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檢察官) /고골리(N.V.Gogoli) 작
by 송화은율검찰관(檢察官) /고골리(N.V.Gogoli) 작
작품의 아우트 라인
이것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주류인 비판적 리얼리즘의 원류(原流)가 된 사회풍자극(社會諷刺劇)이 걸작이다. 장편 『죽은 넋』과 마찬가지로, 제재(題材)는 푸시킨에서 얻은 것이다.
이 희극은 러시아의 어느 자그마한 지방 도시에서 일어난다. 이 도시는, 뇌물 먹기를 좋아하는 시장과 악당이자 얼빠진 시청 공무원들에게 지배되고 있으면, 부패로 가득 차 있다. 수도(首都)에서 검찰관이 암행 시찰(暗行視察)을 온다는 소문이 도는 속에서, 온 도시가 야단법석을 떨고 있을 때, 프레스타코프라는 심상치 않은 얼굴을 한 낯선 젊은이가, 이 도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여관에 투숙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몸가짐이 보통이 아니라는 소식이 시장의 귀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젊은이는 사실은 수도에서 도박과 방탕으로 신세를 망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있는 청년에 지나지 않지만, 누구 나가 이 사내야말로 암행 검찰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은 즉시 자택에서 근사한 환영회를 베풀고, 이 젊은이에게 뇌물을 주며 극진히 대접한다. 젊은이는 우쭐해진데다가 바람기까지 일으켜, 시장의 딸에게 결혼을 신청한다. 시장은 수도에서 입신 출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젊은이는 뜻하지 않은 선물과 돈이 두툼히 생겼기 때문에, 가짜가 드러나기 전에 줄행랑을 놓는다. 축하객들로 들끓고 있는 시장 집에, 우체국장이 한 통의 편지를 가지고 뛰어든다. 젊은이가 페데르부르크의 친구한테 보낸 자랑 편지로써, 자기를 검찰관으로 착각한 얼간이 바보들을 비웃고, 시청 관리 한사람 한사람에게 지독한 별명까지 붙여 주고 있다. 시장과 관리들이 아연 실색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진짜 검찰관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일동이 눈만 동그랗게 뜬 채, 화석처럼 침묵 속에 빠져 있는데 막이 내린다.
주인공 하이라이트
작자가 배우 제위에게 주는 주의는, 「프레스타코프는 23살 가량의 늘씬한 청년, 얼굴은 조금 번지르르하게 생겼지만, 말하는 것 행하는 것이 아무런 조심성도 없다. 그 말은 단편적(斷片的)이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 댄다.」고 되어 있다. 즉, 주인공은 자만(自慢)과 허영을 즐기는, 경박한 젊은이로서 자기를 중요 인물, 장군, 대작가라고 나발을 불고, 자기 스스로 자기의 하찮은 변설(辯舌)에 도취하는 그런 위인이다. 지독한 허풍선이면서, 속은 텅 비어 있다. 평범하고 무서운 공허의 상징이다. 고골리는 프레스타코프를 하나의 전형적 인물로 보고, 「누구나 프레스타코프가 된다. 적어도 몇 분 동안, 한 순간은 그렇게 된다. 한번도 프레스타코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말재주가 좋은 근위 사관(近衛士官), 정치가도, 혹은 죄많은 우리들 작가도, 때로는 프레스타코프가 된다」고 말하였다. 러시아에서는 그 후, 「프레스타코프시찌나(프레스타코프) (主義)」라는 말이, 「자만」「허풍」의 동의어로서 널리 쓰여지기에 이르렀다.
작자의 생애
고골리는 일생 아내를 얻지 않았고, 집도 없이 방랑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기인(奇人)의 부류에 속한다. 사진을 보아도, 어딘지 여성적인 데다가 좀처럼 호감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도 병약하고, 신경 과민이고, 동작이 침착하지 못하였다. 길게 늘어진 코, 뾰족한 턱, 창백한 얼굴, 가느다란 신체, 짧은 안짱다리, 여자 같은 날카로운 목소리 등등은 때로는 순교자 같기도 하고, 때로는 광대 같기도 했다고 한다. 투르게네프는, 그를 「빈틈이 없는 데다가, 병약하고, 대하기 징그러운 생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명문구 낙수
「네 상통이 삐뚜러졌는데, 거울을 보고 탓해서 무슨 소용이 있냐.」「무엇을 너희들을 웃고 있는 것이냐! 자기가 자기를 웃고 있는 꼴이다!」(『검찰관』최후의 장면에서 시장이 외치는 대사) *오늘날의 연극에서는, 이 대사는 관객을 향하여 뇌까려지는데, 폭소하고 있던 장내가 순간 조용해진다.
심화 자료
이 희곡은 궁정에서 큰 세력을 쥐고 있던 시인 쥬코프스키의 주선으로 겨우 햇빛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나 기이했기 때문에 관객은 아연해 있다가, 막이 내려서야 비로소 극장 전체가 박수의 소용돌이 속에 싸였다고 한다.
세계문학의 명작과 주인공 총해설에서 - 소봉파편- (일신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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