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소설가
by 송화은율
황순원(黃順元, 1915- )
· 소설가. 평남 대동군 생. 와세다 대학 영문과 졸
· 1929년 평양 숭덕소학교 졸업 후 정주 오산중학교를 거쳐 평양 숭실중학에서 문학 수업
· 1931년 시 <나의 꿈>을 [동광]에 발표,
· 1934년 동경 와세다 대학 영문과 진학
· 이에 모더니즘 경향의 두 번 째 시집 [골동품] 발간
· 1935년 [삼사문학(三四文學)]의 동인으로 활동.
· 시집 : [방가(放歌)](1934), [골동품](36) 발간 후 소설로 전향
· 1940년 단편집 [늪]을 계기로 소설로 전향.
· 초기작품경향 : 41년 [인문평론]에 발표한 <별>, <그늘> 등에서 현실적 삶의 모습보다는 주 로 동화적인 낙원이나 유년기의 순진한 세계를 담은 환상적이고 심리적 경향의 단편을 발표
· 경희대 교수 재직하면서 <목넘이 마을의 개>, <독 짖는 늙은이>, <과부> 등 단편과, <인간 접목> 등 장편발표
· 후기작품경향 :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분열이 남긴 비극적 상황과 비인간화 경향을 폭로
· 1955년 <카인의 후예>로 자유문학상 수상.
· 1961년 전쟁에 나간 젊은이의 정신적 방황과 좌절을 묘사한 장편 <나무들 비탈에 서다>로 예술원상 수상.
· 주요 작품 연보
- <별>(1941), <기러기>, <황노인>(1942), <독짓는 늙은이>, <눈>(1944, 광복 후 발표)
- <목넘이 마을의 개>(1948, 단편집), <어둠 속에 찍힌 판화>(1951), <목숨>(1952)
- <소나기>(1953), <카인의 후예>(1954, 장편)
- <학>(1956, 단편집), <인간접목>(1957, 장편),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0, 장편)
- <일월>(1964, 장편), [탈](1976, 단편집),
· 작품 경향 요약 : 아름다운 문체에서 빚어지는 아늑하고 서정적인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소 설을 쓰기 전 시집을 두 권(제1시집 [방가], 제2시집 [골동품])을 낼 정도로 시 문장에 능했던 황순원은 등장 인물의 행동 동기와 갈등, 내면 심리를 묘사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섬 세하고 밀도 있는 그의 시적인 문장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설화와 어울어져서 토속적인 서 정미를 잘 보여 주고 있다.
--- 소설 <별>, <학(鶴)>, <카인의 후예>, <이리도>, <나무들 비탈에 서다>
--- <황동규(黃東奎)>, <추천인/피추천인>, <조세희>
황순원의 작품 세계 ‘한국적 인간상·고독의 문제’
황순원(黃順元)의 친지인 원응서(元應瑞)는 황순원의 인간을 말하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한마디로 황형의 성격은 자꾸만 위를 향해 올라가는 대나무와도 같다고 할까, 굽힐 줄 모르고 그냥 곧추 위로 올라가기만 하는 성격이랄까, 또 번거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랄까, 물론 때가 때인 만큼 모래터 시절은 여럿과 어울려 다니는 걸 즐기지 않았다기보다도 꺼려하는 편이었다. 워낙 직설적인 성미여서 눈에 거슬리는 일이 많아서인지 몰랐다. 나는 그의 직설적인 데가 좋았다. 그의 그것은 우격적인 직설이 아니라 사리에 합당한, 언제나 바른 말에 가까웠다. 싫은 것과 좋은 것이 분명했다. 이것은 그의 작품에서 ‘불쾌’라는 어휘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런 한편, 그의 심중은 항상 인간의 정과 깊이를 찾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정과 사랑의 교차를 기원하고 있다. 이 기원은 …… (중략) …… 그의 수많은 작품 속에서 우리는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 삼중당 [황순원 문학전집] Ⅲ에서
그 어려웠던 일제 말기의 고향에서의 일을 회상하면서 쓴 이 구절은 작가 황순원의 인간과 문학을 집약적으로 잘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문학과 그 작자의 인간과는 일단 별개의 것임을 부인할 수 없고, 또 이런 점과 관련하여, ‘글은 곧 사람이다’ 하는 말이 이따금 시비거리의 제재로 되어온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 경구가 지닌 일면의 진실을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황순원의 작품을 대할 때마다 그것을 느끼게 한다. 원응서가 증언한 바 황순원의 대나무같이 곧은 성품, 번거로움을 많이 타는 성품, 싫고 좋고가 분명한 성품, 그러면서도 심중에서는 항상 인간의 정과 깊이를 찾는 그의 성품은 이 작가의 문체, 등장인물들(특히 긍정적 인물들)의 생태,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문학적 주제(장편소설에 있어서의)를 통하여 일관성 있게 투영되어 있는 듯하다.
우선, 그의 문체부터가 번거로움을 많이 타는 문체임을 알 수 있다. 그의 문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쇼트 센텐스이다. 가능한 한 군더더기를 제거해 버리려는 이 작가의 유다른 결벽증의 반영이 아닐까 한다. 그것은 이 작가의 고전적이라 할 만큼 엄격한 지적 절제에 의하여 그의 문장들이 통제를 받고 있는 탓이라 할 것이다.
대상을 부각시키는 방법에 있어서도 이런 점은 마찬가지로 드러난다. 대상을 부각시킴에 있어서 그는 세부묘사 같은 것은 최소한의 필요 조건을 제외하고는 대담하게 생략해 버린다. 그에 있어서 흥미의 초점이 되는 것은 이런 개개의 형상들이 아니라, 그 대상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풍겨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단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있다. 이 점에서 그는 화가로 비유하자면 사실파가 아니라 인상파이다.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이 작가의 유다른 결벽증의 반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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