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갈대 바다 저편 / 요점정리 / 조성기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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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조성기(趙星基: 1950- )

경남 고성 출생. 서울대 법대 졸업. 1970년 단편 <만화경(萬花鏡)>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그는 미성숙한 개인이 세계 안에서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그려 내면서 삶의 근원적인 자각을 다루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근조절기(謹弔節期)>, <라하트 하헤렙>, <야훼의 밤>, <가시 둥지>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1970년대
인물 : 성민 - 서울대 법대 학생. 가족이 기대하는 고시를 포기하고 종교의
              길로 들어섬.
       만현 - 인도 철학과 학생. 성민의 고교 친구. 성민에게 형이상학적
             순수의 파탄을 보여주 어 세상의 한 어둠을 인식케 함.
       완숙 - 성민의 국교 친구. 문학적 순수를 느끼나, 결국 자기 삶을
             찾지 못하고 방황함. 성민을 종교의 길로 인도함.
       영철 - 법대 친구. 사회적 정의를 대변하는 인물. 사회적 시대적
             현실을 고뇌하다가 정신 이상으로 죽음.
주제 : 순수의 상실을 통한 인간의 근원적인 자기 각성.

 

이해와 감상

  <갈대 바다 저편>은 <야훼의 밤>(3부작)의 제1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1968년 주인공 성민이 대학에 입학하였은 때부터 4년간의 대학 생활 기간이다. 한마디로 성민이라는 명민하고 순수한 대학생 주인공의 학창 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성민, 그리고 그의 주변 인물인 만현, 완숙, 영철 등의 인간 관계에서 벌어지는 성민의 성숙 과정은 이 소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된다.

성민은 매우 뛰어난 두뇌를 지닌 인물로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별로 공부를 하지 않고도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다. 따라서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으나, 그는 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찾겠다는 자의식이 강하다. 아버지는 고시에 꼭 합격해야 한다는 고시 편집증에 빠져 성민에게 고시를 강요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순수의 상실을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자신의 근원적인 삶에 눈뜨게 된다.

성민의 삶에 첫 번째 문을 열어 주는 친구가 만현이다. 만현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였다. 그는 성민에게 삶의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해 눈뜨게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조숙한 사고를 하였으며 대학도 인도 철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만현의 형이상학적 순수는 너무나 어처구니없이 무너져 버린다. 만현은 자신이 선택한 대학에 대해 실망에 빠지게 되고 정신적 파탄에 이르러 죽음까지 준비한다. 결국 만현이 성민에게 증명해 준 형이상학적 순수의 파탄은 그에게 성숙의 한 단계가 되었으며 성민은 또 다른 세계를 찾게 된다.

성민이 다음으로 찾은 세계는 완숙과의 만남을 통해서이다. 완숙은 성민의 국민학교 동창생으로서 어릴 때의 문학적 순수를 상기시킨다. 대학 입학 후, 우연한 기회에 완숙을 다시 만난 성민은 완숙에 대한 과거의 추억을 통하여 문학적 예술적 순수의 세계에 몰입한다. 외적으로 변해 버린 완숙의 순수성에 대한 성민의 기대감은 바로 그의 문학적 순수에 대한 열정이 변화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재의 완숙은 과거의 문학적 순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 않음이 확인된다.

세상의 소녀 시절의 완숙이 지녔던 그 맑은 문학적 순수를 그대로 두지 않고 오히려 형편없이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 하나 확인되는 완숙의 정신적 육체적 상처는 심각해진다. 그녀는 고등학교 은사와의 육체 관계를 계속 가지고 있으며, 기독교 쪽에서 배회하다가 나중에는 불교 쪽에서 배회한다.

이러한 완숙의 파탄은 성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던져 주지만, 결국 성민의 세계 이해의 폭을 넓혀 주는 계기가 된다. 아름다운 문학적 순수가 이 세상의 세파에 부딪쳐 어떻게 난파하는가를 봄으로써 성민은 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또 한꺼풀의 어둠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한편, 완숙은 문학적 순수의 상실을 통한 성숙의 계시를 성민에게 주기도 하였지만, 그보다 더 큰 인생의 계기를 성민에게 준다. 그것은 성민에게 기독교를 만나게 해 준 점이다. 문학적 순수의 파탄이 기독교 세계로 옮겨 갔다는 사실은 매우 암시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민의 삶을 결정적으로 좌우한 계기는 문학적 순수의 파탄과 관련된다.

다음의 세계는 가난한 시골 출신 학생인 영철과의 만남을 통해서이다. 영철은 리더십이 강하고 사회적 정의에 관심이 많은 인물로서 그의 법대 친구이다. 영철은 사회적 정의라는 순수를 대변한다. 그는 우리 사회의 거짓과 타락과 불평 등을 고뇌하다가 결국 정신 이상이 되어 버린다.

영철은 민주주의와 순수를 위하여 자신을 소멸시켜야 한다고 말하고는 매일 나돌아다니면서 웨딩 드레스를 입고 역사적 인물들의 무덤을 찾아 다닌다. 이러한 영철의 광기와 죽음은 당시 대학을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었던 사회적 정의의 순수가 파탄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성민은 영철의 죽음을 통하여 또 하나의 어둠을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자기 삶을 추구하려는 성민의 방황에는 할머니의 병, 아버지의 고시 편집증, 성수의 가출과 다리 절단 등등의 일그러진 가족들의 삶의 파탄이 깊게 결부되어 있다. 결국 성민은 처참한 가족들을 외면하고 고시를 포기하고 종교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러한 자기 선택은 큰 고통이 따랐으나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이 또 다른 자기 파탄을 불러온다는 것을, 세상의 어둠을 통해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갈대 바다 저편>은 성민이라는 한 개인이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순수의 상실을 통해서 근원적인 삶의 길로 나아가는 성숙의 과정을 다룬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순수의 상실을 가져 오는 어둠은 상당 부분이 70년대 우리 사회의 어둠이 배경이 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모든 순수한 영혼들에게 참혹한 상처를 남기는, 이 시대에 대한 고발의 소리를 담고 있다. <이남호, [70년대 젊음의 성장 체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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