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塔) / 원구식
by 송화은율반응형
탑(塔) / 원구식
이해와 감상
탑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존재의 이율배반적인 속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시이다. 탑은 원래 세워져 있는 채로 있어야 제 값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무너지면 제 값을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탑은 언제나 무너져 왔다. 어쩌면 무너짐으로 해서 오히려 더 그 값이 인정될 수 있었던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탑은 서 있어야 하는 것일까, 무너져야 하는 것일까. 바로 이런 지점에 인생의 묘미가 있다. 사물은 지금 있는 그대로 있어야 제 값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과 다른 상태로 변해야 제 값이 자리매김될 수 있을까. 이 애매모호한 질문이 이 시의 본질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관념이란 언제나 그 반대로 뒤집어질 가능성을 내부에 안고 있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그러니까 지금일까 또는 그 이후일까 하는 불안(不安) 속에 그 실제의 본질을 지니고 있음을 이 시는 탑을 매개로 보여주고 있다. [해설: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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