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충전(華蟲傳)
by 송화은율화충전(華蟲傳)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2권 2책(1권은 32장, 2권은 31장으로 총 63장). 국문필사본. 겉표지에는 ‘ 화충전 ( 華蟲傳 ) ’ 이라 되어 있으나, 본문이 시작되는 부분에는 ‘ 화츙션 沂 젼 ’ 으로 되어 있다. 임진년(壬辰年) 윤6월에 도동(桃洞) 윤생원댁(尹生員宅)에서 필사했다는 후기(後記)가 있다.
윤6월이 들어 있는 임진년은 1892년에 해당된다. 그 대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화충선생이라 불리는 장끼는 매년 70석을 추수했으나 12남 9녀가 모두 먹어치워, 겨울이 되자 가족 모두 굶주리게 된다. 이에 도둑질을 하여 부유하다고 소문이 난 서대쥐에게 곡식을 꾸러 간다.
서대쥐 집 앞에 당도한 장끼는 서대쥐를 ‘ 서동지 ’ 라고 부르며 추켜세우자, 우쭐해진 서대쥐는 2,000석을 꾸어달라는 장끼의 부탁을 선뜻 들어준다. 그리하여 장끼는 가족들과 함께 겨울을 잘 지낸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끼의 친구 딱부리도 곡식을 꾸러 서대쥐를 찾아간다.
그가 도둑질한 사연을 들추어 협박한 뒤 곡식을 얻으려 했으나, 오히려 서대쥐의 하인 수십 명에게 매만 맞고 쫓겨온다. 이후 딱부리는 쥐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한편, 장끼는 곡식을 어느 사이 다 먹고 다시 굶주리게 되자, 보라매 · 사냥개 · 포수 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콩을 주우러 밭에 나간다.
장끼는 눈 덮인 밭에 놓여 있는 콩을 발견하고는 주워 먹으려 하나, 까투리가 한사코 말린다. 그러나 까투리의 말을 듣지 않은 장끼는 결국 덫에 치이게 된다. 까투리는 잦은 상부(喪夫)를 경험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마침내 장끼는 죽고, 덫 임자 탁첨지가 죽은 장끼를 빼어간다.
까투리는 죽은 장끼의 혀를 주워 장사를 지낸 뒤 신위(神位)를 집에 배설하고 조석으로 슬퍼한다. 이 때 딱부리가 찾아와 청혼을 하다가 까투리의 아들들에게 매를 맞고 쫓겨난다. 이후 따오기 · 백로 · 종다리 · 황새 등이 온갖 좋은 말로 까투리에게 구혼을 해오지만, 까투리는 거절한다.
그러다가 지리산 봉내촌에서 온 장끼의 구혼을 받고는 그의 풍신(風身)을 보고 구혼을 받아들여 곧바로 동침을 하며, 늦게 만난 것을 아쉬워한다. 까투리는 장끼를 따라 지리산으로 가기로 하고 자식들을 설득하지만, 자식들은 부정한 어머니 따라가기를 거부하므로 자식들을 모두 남겨두고 떠난다.
까투리는 장끼와 함께 지리산에 도착하여 성천기생 홍선, 평양기생 월선 등 전국의 이름난 기생들과 팔도의 장끼 수천이 모인 가운데 성대한 혼인식을 올린다. 그리고 갑자년 칠월칠석날에 쌍무지개를 타고 오색 구름에 싸여 승천한다.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 장끼전 〉 또는 〈 자치가 〉 로 소개된 작품과 유사하다.
장끼의 신분이 몰락한 사대부로 설정되어 있고, 서두에서 서대쥐에게 곡식을 빌리는 대목이 삽입되어 있는가 하면, 결말부분에서 장끼와 혼인식을 올리는 장면이 장황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새로운 삽화로 인해, 이 작품은 〈 장끼전 〉 이본 가운데 특이한 위치를 차지한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 참고문헌 ≫ 朝鮮後期 寓話小說의 社會的 性格(鄭出憲, 고려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2), 朝鮮後期 寓話小說硏究(閔燦, 太學社, 1995).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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