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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독 짓는 늙은이’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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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독 짓는 늙은이’ - 해설

 

작가 : 황순원(1915 - )

1931년 중학 재학 중에 동광지에 시 [나의 꿈], [아들아 무서워 마라]를 발표하여 문단에 등장하였습니다. 그 뒤 삼사 문학동인으로 활동하며, {방가}, {골동품} 등의 시집을 간행하였어요. 그러다가 1940년 단편집 {}을 계기로 소설에 전념하여, [], [그늘] 등의 작품들을 썼지요. 광복 후에는 [독 짓는 늙은이], [곡예사], [] 등 단편 소설과, {별과 같이 살다}, {인간 접목}, {나무들 비탈에 서다} 등 장편 소설을 발표하였답니다. [소나기] 같은 서정적인 소설로 출발하였다가 {별과 같이 살다}, {카인의 후예}처럼 점차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그린 인간주의 경향을 띠게 되었습니다.

 

등장 인물

송영감 : 주인공. 평생 독을 짓는 장인 정신의 소유자. 아내가 도망한 후 독과 함께 자살함.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의지와 자존심이 강하면서 자상한 인정도 엿보임.

당손이 : 송영감의 아들. 남의 집 양자가 됨.

앵두나뭇집 할멈 : 당손이를 양자로 보내는데 일조를 함. 인정이 넘치며 자상한 이웃으로 당손이를 돌봄.

 

줄거리

이년! 이백번 죽여도 쌀년! 앓는 남편두 남편이디만, 어린 자식을 놔두구 그래 도망을 가? 것두 아들놈 같은 조수놈 하구서...... 그래 지금 한창 나이란 말이디? 그렇디구 이년, 내가 아무리 늙구 병들었기루서니 거랑질이야 할 줄 아니? 이녀언! 하는데, 옆에 누웠던 어린아들이,아바지, 아바지이! 하였으나 송영감은 꿈속에서 자기 품에 안은 아들이, 아바지 아바지이 ! 하고 부르는 것으로 알며, 오냐 데건 네 에미가 아니다!

 

송영감은 자기와 어린 자식을 버려 두고 조수와 도망 가버린 아내에 대한 분노를 느끼면서도 자기네 부자가 살아가기 위해 독을 구워내기로 한다. 송영감은 병들어 자주 쓰러지면서도 생존을 위한 독 짓기를 계속 하는데 앵두나무 집 할머니가 미음을 쑤어다 주면서 당손일를 어디 좋은 자리에 양자로 줄것을 제의한다. 날이 갈수록 송 영감은 자리에 눕는 때가 많아지고 앵두나뭇집 할머니는 마침 당손이를 보낼 좋은 자리가 있다고 송 영감을 채근한다. 송 영감은 어서 독을 한 가마 구워 내려고 조급해진다.

 

한 가마가 채 차지 않은 독들을 말려 가마에 넣고 불질을 시작하는데, 조수가 만든 독은 터지지 않고 자기가 만든 독이 터져 독 튀는 소리를 듣고 다시 쓰러져 버린다. 그는 장인으로서 생명이 다해감을 느끼며 죽음을 예감한다.

깨어난 송 영감은 앵두나뭇집 할머니에게 전에 말한 집으로 당손이를 데려 가게 하고 누워서 죽은 체하며 눈물을 흘리며, 송영감은 무심한 당손이를 양자 보내고, 송 영감은 독가마 속으로 들어가 자신이 만든 독 조각 위에, 터져나간 독 대신에 꿇어 앉는다. 그리고 장인으로서의 최후를 맞는다.

 

송영감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단정히, 아주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렇게 해서, 그 자신이 터져 나간 자기의 독 대신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감상의 길잡이

 

< 감상의 길잡이 1 >

일생을 독 굽는 일에 바쳐 온 한 노인의 좌절을 그린 단편 소설이다. 이 소설의 갈등은 주인공인 송 영감의 늙음에서 기인한 아내에 대한 배신감, 좌절감과 장인(匠人)으로서의 집념 사이에서 전개된다. 젊은 아내의 배신과 독 굽기의 실패로 인해 좌절하고,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쳐 온 독가마 속에서 비장한 최후를 마치는 한 노인의 처절한 장인적 집념과 고뇌를 그렸다. 작가 특유의 문체와 서술 기법을 통해, 우리의 전통적 인간상의 하나인 독짓는 늙은이, 붕괴되어 가는 전통적 사회 질서 속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소설은 대화가 거의 생략되어 있고 등장 인물과 사건의 정황을 작가가 직접 제시하고는 있으나 편집자적 해설의 경지까지는 가지 않고 있다. 간결한 문장으로서 독자의 상상력을 유발시키고 서정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소설은 구성 단계상 결말에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고 있으며, 비극적 결말로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암시와 여운의 결말이다.

 

이 소설의 출전은 많은 혼선을 빚고 있다. 입시에서는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나 살피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거 참고서나 교과서 혹은 일부 전공 서적에서 이 소설의 출전은 <주간서울>(1947), <백민>(1950)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교과서가 개편되면서 <문예>(1950)가 첨가되어 현재 이 작품의 출전은 3 가지가 나와 있다. 이런 혼선에 편저자가 황순원 교수에게 19923월 전화로 문의한 바에 따르면, 작가의 기억에는 <문예>(1950)가 맞을 것이라고 한다.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 해설 2 >

 

독 짓는 늙은이19504문예9호에 발표되었으나 1944년에 씌진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독짓는 늙은이의 장인다운 고고한 정신과 의지, 그리고 예술혼들이 때로는 가마 속의 열강처럼 때로는 눈물겹도록 펼쳐지는데, 그것에 낱낱이 시선을 분배하는 사실주의 기법을 외면하고, 가장 핵심적인 면 즉, 인물의 개성을 함축적으로 뚜렷이 보여 줄 수 있는 점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다시 말하자면 작가 황순원은 인물을 에워싼 세세한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 핵심적 이미지에 직접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단편 소설들을 인간에 대한 궁극적 흥미란 시간과 공간의 조건들이 미칠 수 없는 보다 근원적인 인간의 속성에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 작품독 짓는 늙은이에서도 시대적 역사적 조건 속에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이 아니라, 그러한 외적 조건들이 생략된 채 완전히 추상화된 인간의 숙명 자체에 보다 깊은 흥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독 짖는 송 염감은 늙은 몸에 병까지 깊었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7살난 어린 아들마저 팽개치고 젊은 조수와 눈이 맞아 도망가 버린다.

 

송 염감은 노여움과 심약함으로 도망간 마누라를 호령하며 마누라는 잠꼬대를 하다가 아들의 울먹이는 소리에 잠을 깬다. 울먹이는 당손이를 달래다가, 마지막 가마에 넣으려고 조수가 혼자서 만들다시피한 독들이 달빛에 비치자 조수의 그림자처럼 느껴져 모조리 부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아들 당손이와 둘이서 겨울을 보낼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는다.

 

다음 날부터 송 염감은 머리를 감싸고 독을 짓기 시작한다. 한 가마를 채워야 한디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였으나 손놀림도 예전과 같지 않고 신열까지 겹쳐 쓰러지고야 만다. 방물 장수 앵두나무집 할머니가 가져왔다는 미음을 아들을 의해서 억지로 입술에 바르고 다음날부터 다시 독짓기를 한다. 그렇지만 쓰러지기를 거듭 할 따름이다.

 

날이 갈수록 송 영감은 독짓기보다 쓰러지는 횟수가 잦았다. 미처 한 가마를 채우지 못하고 독을 내어 조수가 빗은 독하고 나란히 놓았다. 마치 조수와 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드디어 가마에 불을 지피기 시작하였다. 불질하는 것을 지키고 있는 송 영감의 두 눈도 타고 있었다. 송 영감이 이제 조금만 더하고 속을 죄고 있을 때 뚜왕! 뚜왕! 독 튀는 소리가 울려 나왔다. 자기가 빗은 독들이 튀는 것을 알고 송 영감은 그만 쓰러지고 만다.

 

다음날 정신을 차린 송 영감은 자기자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앵두나무집 할머니에게 당손이를 부탁한다. 마침내 그 할머니의 손을 잡은 채 아이는 떠나고, 송 영감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 줄기가 흘러내린다. 그러는 송 영감의 눈에 독가마가 떠올랐다. 송 영감은 독가마 속으로 계속 기어 들어갔다. 터져 나간 자기의 독을 대신이나 하려는 듯 송 영감은 흩어진 독 조각들 앞에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젊음을 상실한, 모든 것을 빼앗긴 송영감의 비탄과 분노를 민족 항일기 말기의 암담한 현실을 연상시켜 주고, 그러한 암담한 현실에서도 마지막 생명의 불꽃까지 태우려는 고집스런 장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다. 이것은 예술가의 정열이며 삶의 의지요, 암울한 시기를 살아온 작가적 자세의 반영이며, 또한 이 작품의 가치이기도 하다. 송 영감이 어린 자식과 독에 대하여 가지는 애착, 고통을 이겨나가는 생명력, 외로움 들은 존재의 아름다움에 대한 섬세한 가작으로서 황순원의 초기 단편들의 미학과 결부된다.

 

핵심 정리

(주제) 현대 사회에서 파괴되어 가는 한국의 전통적 인간상 제시. 투철한 예술 정신의 표현. 인간의 본연적인 삶의 집착과 한국의 전통적 인간상 제시. 고고한 장인 정신과 인간의 자존심과 도리.

(갈래) 단편 소설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문체) 간결체

(배경) 일제 말기의 어느 산골.

(상징) - 전통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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