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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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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黃芝雨, 1952- )

 

· 전남 해남 생. 서울대 미학과 졸.

·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이 입선, [문학과 지성]에 <대답 없는 날들을 위 하여> 등으로 문단 데뷔

· 시집

- 제 1시집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제 2시집 : [겨울-나무에서 봄-나무로]

- 제 3시집 : [나는 너다]

⇨ 강렬한 파괴적 힘과 고통스러운 풍자

- 제 4시집 : [게눈 속의 연꽃]

· 현 한국예술 종합학교 연극원교수

 

󰏐 관련기사 1

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혀왔던 무서운 아이들이 최근 시적 변모를 뚜렷이 하고 있다.우상 파괴와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그 시대를 새로운 ‘시의 시대’로 명명케 했던 이성복(李晟馥), 최승호의 관심이 최근 도(道)와 선(禪)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과 어깨를 견주며 독특한 시게계를 구축해 온 황지우의 시들도 바깥으로 향한 열정을 안으로 옮김으로써 내적 변화를 드러내 시단의 초점이 되고 있다. 특히 [게눈 속의 연꽃]은 경(經)을 읽고 그 속에서 우주의 질서와 우리가 처한 사바(娑婆)세계의 혼돈을 잡아내는 혜안(慧眼)이 번득인다. 색깔로 하면 화려한 원색의 겹이었고, 모양으로는 형태 파괴의 혼란과 질서 재편을 내보였던 80년대의 그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는 분명히 다른 시 세계로 접어들었다.

 

하늘과 땅을 용접(鎔接)하는 보라색 빛

하늘의 뿌리 잠시 보여준 뒤

환희심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제석천(帝釋天)

저 멀리 구름장 밑으로

우뢰 소리 도라무깡처럼 우르르르르 굴러오네

이윽고 비가 빛이 되고

원(願)을 세우니 거짓말이나니

희망은 작용(作用)하는 거짓말이므로

--- <화엄광주(華嚴光州)> 중에서

 

 

󰏐 관련기사 2 [황지우의 작품세계] `일그러진 현실' 감각적 이미지로 표현

시인 황지우씨(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교수)의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83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왔다. 시인이 말하길 새들마저 뜨고 싶은 세상이란, [정의 사회 구현]의 구호 아래 숙정과 통폐합 바람이 부는 가운데 컬러 텔레비전에서 연일 [팔육 팔팔]을 떠들던 80년대초 [국운상승기]였다. 그런 이 땅을 떠나자는 이 불경스러운 시집은 80년대 시의 한 상징으로 남았고, 현재까지 발행 부수는 9만 6천부나 된다.

 

이 시집은 시적으로도 불순했다. 골목벽보, 시사만화, 속칭 [빨간책]의 한 대목, 상업광고 등 시인이 선진조국 서울의 일상 속을 어슬렁거리며 마주치는 [세상돌아가는 꼴]이 시에 원색적으로 삽입된다. 이를두고 당대 평론가들은 시의 형태파괴, 혹은 해체시의 전범이라고 칭송했다. 그런데 정작 시인은 그런 거창한 비평용어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현실이 일그러지면 시도 일그러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내 나름대로 의미 심장한 형식을 쓰려고 했다. 나는 시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두려워할 여유가 없었다. 그만큼 내가 전하려는 메세지가 급했다. 그게 남들 눈에는 형태파괴로 비쳤던 모양이다.}.

 

이 시집에는 스트레스 해소용의 풍자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학을전공한 시인의 회화적이면서 감각적 이미지들이 현실을 아파하는 시인의 처절한 심정을 아름답게 드러내는 시들이 도처에 번득인다. 시인이먼 바다를 날아가는 철새떼의 자유와 쌍무지개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 그가 속한 80년대적 현실의 조건은 더욱 더 비극적 색깔을 분명히 한다.

삶이란 저 너머에 아름다움이 있기에 슬프고, 그처럼 슬픈 삶을 지고가는 인간의 초상은 아름답다는 것이 이 시집의 전언이다.

발행일 : 97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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