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충효록(花氏忠孝錄)

화씨충효록(花氏忠孝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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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7세기 후반에 창작된 〈 창선감의록 〉 을 모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여 분량을 크게 확대시킨 작품이다. 37책 분량의 낙선재(한국정신문화연구원) 소장본이 가장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제1권 첫장에 ‘ 증션악화복 챵션감의록 ’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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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씨충효록 ’ 이라는 이름의 이본은 다수 전해지고 있는데, 그 중에는 〈 창선감의록 〉 에 단순히 제명만을 달리 붙인 것도 있으며, 이들과는 달리 전혀 새로운 작품도 있다. 새로운 작품은 위왕과 부인 윤씨, 위왕의 아들 화현성과 부인 임씨 중심의 사건을 다룬 ‘ 화현성 계열 ’ 과 개별 작품인 기타 계열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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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씨충효록 〉 은 화욱 → 화예 · 화진 → 화성흥 · 화천흥의 3대에 걸친 화씨 가문의 이야기이다. 못난 맏아들 화예와 현명한 둘째아들 화진 간에 빚어지는, 화씨 가문의 계후권(繼後權)을 둘러싼 갈등을 중심으로 하여, 여기에 화진이 고난에 처했을 때 구원자의 역할을 하는 유성희 가문의 부부간 · 처첩간 갈등과 화천흥의 정혼녀인 장주의 고난이 보태어져 사건이 복잡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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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선감의록 〉 에 있는 서(序)나 시참(詩讖), 본격적 군담과 정쟁(政爭) 등 사대부적 취향의 내용은 삭제되고, 대신 부부갈등 · 여성영웅담 등 여성 중심의 흥미소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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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선감의록 〉 에서는 화진이라는 주인공 개인이 부각되며 영웅의 일대기적 구조를 중심으로 하여 계후 문제와 기타 갈등이 파생되는 반면, 〈 화씨충효록 〉 에서는 제1세대 가장 화욱의 가문 내적 위상이 정립되고, 그에게 절대적 가장권이 부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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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선감의록 〉 에서는 화진과 유성희가 서산해를 물리친 뒤 안남국에 머무를 때, 안남국 왕녀인 양아공주가 유성희를 사모하게 되어 왕후가 그 뜻을 왕에게 전하여 혼사를 이루게 되는데, 여기에서 공주는 그 뒤 유성희에게 자신의 시녀였다가 자객이 된 이팔아를 천거하는 삽화에서 한 번 더 언급될 뿐이다. 반면에 〈 화씨충효록 〉 에서 양아공주는 보다 적극적인 성격의 인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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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희의 풍채를 보고 스스로 영웅호걸의 짝이 되기를 희망하여 왕에게 자신의 뜻을 당당히 고하며, 성혼 후 유성희가 시험삼아 희첩이 많아 편치 못할 것을 걱정하자, 가내의 화평은 군자의 공평정대함에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은 첩의 기질에 따라 태사와 왕부인의 법을 행하겠다고 함으로써, 현숙과 인내만을 추구하던 여인의 전형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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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 화씨충효록 〉 의 작가는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새 인물인 취란을 등장시켜, 작품 후반부의 중심 사건이 되는 유성희 집안의 처첩 갈등과 부부 갈등을 일으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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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 창선감의록 〉 에서는 진채경이 숙부를 만나 함께 부모의 유배지로 가는 내용이 매우 간략히 언급되는 반면, 〈 화씨충효록 〉 에서 진채경은 고생이라고 변성명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보이며, 분량면에서도 권6부터 권23까지에 걸쳐 있어 그 비중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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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씨충효록 〉 은 이처럼 〈 창선감의록 〉 으로부터 변형된 많은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서술자의 편집자적 논평, 장모-사위 간 갈등, 일부일처제의 준수, 모계 중심의 대결인식 등의 특징에 있어, 사대부적 취향의 가문소설과 차이를 보여 준다. → 창선감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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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장편 가문소설의 성립과 존재양태(장효현, 정신문화연구 44호, 1990), 화씨충효록 연구(김수연,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8).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