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暴君) / 요점정리 - 홍성원
by 송화은율작자소개
홍성원(洪盛原: 1937- )
경남 합천 출생. 고려대 영문과 중퇴. 1964년 <빙점 지대>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기관차와 송아지>가 <세대> 창간 1주년 기념 문예 현상 공모에, <디데이의 병촌>이 <동아일보>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등단함. 그는 전쟁 소설을 다루고 있으며 휴머니즘에 입각한 저항 의식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 <마지막 우상>,<남과 북> <역조>와 <빗돌 고개>, 중편 <무사와 악사> ,<폭군>, <종합 병원>, <프로방스의 이발사>, <늪>, <주말여행>, <폭군>, <즐거운 지옥> 등의 단편과 <고독에의 초대>, <호두껍질 속의 외출>, <막차로 온 손님들>, <곡예사의 혁명>, <사랑 강조 기간> 등의 신문 연재 소설이 있다.
요점정리
갈래 : 중편 소설
배경 : 호랑이가 나타난 어느 산촌.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경향 : 사실주의
문체 : 간결한 문장과 현재법의 사용으로 긴장감을 주는 문체.
주제 :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향해 묵묵히 행동하며, 전 생애를 그것에 바
치는 숭고한 정신.
인물 : 노인 = 평생을 사냥꾼으로 살아온 포수. 사냥의 올바른 자세를 지키며,
짐승과 대결하는 순간에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인물.
중년 사냥꾼 = 퇴역 장성으로서 대기업의 사장이며 사냥을
여기(餘技)로 즐기는 인물. 그에게 있어 사냥의 목적은 오로지
짐승을 사살하는 데 있다.
마을 사람들 : 부수적 인물들로서 호랑이에 대해 외경감(畏敬感)을 품고
있다.
구성 : 발단 = 사람을 헤치는 호랑이가 출현하고, 두 사람의 포수가 파견됨.
전개 = 두 포수가 호랑이를 포획하는 방법을 놓고 갈등을 벌임.
위기 = 중년 사나이가 성급하게 호랑이를 추적하다 부상을 당함.
절정 = 노인이 홀로 호랑이를 추적, 피할 수 없는 곳에서 대결을 펼침.
결말 = 서로 끌어안고 죽은 호랑이와 노인이 발견됨.
이해와 감상
1969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된 이 작품은 늙은 포수와 호랑이 사이의 대결을 그린 중편 소설이다. '대결'의 상황 설정은 작가 홍성원이 즐겨 다루는 기법인데, 이 작품에서도 가장 힘든 상대인 대호(大虎)와의 마지막 대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냥꾼 노인의 모습이 비장하게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하여 작가는 진정한 용기와 지혜란 무엇이며,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고 있다.
홍성원은 흔히 대결의 의미가 첨예하게 드러나는 제재로써 자신의 문학 세계를 열어 간다. 소설 <폭군>에서의 대결은 호랑이와 사람 사이의 대결이지만, 그러한 특이한 제재를 통해 드러나는 대결 의식은 주어진 삶을 극복하려는 능동적 태도의 반영이다. 자기의 모든 것을 거는 싸움, 그러한 싸움의 미학을 이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폭군>은 분량으로 보아 중편소설에 해당한다. 단편소설이 일반적으로 단일한 갈등의 줄기에 따라 진행되는 데 비해, 중편소설에서는 몇 가닥의 갈등이 서로 얽히면서 진행된다. <폭군>의 갈등 진행 양상은 이러한 중편소설의 기본 양식에 잘 들어맞는다.
우선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갈등은 늙은 포수와 호랑이 사이의 갈등이다. 사람을 헤친 호랑이의 습성과 자취를 파악할수록 노인은 그의 힘과 지혜와 용기에 경탄하면서 호랑이와의 최후의 대결을 준비한다. 호랑이와 노인 사이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둘 사이의 인내심과 투지는 최고조에 달하고, 대결의 마지막 장면에서 늙은 포수는 삶을 마감할 만한 엄숙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진행되는 부수적 갈등은 늙은 포수와 중년 사나이 사이의 갈등과 호랑이와 중년 사나이 사이의 갈등이다. 전자(前者)는 어려운 대상과의 대결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노인의 태도와 자신을 과시하는 수단에 집착하는 중년 사나이의 속물 근성 사이의 대립인데, 이것은 작품 후반부에 이를수록 당당해지는 노인에 비해서 중년 사나이는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한다. 또 후자(後者)는 작품 서두에서부터 중년 사나이의 호기를 보여줌으로써 사나이의 패배가 암시된다. 호랑이의 지혜와 용기 앞에 사나이의 속물 근성은 상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중심 갈등과 부수적 갈등이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이 소설의 주제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어떤 이익에 관계 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향해 묵묵히 행동하다가 마침내는 전(全)생애를 그것에 바치는 숭고한 정신― 이것이 작가 홍성원이 드러내는 '대결의 미학(美學)'이다.
줄거리
어떤 산속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들을 헤친다. 그 호랑이는 사람들이 놓은 덫에 상처를 입어 인간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는 위험한 짐승이다. 이 호랑이를 잡기 위하여 수렵협회에서 두 사람의 포수가 파견된다. 한 사람은 평생 동안 사냥을 업(業)으로 삼아 온 노인이고, 또 한 사람은 퇴역 장성으로 대기업을 경영하며 사냥을 여기(餘技)로 즐기는 중년 사나이다.
이 둘은 사냥에 대한 기본적 인식부터 차이를 보이는데, 노인은 자기가 쫓는 짐승을 마음 속으로 깊이 사랑하며 지혜와 인내력을 겨뤄 승부를 내는 데에 사냥의 진정한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중년 사나이는 사냥을 통해 인간적 우월감을 느끼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짐승을 사살하는 데 사냥의 목적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이 현지에 도착했을 때, 호랑이를 두려워하면서도 신성시하는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두 사냥꾼은 마을 사람들의 진술, 호랑이가 남기고 간 자취, 호랑이가 가축을 잡아갈 때 보여 준 습성을 근거로 하여 잡을 방도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중년 사나이의 성급한 욕심과 자기 능력에 대한 과신, 분별없는 행동 때문에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겨난다. 사나이는 결국 호랑이의 신중한 대응에 말려 큰 부상을 당한다.
노인은 이 호랑이가 가장 강한 적수이자 포수로서의 생의 마지막을 불태울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임을 깨닫는다. 노인은 마침내 호랑이를 홀로 추적한다. 서로 피할 수 없는 곳에서 맞닥뜨린 노인과 호랑이는 이것이 서로에게 마지막임을 알게 된다. 노인은 방아쇠를 당긴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은 노인과 호랑이가 한 덩어리로 엉켜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