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극(假面劇)의 주제 및 가면의 기능
by 송화은율가면극(假面劇)
: 가면(탈)을 쓰고 하는 민속극. 고대 그리스의 극이나, 우리 나라 산대 놀음 등.
(가면극, 인형극의 상위 개념인) <민속극(民俗劇)>
가면극의 자료 분포
① 강릉 관노 탈놀이
② 하회 별신(別神) 굿놀이
③ 야류(野遊, 들놀음) : 주로 부산 근처에 분포
㉠ 동래야류
㉡ 수영야류
④ 오광대 : 경남 지방 분포. 다섯 광대가 나오기에, 또는 다섯 과장으로 되어 있기에 오광대라 함
㉠ 통영오광대 : 충무시
㉡ 고성오광대
㉢ 진주오광대
㉣ 마산오광대
⑤ 산대(山臺)놀이 : 서울 및 서울 근교
㉠ 양주별산대
⑥ 해서(海西) 탈춤 : 황해도 일대 가면극
㉠ 봉산 탈춤
㉡ 해주 탈춤
㉢ 강령 탈춤
⑦ 사당패의 덧보기 : 유랑집단인 사당패의 공연 가면극
가면극의 주제와 사회 의식
양반은 모든 가면극에서 반드시 등장하는데, 양반에 대한 풍자의 방식이 다양하다. 우선 양반의 가면이 <이즈러져 있거나 병신>으로 되어 있어 부정적 인물임을 나타낸다. 특히, <야류와 오광대>에서는 여러 가지 병신 모습의 양반들이 다수 등장하여 자기들끼리 지체를 다투면서 서로의 약점을 폭로한다. 그리고 영노라는 괴물(용)이 나와 양반을 잡아먹겠다고 덤비는데, 이 과정에서 양반은 더럽고 추악한 대상으로 비유되면서 권위와 체통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여러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며 가장 내용이 풍부하고 효과적인 양반 풍자의 방식은 <말뚝이라는 민중적 항거의 전형적 인물>에 의하여 진행된다. 양반이 하는 일이라고는 심심풀이로 시를 짓거나 지체를 자랑하거나, 하인인 말뚝이를 불러 꾸짖는 것밖에 없다. 양반은 위엄 있게 꾸짖고 철저히 억압한다. 말뚝이는 양반에게 형식적으로 복종하는 체하면서 실질적으로 양반들을 우스꽝스러운 바보로 비하시킨다. 말뚝이는 양반의 어법을 흉내내며 뜻을 뒤집는 회인(회인)을 자주 사용하기에 풍자는 더욱 효과적이다. 양반 과장은 양반의 신분적 특권을 비판하고 말뚝이로 집약되는 민중의 활력을 개방하기 위해서 민중을 억압하는 봉건적 특권을 철폐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고취하고 있다.
가면의 기능
(1) 말뚝이
자연적 재난(꿩)을 물리치는 포수의 역할이 사회적 재난(양반)을 물리치는 말뚝이의 역할로 전이됐다는 조동일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양반 마당은 인겨탈인 말뚝이가 인격탈인 양반을 퇴치하는 준벽사(準辟邪) 마당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포수탈>꿩, 말뚝이>양반’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는 데는 중간 단계가 생략되어 있기에 논리의 비약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필자는 처용과 영노가 모두 용(龍)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서, 처용가무와 영노마당과 양반마당을 연계시킴으로써 말뚝이가 영노 같은 벽사가면의 변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각각의 갈등 구조를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퇴치자 | 피퇴치자 | ||
(가) 처용가무 | 처용 | ⇨ | 역신 |
(나) 영노마당 | 영노 | ⇨ | 양반 |
(다) 양반마당 | 말뚝이 | ⇨ | 양반 |
(가)는 인태신격가면(人態神格假面, 처용)이 인태신격가면(역신)을 퇴치하는 경우이고, (나)는 신격동물가면이 인격가면을 퇴치(징계)하는 경우이고, (다)는 인격탈이 인격탈과 대결하는 경우이다. 그런데 처용은 동해 용자(龍子)이기에 영노와 마찬가지로 신격은 용신이고, (나)의 양반은 (다)의 양반과 동일하기 때문에, (나)는 (가)와 (다)의 중간단계에 해당한다. 요컨대 선신(善神)의 힘에 의해 악신을 퇴치하려는 굿에서, 선신의 힘에 의해 악인을 징계하는 단계를 거쳐, 선인이 악인을 패배시키는 연극으로 발전해 온 것이다. 따라서, 말뚝이는 처용과 영노 같은 벽사가면의 성격과 기능을 계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강령·봉산 탈춤과 양주·송파 산대놀이의 노장마당 또는 취발이마당에서 노장과 대결하는 취발이는 가면이 벽사색인 붉은 색이고, 귀롱나뭇가지로 노장을 귀신 쫓듯이 물리치는 점 등에서 벽사가면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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