 꽂았으니 꿈에도 잊지 않으리라고 하고 그 목적어를 숨겼는데, 그것은 바로 조국일 것이다.
이 시의 형식은 시조를 닮았다. 그러나 시인이 시조라 의식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시인은 같은 시집의 뒷부분에 시조를 따로 명시해 모아두었기 때문이다. 시인 장점심은 강렬하고 굳은 목소리로 민족적 절개와 신념을 시에 담아 놓았다. 이를 통해 그의 보기 드문 의기가 우리 문학의 힘찬 줄기를 잇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설: 이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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