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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미 마을에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 사당을 다녀오며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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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미 마을에서 /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 사당을 다녀오며 / 도종환

 

 

`단재 신채호 선생 사당을 다녀오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는 시인이 지향하는 청정한 민족의식을 읽게 해 준다. 늦겨울의 눈발이 내리는 인적 드문 고두미 마을은 을씨년스럽고 적막하다. 시인은 이 적막한 여백에 단재 신채호 선생에 대한 상상력을 펼친다. 단재 선생은 복숭 꽃 가지 끝에 봄물이 타는 절기에 이 땅에 돌아온다. 그는 `쪽발이 발에 채이기 싫어' 구들장 밑에 오그려 누워 지낸다. 그의 이러한 주체성과 민족애의 기개는 오십 년 지난 물소리가 비켜 흐르는 고귀한 정신임을 시인은 날카롭게 직시한다. 선생의 높은 민족애와 지절은 오늘날 이 땅의 `진달래 창꽃들'로 피어나서 마을을 내려보고 있다. 마지막 부분의 `이 땅에 누가 남아 내 살 네 살 썩 비어 / 고우나 고운 핏덩이를 줄줄줄 흘리련가'라는 표현은 오늘날 반드시 단재 선생의 헌신적인 정신이 계승되야 한다는 강한 결의의 표출이다. 군사 독재의 불온한 시대에 단재 선생의 사당을 찾아서 그 고매한 민족정신을 기리고 환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이미 이 땅에 더 이상 불의는 용인될 수 없다는 저항과 항거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해설: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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