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江) 2 - 박두진
by 송화은율강(江) 2 - 박두진
<핵심 정리>
▶ 감상의 초점
박두진은 시집 <거미와 성좌>에서 전쟁 때문에 황폐해진 민족의 비극적 상황을 강한 어조로 고발하고 어두운 민족 현실을 구원하기 위한 역사 의식과 민족 의식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강은 이 시집의 주제 의식을 충실하게 반영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념으로 인해 빚어진 동족간의 살상과 반목, 갈등이 민족을 얼마나 비극적으로 만들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민족 정신이 무엇인가를 구명(究明)한다. 따라서 이 시에서는 시인의 현실적인 목적과 관념이 어떠한 언어로 상징화되었으며, 그 주제 의식은 무엇인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 성격 : 의지적, 상징적, 관념적
▶ 경향 : 주지주의적
▶ 운율 : 각운
▶ 어조 : 비장한 어조
▶ 특징 : 동물적 이미지의 대조적 표현
▶ 구성 : ① 미래에 대한 전망의 상징(제1-3연)
② 비극적인 현실 인식의 내용(제4,5연)
③ 예언적, 희망적인 전망(제6,7연)
▶ 제재 : 강
▶ 주제 : 전쟁의 비극적 현실과 극복의 전망
<연구 문제>
1. 이 시에서 ‘강’의 의미를 140자 정도로 쓰라.
<모범답> 강은 끊임없이 흘러 바다로 흘러간다는 속성 때문에 역사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시에서는 도도히 역사의 물결을 흘러가는 한민족의 심성을 나타낸다. 민족 상잔의 고통을 담고서 밝은 미래 세계로 힘차게 나아가는 민족의 영원한 생명력과 포용력을 상징하는 셈이다.
2. 이 시에 나타난 동물의 이미지를 두 종류로 나누어 100자 내외로 설명하라.
<모범답> 이 시에서 동물의 소재로 뱀, 독수리, 비둘기가 등장한다. ‘뱀, 독수리’는 민족의 미래와 상치되는 위협적인 갈등과 증오, 살상을 상징하며, ‘비둘기’는 이런 위험에 희생당한 민족과 약자를 나타낸다.
3. 박두진의 다른 작품 해와 이 작품을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쓰라.
<모범답> 해 역시 찬란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과 공통되지만, 해가 광복의 감격 속에서 솟구쳐 나온 순진하고도 낙관적인 꿈의 표현이었던 데 비해, 강에는 6·25의 민족적 비극과 그 이후의 사회적 갈등을 체험한 시인의 고통과 소망이 더 절실하게 담겨 있다.
4. (1)㉠이 어떤 때를 말하는지 짐작케 하는 시구를 찾아 쓰고, (2)그 말이 함축하는 의미를 70자 내외로 쓰라.
<모범답> (1) 비로소 햇살 아래 옷을 벗는
(2) ‘일체의 죽은 것’과 증오, 살육, 고통이 모두 떠내려가고 찬란하게 평화가 밝아 오는 아름다운 미래의어느 날을 뜻한다.
<감상의 길잡이>(1)
이 시는 다양한 형식적 실험이라든가 언어의 정서적 표현에 치중한 작품이라기보다는 비극적인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주제 의식이 강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시 강은 박두진의 앞선 시기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정서적 감수성은 배제되고, 현실적인 상황과 그 극복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들의 상징물로 평가될 수 있는 강은 동족 상잔의 처참성을 ‘피’와 ‘죽은 것’ 등의 비극적인 언어로 형상화하여 고통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평가된다.
강은 우리 문학 작품에서 ‘죽음’, ‘이별’, ‘역사’ 등의 내용을 상징하여 왔다. 이 시에서 강은 끊이지 않고 우리 겨레의 가슴 속에 흐르는 내면의 강인 셈인데, 이 강이 흘러가는 ‘바다’는 긍극적으로 자유와 평화 그리고 순결을 표상하고 있다. 이를테면, 강이 바다로 흘러가기까지는 많은 고통과 비극이 있지만, 겨레의 가슴 속에 도도히 흐르는 강의 속성을 간직하고 산다면 자유와 이상이 넘치는 바다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제1,2연에서 강물은 내일을 약속하며 유유한 침묵 속에 꽃을 수장해 가면서 바다로 흘러간다. 제1연의 숲이 혼란해진 전쟁의 상황을 나타낸 것이라면, 제2연과 제3연의 꽃은 전쟁에 희생된 소중한 생명을 자양분으로 하여 자란 겨레의 밝은 소망을 상징한다.
제4,5연에서는 강물이 숲에서 나오기 이전의 상황, 즉 민족의 분열과 고통의 시대였던 전쟁의 상황을 통찰한다. ‘죽은 것’이라든지, 위협적인 뱀의 비늘이라든지, 피로 물든 독수리의 날카로운 발톱은 비둘기처럼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겨레 모두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피로 물들였다. 하지만 시인은 이에 절망하지 않는데, 그것은 우리 민족에게는 이런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 의지와 미래가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6,7연에서, 바다로 가는 길이 피로 얼룩진 길이지만 그것은 소망스런 내일을 향한 피몸짓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이 시는 강에서 바다로 가는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을 넘어 아름다운 평화가 도래할 석을 믿는다는 의지와 확신을 노래한다.
<감상의 길잡이>(2)
이 시는 앞선 시대의 작품들이 보여 준 바 있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정서적 감수성은 사라진 대신, 현실적 상황과 그 극복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 작품이다. 박두진의 거미와 성좌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민족의 비극적 상황을 강한 어조로 고발하고 어두운 민족 현실을 구원하기 위한 역사 의식과 민족 의식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 시집이다. <강 2>는 바로 이 시집의 주제 의식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작품으로, 역사를 상징하는 ‘강’을 통해 고통으로 얼룩진 고난의 시대를 청산하고, 행복으로 가득찬 새로운 미래를 갈망하는 인간 역사를 노래하고 있다. 이념으로 인해 빚어진 동족 간의 갈등과 반목, 결국은 살상으로까지 이어진 민족의 비극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족 정신이 무엇인지 구명(究明)하고 있다.
‘강물은 아침 숲에서 흘러 나와 꽃에 젖어 흐르며 바다로 간다.’는 것이 이 작품의 대강의 줄거리이다. 여기에서 숲은 뱀과 독수리, 이리와 비둘기가 서로 죽이고, 할퀴고, 싸우며 살아가는 곳으로 폭력과 파괴, 분열과 증오로 얼룩진 공간의 상징이자,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의 상징이다. 그런데 그 강물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숲에서 흘러 나오는 순간, 밤새도록 어둠으로 덮여 침묵하고 있던 강물은 비로소 고운 색채를 띠게 된다. 그와 함께, 만약 아침이 오지 않는다면, 또는 아침이 늦게 온다면, 그 숲 속에서는 더욱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 계속되었을 것이라는 불안감마저도 깊은 강물 속으로 수장된다. 그리하여 아침이 돌아와 강물이 꽃에 젖어 흐르게 되자, 밤새도록 울부짖으며 싸우던 짐승들의 울음 소리는 마침내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아 일제히 사라지는 한편, 피를 흘리며 죽어간 일체의 것들도 흐르는 강물에 씻겨 바다로 떠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바다는 강이 지향하는 목표이자 종착지로서 인간 역사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화해와 합일, 평화와 사랑의 새 시대이지만, 강물은 바다로 쉽게 흘러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마지막 행에서 ‘강 흐름 핏무늿길 바다로 간다.’고 한 것이다. 그렇지만 시인의 비장한 어조 속에는 그러한 고난과 역경들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고통의 옛 역사를 끝내고 웅비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굳은 의지와 확신이 잘 나타나 있다.
<맥락 읽기>
1. 말하는 이는?
☞ 나
2. 노래하는 대상은?
☞ 강
3. 강은 어디에서 흘러 나오는가?
☞ 숲
4. 강물에는 무엇이 떠 내려오는가?
☞ 죽은 짐승의 시체들
☞ 무지개 피에 젖은 아침 숲 짐승 울음.
☞ 일체의 죽은 것은 떠내려가리
☞ 얼룽되는 배암 비늘 피발톱 독수리의,
☞ 이리떼 비둘기떼 깃쭉지와 울대뼈의 / 피로 물든 일체
5. 왜 죽은 짐승들이 떠 내려올까? 숲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 짐승들 사이에 싸움, 살륙, 파괴, 강자가 약자를 치는 일방적인 싸움, 비명 속에 서로 죽다.
6. 숲에서 흘러 나오면서 강이 겪는 변화는?
☞ 비로서 침묵이 유유히 채색되다.
☞ 꽃으로 수장한다.
☞ 꽃에 젖어 흐르리
☞ 비로소 햇살아래 옷을 벗다.
7. …비로소 채색…, …햇살 아래 옷을 벗는… 등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 밝음, 마음이 열림, 일단락됨, 어둠에서 벗어남, 희망……
<<시적 상황을 정리해보자.>>
☞ 그날 숲에서 싸운 시체들이 피에 젖어 강으로 떠 내려오고(살륙과 투쟁의 잔재를 갖고 온 강이 흐르다가 숲에서 벗어나면서) 채색되고 햇살 아래로 나오는 변화를 겪는다.
8. 이런 변화가 시작되는 때는 언제인가?
☞ 그날
9. 이 날 강물은 어디로 흘러 가는가?
☞ 바다
10. 바다에 가 닿는 날은 언제일 것 같은가?
☞ 내일
11. 강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것 같은 데 흔히 어떤 함축적 의미를 지니는가? ☞ 죽음, 이별, 역사, 세월…
12.이 시에서 강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 역사
13. 그렇다면 강위에 떠 내려온 죽음의 시체는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나?
☞ 살륙, 전쟁으로 인한 살상의 흔적.
14. 현대(역)사에서 어떤 사건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나?
☞ 육이오 전쟁
15. 그렇다면, 강이 숲에서 나와 마침내 바다로 흘러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 지는가?
☞ 고난과 살륙의 세계가 사라지고, 분열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통합의 시대.
16. 시적 화자는 이런 강을 보며 어떻게 행동하려 하는가?
☞ (시적 화자도) 강 흐름 핏무늬길 바다로 간다.
17. “내가 바다로 간다.”는 말의 속뜻은?
☞ 내 마음도 강물에 동조하여 강물에 실려 간다.
<생각해 볼 거리>
1. 강의 흐름을 통해 시적 화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2. 만약 여러분이 이런 강 기슭( 혹은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 까? 각자 애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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