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甲骨)길- 도광의
by 송화은율반응형
갑골(甲骨)길 - 도광의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시골의 한적한 오솔길의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순박한 농촌살이의 정서를 정겹게 드러내고 있다. 노총각 한 선생이 뼈모양의 하얀 갑골길을 바라보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당의 고색창연한 기왓골이 그늘 깊은 고전적 순후미를 더해준다. 한 선생은 어느덧 옛날로 돌아간다. 그는 명절날 분홍 치맛자락을 뽐내며 이 길을 지나던 아낙네의 모습, 쪽빛 가을 강이 주는 외로움을 추억 속에서 아련히 만난다. 백양나무 교정에서 망연히 추억의 비탈길을 걷던,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 한 선생은 문득 유년의 여선생을 떠올리기도 하리라. 이처럼 이 시에서 그리고 있는 갑골길은 마치 모든 사람들의 고향길처럼 따뜻하고 친근하게 여겨진다. 이 시의 마지막 행에서 한선생이 바라보는 `편(片)구름'은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고향하늘을 생각하게 하는 매개이기도 하다.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은 매우 쉽고 평이한 언어와 서술방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하여 급박하게 회전하는 삶의 회로망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고향의 여유로움을 회상하는 틈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라고 할 것이다. [해설: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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