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아침 이미지 - 박남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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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미지 -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후략>


<핵심 정리>

감상의 초점

일상 생활에 젖어 살다 보면 별다른 감회 없이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시인은 어둠으로부터 빛 속으로 나온 사물들의 인상을 개벽(開闢)을 보는 듯한 감격과 경탄으로 맞이하고 있다. 밝고 건강하고 즐겁고 생산적인 아침의 근원적인 모습을 그려 보게 하는 즉물적(卽物的)인 시이다.

이 시는 논리적인 것을 극복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가슴으로 시를 쓰기보다는 머리로써 시를 쓰고자 하면 시의 이미지가 신선하고 다양해야 한다. 아침의 영상미를 어떻게 그려 내고 있는가를 살펴보자.

성격 : 주지적, 즉물적, 회화적

특징 : 시간적 적개.

공감각적 표현 : ‘금으로울림’. (아침의 절정)

시상을 응결시킨 주제어의 제시 : ‘개벽

표현 : 언어 기능이 갖는 색채, 음향, 내용을 조화롭게 구사함.

구성 : : 물상의 생성(1,2)

: 어둠의 소멸(3-5)

: 물상의 잔치(6-10)

: 아침의 보람(9-12)

제재 : 아침의 본질

주제 : 광명한 아침을 맞이하는 만상의 생동미. (아침의 본질적 건강미)

 

<연구 문제>

1. 시간의 진행에 따라 작품 전체의 이미지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50자 정도로 쓰라.

<모범답> 시간의 진행에 따라 마치 천지가 처음 생겨나는 개벽(開闢)과 같이 어둠의 세계에서 밝음의 세계로 변한다.

 

2. ‘어둠은땅 위에 굴복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을 표현한 것인지 70자 정도로 쓰라.

<모범답> 어둠은 만상을 잉태하고 포용하는 근원자로서, 만물을 품고 있다가 아침에 존재의 모습을 하나하나 드러나게 하고 사라진다.

 

3. 이 시에 쓰인 공감각적 이미지는 작품 전체의 시상 전개에 어떻게 이바지하고 있는지 120자 정도로 쓰라.

<모범답> 앞 부분의 어둠에 대한 묘사로부터 출발하여, ‘금으로울림이란 공감각을 사용하여 태양의 햇살을 즐거운 메아리와 겹치게 함으로써 선명함, 강렬함, 신선함의 절정을 제시하여 다음에 개벽을 하는 듯하다는 마무리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4. 이 시에서 다음 각각에 해당하는 시어를 찾아 쓰라.

<모범답> (1) ‘’, ‘’, ‘을 포괄하는 시어 : 물상(物象)

(2) 시상이 응결되어 있는 시어 : 개벽(開闢)

 

 

<감상의 길잡이>(1)

지은이는 이 시에 대해서 밤에는 모든 물상(物象)들이 어둠에 묻혀 버려 그 형상을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던 것이 아침이 되면 밝음 속에 그 본래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하여 어둠의 세계인 밤과는 전혀 다른, 생동하는 밝음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러한 아침의 건강한 모습을 그려 본 즉물적(卽物的)인 시다.”라고 말한다.

 

이 시에서 어둠은 긍정적, 생산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사물들이 빛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이 시인은 어둠이 그 사물들을 낳는다고 표현했다. 즉 어둠이 만물을 품고 있다가 내어 보내는 것처럼 느낀 것이다. 어둠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우리의 통념인데 시인은 이 시에서 만상을 포용하고 잉태하는 근원, 생명의 모태로 보았다.

 

그리고 시간적 순서에 의해 시상이 전개되었기 때문에 시 전반부의 주제는 어둠이고 후반부의 주제는 물상으로 되어 있다. , ‘노동의 시간은 자연적 생의 율동에서 의욕적인 삶의 움직임으로 건강하게 확대된 이미지다. ‘금으로 타는울림은 활기차고 밝은 아침의 절정이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도 어둠 속에 있던 사물들이 빛 아래 움직이는 모습은 한 세상이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바뀌는 개벽과도 같게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이미지도 이 시의 매력이다. 이미지는 주로 비유에 의해 형성되고 독자들에게 감각이라는 가장 직접적인 통로를 통하여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감각적 체험과 관계가 있는 일체의 낱말은 모두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된 이 작품은 의미와 함께 독자들이 상상적 체험을 통하여 느끼는 인상이 중요시된다. 그러므로 어둠은낳는다는 구절이나 금으로 타는울림같은 구절은 독자들이 체험을 되살리면서 그려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는 아침의 건강성과 생동하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하여 모든 이미지가 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미지의 신선한 감각이 이 시의 특징이다.

 

<감상의 길잡이>(2)

이 시는 제목이 말해 주듯 아침에 대한 근원적 본질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박남수는 모든 사물의 원초적 세계로 돌아가, 그 본질적 건강성을 회복하는데 주력하는 시작(詩作) 방법의 하나로 이미지를 중시하였다. 그는 감각적 체험과 관련 있는 모든 단어가 이미지가 될 수 있으며, 그것들이 생명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상상력에 호소하도록 의도된 것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창작된 이 시는 결백한 서경적 조소성(彫塑性)에 의한 생생한 이미지로써 건강한 아침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미지의 신선한 감각은 이 시의 최대 장점이지만, 이 시는 가슴에서 나온 감흥(感興)의 시가 아닌, 두뇌로 쓰는 지적(知的)인 시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시가 논리적이라거나 작품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12행의 단연시인 이 시는 시간적 흐름에 따른 추보식 구성으로 기결의 네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12행의 첫째 단락에서는 물상의 생성을 어둠 속에 있던 이 아침이 되어 제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로 쓰이는 어둠을 이 시에서는 낳고낳는다라는 표현을 통해 온갖 물상을 잉태하는 생명의 모태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그리고 있다. 35행의 둘째 단락에서는 어둠이 아침과 자리를 바꾸는 모습을 서술함으로써 어둠의 소멸을 보여 주고 있다. 여기서 굴복한다는 표현은 어둠이 사라져 버린다는 뜻이다. 610행의 셋째 단락에서는 물상의 잔치를 노래하고 있다. 밤새도록 어둠 속에서 무거운 어깨로 있던 물상들이 마침내 아침 햇살을 받음으로써 자연적 생의 율동을 회복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의욕적인 삶의 움직임으로까지 확대된 건강한 모습을 회화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이라는 구절은 시각을 청각으로 전이시킨 공감각적 이미지의 표현이다. 1112행의 넷째 단락은 아침의 신비로움을 개벽이라는 시어로 집약하여 시상을 응결시키고 있다.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삼라만상이 아침 햇살이라는 생명수를 받아 먹고 긴 잠에서 깨어나 힘차게 날개를 퍼덕거리는 것 같은 아침의 생동감이 아침이면, / 세상은 개벽을 한다는 시행 속에 함축되어 있다. 이같이 생동감 넘치는 아침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많은 동사(動詞)를 사용하는 한편, 이러한 아침에서 얻어진 밝고 신선한 느낌을 회화적 이미지로 그려냄으로써 이미지스트로서의 박남수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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