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 박남수
by 송화은율종소리 - 박남수
<핵심 정리>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박남수의 후기 대표작으로 이미지에 의한 표현을 중시하고, 인간 존재의 가치를 탐구한 주지시다. 종 소리를 의인화하여 자유를 향한 비상(飛翔)과 확신을 남성적, 역동적 심상으로 노래하였다.
관념의 표상으로 인식되기 쉬운 ‘종’을 이미지로 형상화하면서도 현대적 지성과 융합된 세련된 통일체를 이루었다.
울려 퍼지는 종 소리의 이미지가 형상화된 것은 무엇의 의인화인가? 종 소리의 이미지 변신은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 성격 : 주지적
▶ 어조 : ‘청동, 진폭, 칠흑, 천상, 터지는’ 등의 시어들을 선택하여, 객관적 상관물을 사용하는 주지시치고는 어조가 격앙됨.
▶ 표현 : 의인법, 도치법, 은유법
▶ 구성 : ① 울려 퍼지는 종 소리의 이미지---새, 울음, 소리(1연)
② 인종(忍從)의 끝(2연)
③ 종 소리의 변신---푸름, 웃음, 악기(3연)
④ 종 소리의 변신---뇌성, 음향(4연)
▶ 제재 : 종 소리가 환기하는 역사의 의미
▶ 주제 : 자유의 확산과 그 기세
<연구 문제>
1. ㉠의 동기는 무엇인가?
<모범답> 자유를 구속당했던 역사의 암흑 시대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2. 제2연의 시점과 진술상의 특징을 다른 연과 대조하여 쓰라.
<모범답> 다른 연은 모두 화자인 ‘나’의 독백 형식이나, 제2연은 화자가 외부에서 독백하는 형식이다.
3. ‘종 소리’의 심상을 환기시키는 객관적 상관물을 모두 찾아 그 이미지가 환기하는 공통점을 70자 내외로 쓰라.
<모범답> ‘종 소리’의 심상은 ‘새, 울음, 소리, 푸름, 웃음, 악기, 뇌성, 음향’인데, 모두 공통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으로의 지향과 확산의 기세를 함축하고 있다.
4. ㉡이 표상하는 것을 한 문장으로 쓰라.
<모범답> 종 소리의 떨리며 울려 퍼지는 상태를, 날아가는 새들의 몸짓으로 비유한 말로서 ‘새’는 자유를 표상한다.
5. ㉢이 암시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모범답> 자유를 억압하는 횡포에 저항한다는 뜻이다.
<감상의 길잡이>(1)
박남수의 시는 본디 사상이나 윤리 같은 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관념은 깊이 감추어지고, 드러나는 것은 참신하고도 낯선 이미지들이다. 이미지가 거느리는 배경이나 언어 표현의 암시성이 그의 시에서는 중요시된다. 이 시도 예외는 아니다. 참신하고 역동적인 심상들이 출렁이고 있다.
‘나’는 ‘종 소리’를 의인화한 것인 바, 오랜 인종(忍從) 끝에 역사의 질곡을 박차고 나가는 시인의 자유를 향한 비상(飛翔)과 신념을 이 시는 노래하고 있다.
소리가 청동의 벽에 갇혀 있는 동안, 즉 종이 울리지 않는 동안은 칠흑의 감옥과도 같다고 화자는 말한다. 오랜 인종(忍從) 끝에 ‘나’는 ‘진폭의 새’가 되고, ‘울음’이 되고, ‘소리’가 되어 청동의 표면을 떠난다. 그 종 소리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 들의 ‘푸름’을 되찾아 주고, 꽃의 ‘웃음’을 되찾아 주고, 천상의 ‘악기’를 울리게 하여 역사의 질곡에 갇힌 세상을 자유롭고 평화롭게 한다. 소리가 청동의 벽에서 풀려나는 순간 그 자신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물론 세상을 평화롭게 한다는 뜻이 이 시에는 담겨져 있다고 하겠다.
이 시의 어조는 우람하고 그에 걸맞게 포괄하는 세계도 광막하다. 참신하고 질감 있는 심상 속에 삶과 역사의 심상까지 함축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를 한국 모더니즘 시에서 드물게 성공적인 것으로 돋보이게 한다.
한편, 김광균의 심상들은 그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감상적인 색조에 젖어 있음에 반하여 박남수의 심상들은 정감을 상당 부분 거세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하겠다.
<감상의 길잡이>(2)
이 시는 박남수의 후기 대표작으로 관념의 표상으로만 인식하기 쉬운 ‘종’을 세련된 감각과 심상의 조형(造形)으로 형상화하여 자유를 향한 비상(飛翔)과 확신을 노래하고 있다.
주지적 계열에 속하는 이 작품은 표현 형식면에서도 시인의 지성적 통제가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전 4연이 모두 4행씩인 질서 있는 구성과 함께 각 연의 종결 방법이 동일하다. 즉, 1․2연과 3․4연을 각각 부사형과 서술 종결 어미로 끝맺고 있어 주지주의 시인으로 변모한 그의 후기시 세계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은 ‘청동의 벽’인 종의 몸체를 ‘칠흑의 감방’으로, 울리지 않는 상태의 종소리를 어두운 감옥에 가두어 놓은 ‘억압’으로 보고 있을 뿐 아니라, 그로부터 울려 나오는 종소리를 ‘푸름’․‘웃음’․‘악기’․‘뇌성’ 등으로 변신하며 퍼져 나가는 ‘자유’의 모습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리하여 종소리는 ‘청동의 표면’에서 떠난 한 마리 ‘진폭의 새가’ 된 다음, 마침내 ‘광막한 울음’을 우는 거대한 ‘하나의 소리’가 되어 인간의 삶과 꿈, 그리고 역사를 잉태하고 무한한 자유의 공간으로 퍼져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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