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초롱불 - 박남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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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수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박남수의 두 번째 추천작으로 그의 초기시가 지향했던 섬세한 서정과 토속적인 시세계를 짐작하게 해 주는 작품이다. ‘초롱이란 대나무를 잘게 잘라 만든 살 위에 종이를 씌우고, 그 속에다 촛불을 켜는 기구이다. 그것을 막대기에 매달아 들고 다닐 때면, 촛불이 꺼질 듯 흔들린다. 초롱불은 문명의 발달로 인해 점차 사라져 가는 모든 전통적인 것의 대유로, 시인은 이것을 통해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초롱불원두막옛 성터등과 같은 향토적 정서를 드러내는 시어로써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234연을 모두 산문투의 문장으로 배치시킴으로써 유장한 리듬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일반적 산문시와는 달리 간결한 느낌을 주고 있다.

 

1연에서는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 풍경을 제시하여 초롱불을 잃어버린 화자의 정황을 드러내고 있으며, 2연에서는 초롱불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풀 짚는 소리 따라라는 구절을 통해 소멸되어 가는 우리의 향토적인 것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고 있다. 34연에서는 초롱불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산턱 원두막이나 무너진 옛 성터를 찾아갈 때면, 언제나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 주던 초롱불이었지만, ‘꺼진 듯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을 통해 이제는 더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문명의 이기(利器)에 밀려 사라져 버리는 현실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5연에서는 조용히 흔들리던 초롱불의 아련한 모습을 제시하는 한편, 그것을 바라보는 화자의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말없음표 속에 함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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