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土幕) / 줄거리 및 해설 / 유치진
by 송화은율토막(土幕, 1931년 12월 - 32년 2월, <문예월간>)
작가:유치진(柳致眞)(1905-1973)
경남 충무시 출생. 호 동랑(東朗). 일본 입교대학(立敎大學) 영문학과 졸업. 귀국 후 1931년 이헌구(李軒求), 정인섭(鄭寅燮) 등과 극예술연구회 창립. 직속 극단인 실험무대를 운영하는 한편 창작극을 발표. <토막>(土幕)(2막), <소>, <당나귀>, <대추나무>, <무영탑> 등의 중요 작품을 8.15전에 발표 해방 후 이해랑, 김동원 등과 극예술협회 조직(약칭 극협). 작품 경향은 식민지 현실을 고발하고 민족 의식을 고취하는 사실주의의 테두리에 들어 「토막」(1931), 「소」, 등을 발표하였고 광복 후에는 그 속에 강한 민족정신을 심어 가는 쪽으로 옮겨져 「원술랑」, 「자명고」 등을 발표하였다.
등장인물
최명서(崔明瑞): 병들고 가난한 늙은이.
명서의 처: 애향심이 강한 모성의 소유자.
금녀: 명서의 딸. 주제의식 구현.
강경선(姜敬善) : 별명 빵보 낙천적인 희극적 인물.
그외 순돌, 삼조, 구장 등
줄거리
막이 열리면 문자 그대로 오두막집이 나오고 거기에 명서의 처가 남편을 나무라는 장면이 나타난다. 그녀의 남편 명서는 일본에 건너간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중이다. 마침, 삼조라는 동리 청년이 일본에 건너간다. 그 인편에 역시 일본에 건너가 있는 아들에게 사연을 전하도록 하기위해서다. 그 편지가 며칠 걸려도 완성되지 못했다. 이에 명서의 처가 남편에게 닦달질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여전히 꾸물댄다. 그러는 동안에 삼조는 길떠난 채비를 다한 차림으로 나타난다. 이제 아들에게 쓰는 편지를 다써서 보내기에는 틀린셈이다. 부득이 명서 일가는 아들에게 전할 사연을 말로 한다. 그 내용은 대충 아들한테 곧 고향으로 나오라는 말들이다. 그러지 못하면 돈이라도 부치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들은 가난에 찌들대로 찌들었다. 그 숨통을 아들을 통해 열어보자는 속셈들이 뚜렷이 나타난다.
삼조를 떠나보내고 또, 이웃 사람들이 쪼들리는 살림에 다투는 모양들이 나타나면서 구장이 등장한다. 그의 손에는 신문지가 들려 있다. 구장은 명수가 잡혀들어갔다고 말한다. 영서와 명서의 처는 물론 그 까닭을 묻는다. 구장은 그 죄목이 해방운동을 했다는 것이라고 알린다. 명서일가는 물론 그걸 믿지 않는다. 세상에는 같은 이름가진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명서는 구장에게 불길한 소식을 가져 왔다고 화를 낸다. 구장도 화가 나고 어처구니가 없어 하면서 퇴장해버린다. 명서도 불길한 생각에 넋을 잃는다. 여기서 제1막이 끝난다.
2막은 명서네 이웃에 사는 경선과 경선의 처가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전에 경선이는 가난에 시달리다 못해 부부 싸움을 하고 떠돌이를 한사람이다. 그가 나간동안에 그들을 집까지 남의 손에 넘겼다. 그리하여 밤에 몰래 일가족이 도망치기 위해 잠깐 나타난것이다. 그들을 보내는 명서네의 심정도 참담하다.
경선네를 보낸 다음 명서의 처는 별안간 정신이상의 증상을 보인다. 오랜 가난에 아들명수의 소식을 듣지못한 긴장이 겹친 탓이다. 그 때 밖에서 우체부가 나타난다. 우체부는 소포를 전한다. 그 소포는 명수네 일가가 목이 빠져라고 기다린 아들 명수가 보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삼조가 보낸것이다. 내용을 펴보는 그들은 크게 놀란다. 거기에는 백골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야 궤짝에 쓰인 글자가 눈에 띈다. ‘최명수의 백골’ 결국 명수는 그들을 하늘 같이 믿는 명서네 일가 앞에 백골로 나타난 것이다.
해설
이 작품은 1920년대 우리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토막’에 비유하여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토막’이란 움막 내지는 움집을 말하는데 당시 우리 민족이 살던 현장으로 주인공들이 그곳에서 생활한다. 이런 곳에서 생활하는 우리 농가가 일제의 농촌 수탈로 인하여 피폐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작품 전체에서 풍기는 토막이라는 고정 무대의 설정과 대사에 의해 침울하고 암울하게 사건이 전개된다. 최명서의 일제에 대한 반항적인 어조, 그리고 금녀의 주제 의식이 섞인 대사 등이 주목된다.
이 작품은 ‘극예술연구회’에 의해 초연되었다. 1920- 30년대는 신파극, 즉 대중 연극의 전성기였다. 이것이 활발해짐에 따라 예술적 감동을 주지 못하는 대중극에 식상한 부류들에 의해 새로운 연극 혹은 정통적 연극을 갈망하게 되었는데, ‘극예술연구회“는 이에 부응하여 상업주의적 대중극에 반기를 들고 이 땅에서 서구의 사실주의 연극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 ‘극예술연구회’의 일원이었던 유치진이 쓴 이 작품은 한국 근대극의 출발이라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
(주제) 일제 식민지 치하의 가혹한 핍박과 수탈의 참상 고발
(갈래) 희곡, 비극, 사회적 상황극, 사실주의극, 장막극(2막극)
(성격) 사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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