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 본문 일부 및 해설 / 곽재용
by 송화은율클래식 / 곽재용
[앞부분의 줄거리] 지혜는 엄마가 여행을 간 사이 다락방에서 오래된 상자를 발견한다. 30여 년 전 아빠 ‘윤태수’가 엄마 ‘성주희’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와 함께 ‘오준하’라는 이름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읽어 보기 시작한다. 일기에 따르면 태수는 주희에게 보낼 편지를 대신 써 줄 것을 준하에게 부탁하였다.
S# 30. 준하의 학교 도서실
조용한 도서실, 준하가 책을 보고 있다. 그때 이리저리 준하를 찾으며 오는 태수, 준하가 보이지 않자…….
태수: (크게) 준하야! 오준하!
모두들 놀라 태수를 보고, 준하가 남들을 의식하며 손을 든다. 초청장 한 장을 들고 후다닥 오는 태수.
준하: 소리 지르면 어떻게 해? 도서관에서…….
태수: 이것 봐, 초청장이야!
하곤 주위를 둘러보는 태수.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태수: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오준한가? 다 쳐다보게?
S# 31. 주희의 학교
자막 ─ 1971년 가을. 바로크 음악이 흐르며…….학교 입구에‘가을 음악회’란 현수막이 걸려 있고, 남녀 학생들과 부모들이 삼삼오오 들어간다.
S# 32. 강당
음악은 여학생들이 연주하고 있는 4중주곡이다. 객석에 준하가 앉아 있고, 좀 떨어진 앞자리에는 태수와 태수의 가족, 주희의 가족이 앉아서 보고 있다. 연주가 끝나자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 여학생들. 이어 사회자의 멘트…….
사회자: 감사합니다. 이어서 2학년 3반 성주희 양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8번‘비창’을 연주하겠습니다.
박수 소리와 함께 주희가 무대로 나와 인사를 한다. 바라보던 준하,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다. 주희, 준하를 발견하고……. 준하는 잠시 멍하게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뒷자리의 친구들이 아우성을 치고, 옆의 학생이 준하를 끌어내린다.
민걸: 임마! 너왜 일어서? 쟤 아는 애야?
준하: 아, 아니?
다시 앉는 준하, 얼굴이 빨개진다.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하는 주희, 준하를 발견해서인지 표정이 매우 밝다. 태수의 가족들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고, 준하가 추억에 잠겨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주를 끝내고 인사를 하는 주희. 준하와 눈이 마주친다. 주체할 수 없도록 가슴이 뛰는 준하.
S# 33. 강당 복도
사람들이 연주를 했던 여학생들에게 꽃다발을 전해 주고 있다. 태수와 가족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는 주희. 그 광경을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준하,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인사를 하던 주희, 문득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준하를 발견한다. 주희, 입술을 깨물며 반갑게 웃는다. 준하에게 달려가고 싶어도 말이 늘어지는 태수의 아버지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주희, 다시 보면 준하가 보이지 않는다.
주희 모: 얘, 어서 가서 식사를 하자. 응?
태수 부: 그래, 배고프지? 시아버지가 맛있는 거 사 주마. 하하하!
(중략)
S# 35. 돌 벤치
지혜가 일기장을 덮으며 시계를 본다.
S# 36. 미술관 안
지혜가 천천히 걸으며 미술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벽을 따라가며 그림들을 보고 있는 지혜, 벽 끝에 다다르자 반대편에서 그림들을 보며 벽을 따라온 상민과 마주친다.
지혜: (흠칫 놀라) 안녕하세요? 늦었어요.
미소로 답하는 상민. 그때, 상민의 옆에서 수경의 머리가 쓱 내밀어진다.
수경: 어머, 지혜구나? 우린 네가 안 오나 해서 미리 들어왔지. (상민에게) 상민 오빠, 내가 이겼지? (지혜에게) 우리 내기했거든. 난 네가 오는 데 걸었구, 오빤 네가 안 오는 데 걸었어. 오빠가 오늘 저녁 사야 돼.
상민: 응.
이어 셋이 같이 미술품들을 감상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상민의 팔짱을 꼭 낀 채 따라다니는 수경과 거북함을 느끼며 미술품들을 보는 지혜.
그림들과 조각품들이 스스로 걸어서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직원들이 미술품들을 운반하는 중……. 미술품을 운반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지혜와 상민 사이로 지나간다. 그들 사이로 언뜻언뜻 눈이 마주치는 지혜와 상민. 또 둘 사이로 유치원 아이들의 행렬이 지나고…….
아이들을 보다가 서로 눈이 마주치는 상민과 지혜, 미소를 교환한다. 조각품을 보는 상민을 감상하는 지혜. 팔짱을 풀지 않는 수경은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 한다.
- 곽재용, 「클래식」
요점 정리
지은이 : 곽재용
갈래 : 시나리오
제재 : 순수한 첫사랑
성격 : 비극적, 애상적, 낭만적, 회상적
주제 : 고전적이고 순수한 사랑, 순수한 첫사랑과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
줄거리 : http://www.youtube.com/watch?v=isSAgRk8obE 전체 줄거리 장면
대학생 지혜(손예진 분)는 같은 학교 연극반 선배인 상민(조인성 분) 선배를 좋아한다. 그러나 절친한 친구 수경 역시 상민 선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저 마음속으로만 상민선배를 품고 있을 뿐이다. 수경은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지혜에게 상민선배에게 줄 연애편지 대필을 부탁하고, 결국 그녀는 수경의 부탁을 들어주고 만다. 어느 날, 지혜는 다락방에서 엄마 주희(손예진 분)의 첫사랑이 추억이 간직된 편지와 일기, 사진첩을 발견하게 되고 영화는 주희의 사랑 얘기 속으로 빠져든다.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 댁에 간 고등학생 준하(조승우 분)는 그곳에서 성주희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둘은 함께 그곳에서 추억을 쌓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주희는 수원으로 보내지고, 준하는 주희를 그리워하게 된다.
방학이 끝나 다시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절친한 친구 태수(이기우 분)에게 연애편지 대필 부탁을 받는데, 그 상대가 주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준하와 주희는 다시 만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태수는 주희와 준하의 관계, 집에서 거는 부모님의 기대 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시도를 한다. 태수의 자살 시도를 계기로 주희와 준하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접기로 한다. 남몰래 주희와 만남을 계속하던 준하는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월남전에 지원하게 된다.
대학생이 된 준하는 월남전에 파병을 가게 되고 시간이 흘러 주희와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는 월남전에서 시력을 잃고 돌아온 후이다. 그래서 다시는 주희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전투 중에 주희가 준 목걸이 때문에 실명한 준하는 아들 하나만 남긴 채 요절하고, 태수와 결혼한 주희도 딸 지혜만 낳고 태수를 여읜다. 우연히 상민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 지혜는 예전에 준하와 주희가 만났던 곳으로 상민과 데이트를 가게 된다. 거기서 지혜는 상민이 준하의 아들임을 알게 되고, 상민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목걸이를 지혜의 목에 걸어 준다.
특징 :
① 두 세대의 이야기를 함께 전개해 감.(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한 모녀의 첫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린 로맨스 멜로 영화)
②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장면을 그려 냄.
③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첫사랑의 순수함을 수준 높은 영상미로 표현함.
④ 여주인공(손예진)은 윤 지혜의 어머니인 성주희와 윤지혜 역을 동시에 연기했다.
시나리오의 구성 요소
plot을 기초로 하여 scene(장면)을 구성하고, 장면들을 연결하여 sequence(연속된 한 장면)를 설정하며, 이러한 시퀀스들이 모여 한 편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
scene :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면들을 찍은 단위로 장면 번호로 나타냄.(예 : S#1, S#2)
대사 : 등장 인물 간에 주고받는 말로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 사건을 진행시키며, 갈등 관계를 나타내고 주제를 구현함.
지시문 : 인물의 표정이나 동작, 무대 장치, 카메라 위치, 필름 편집 기술 등 지시
해설(narration) : 주로 배경이나 등장 인물을 소개하며, 인물의 심리를 직접 소개하기도 함.
http://www.youtube.com/watch?v=sMqP0m0p3-s 처음 만나는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i4a1dOdb4IQ 미술관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hK0QoADNTkY 상민의 진심을 알게 되는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XacwRRqQGJM 교정 비내리는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2SXlYDO-Pjg 월남전 파병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SWzCcDlxEgk 월남전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rQ0Zg-iGkjE 장님이 되어 와서 만나는 장면
내용 연구
[앞부분의 줄거리] 지혜는 엄마가 여행을 간 사이 다락방에서 오래된 상자[과거로 전환하는 계기]를 발견한다. 30여 년 전 아빠 ‘윤태수’가 엄마 ‘성주희’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와 함께 ‘오준하’라는 이름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읽어 보기 시작한다. 일기에 따르면 태수는 주희에게 보낼 편지를 대신 써 줄 것을 준하에게 부탁하였다.
S# 30. 준하의 학교 도서실
조용한 도서실, 준하가 책을 보고 있다. 그때 이리저리 준하를 찾으며 오는 태수, 준하가 보이지 않자…….
태수: (크게) 준하야! 오준하!
모두들 놀라 태수를 보고, 준하가 남들을 의식하며 손을 든다. 초청장[사건의 공간적 배경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고, 인물간의 관계가 공식적으로 드러남. / 과거의 사건 속에 존재] 한 장을 들고 후다닥 오는 태수.
준하: 소리 지르면 어떻게 해? 도서관에서…….
태수: 이것 봐, 초청장이야!
하곤 주위를 둘러보는 태수.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태수: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오준한가? 다 쳐다보게?[후안무치(厚顔無恥) / 요즘 말로 하자면 ‘개념 상실’]
S# 31. 주희의 학교
자막 ─ 1971년 가을. 바로크 음악이 흐르며…….학교 입구에‘가을 음악회’란 현수막이 걸려 있고, 남녀 학생들과 부모들이 삼삼오오 들어간다.
S# 32. 강당
음악은 여학생들이 연주하고 있는 4중주곡이다. 객석에 준하가 앉아 있고, 좀 떨어진 앞자리에는 태수와 태수의 가족, 주희의 가족이 앉아서 보고 있다. 연주가 끝나자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 여학생들. 이어 사회자의 멘트…….
사회자: 감사합니다. 이어서 2학년 3반 성주희 양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을 연주하겠습니다.
박수 소리와 함께 주희가 무대로 나와 인사를 한다. 바라보던 준하,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다[사랑한다는 마음의 표현이 행동으로 나타남]. 주희, 준하를 발견하고……. 준하는 잠시 멍하게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사랑한다는 상징적 표현] 뒷자리의 친구들이 아우성을 치고, 옆의 학생이 준하를 끌어내린다.
민걸: 임마! 너왜 일어서? 쟤 아는 애야?
준하: 아, 아니?
다시 앉는 준하, 얼굴이 빨개진다[사랑한다는 감정의 표현].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하는 주희, 준하를 발견해서인지 표정이 매우 밝다[주희 역시 준하에게 좋은 호감을 가지고 있음]. 태수의 가족들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고, 준하가 추억에 잠겨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주를 끝내고 인사를 하는 주희. 준하와 눈이 마주친다. 주체할 수 없도록 가슴이 뛰는 준하.
S# 33. 강당 복도
사람들이 연주를 했던 여학생들에게 꽃다발을 전해 주고 있다. 태수와 가족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는 주희. 그 광경을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준하,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인사를 하던 주희, 문득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준하를 발견한다. 주희, 입술을 깨물며 반갑게 웃는다[이심전심(以心傳心) :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이 통함]. 준하에게 달려가고 싶어도 말이 늘어지는 태수의 아버지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주희, 다시 보면 준하가 보이지 않는다.
주희 모: 얘, 어서 가서 식사를 하자. 응?
태수 부: 그래, 배고프지? 시아버지가 맛있는 거 사 주마[태수의 부는 주희를 예비 며느리로 생각하고 있음]. 하하하!
(중략)
S# 35. 돌 벤치
지혜가 일기장[일기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된 장면은 S#30~33인데, S#33을 보면 준하가 사라진 이후에 벌어지는 주희 모와 태수 부의 대화도 장면에 수용되고 있음.]을 덮으며 시계를 본다.
S# 36. 미술관 안[영화에서 ‘공간’의 의미 : 영화 장면 구도 속의 특정 부분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감독은 화면의 특정 부분에 배우나 대상물을 배치함으로써 그 배우와 대상물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담아내게 된다.
화면의 가운데는 가장 강력한 시각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 장면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화면의 윗부분은 힘을 상징한다. 윗부분에 배치된 인물들은 화면 아래에 놓여 있는 인물들이나 대상물들을 통제하는 것처럼 드러나며, 그곳에 배치된 인물들은 권위와 장엄함을 부여받고 있다. 화면의 아랫부분은 무력함과 나약함, 그리고 굴종을 상징한다. 따라서 같은 화면에 비슷한 크기의 두 사람이 등장한다면 화면 아래에 배치된 인물은 위쪽에 배치된 인물의 지배를 받거나 그 사람에 의존하고 있는 인물임을 암시하게 된다.
-허만욱, “문학, 영화로 소통하기”(보고사, 2010)]
지혜가 천천히 걸으며 미술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벽을 따라가며 그림들을 보고 있는 지혜, 벽 끝에 다다르자 반대편에서 그림들을 보며 벽을 따라온 상민과 마주친다.
지혜: (흠칫 놀라) 안녕하세요? 늦었어요.
미소로 답하는 상민. 그때, 상민의 옆에서 수경의 머리가 쓱 내밀어진다.
수경: 어머, 지혜구나? 우린 네가 안 오나 해서 미리 들어왔지. (상민에게) 상민 오빠, 내가 이겼지? (지혜에게) 우리 내기했거든. 난 네가 오는 데 걸었구, 오빤 네가 안 오는 데 걸었어. 오빠가 오늘 저녁 사야 돼.[헛다리 : 대상을 잘못 파악하고 일을 그르치는 일 / 사실 상민은 지혜를 좋아함.]
상민: 응.
이어 셋이 같이 미술품들을 감상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상민의 팔짱을 꼭 낀 채 따라다니는 수경과 거북함을 느끼며 미술품들을 보는 지혜.[자신이 속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친구가 팔짱을 끼고 있음을 의미]
그림들과 조각품들이 스스로 걸어서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직원들이 미술품들을 운반하는 중……. 미술품을 운반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지혜와 상민 사이로 지나간다. 그들 사이로 언뜻언뜻 눈이 마주치는 지혜와 상민. 또 둘 사이로 유치원 아이들의 행렬이 지나고[상민과 지혜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음]…….[서로의 시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은 상대에게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을 말해 줌]
아이들을 보다가 서로 눈이 마주치는 상민과 지혜, 미소를 교환한다[이심전심(以心傳心)]. 조각품을 보는 상민을 감상하는 지혜. 팔짱을 풀지 않는 수경은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 한다.[수경이는 이 상황에서 오히려 소외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irony)를 느낄 수 있음]
- 곽재용, 「클래식」
① 페이드 아웃(fade out)과 워시 아웃(wash out) : ‘페이드 아웃’은 쇼트의 시작과 끝을 늘어지게 함으로써 시간적 이완을 통해 서정적 리듬을 준다. ‘워시 아웃’은 페이드와 유사한 편집상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장면 전환의 하나이지만, 이미지들이 암흑 상태까지 어두워지는 페이드 아웃과는 달리 워시 아웃에서는 이미지들이 갑자기 탈색되거나 스크린이 백색이나 색깔 있는 빛으로 가득한 프레임이 될 때까지 채색되며, 그 후에 새로운 장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② 디졸브(dissolve) : 한 화면의 영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동안 다른 화면의 영상이 사라지는 방식이다.
③ 와이프(wipe) : 커튼이 걷히듯이 다른 장면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속도감이 있어 희극 영화에 자주 쓰인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30여 년 전 이루지 못한 아름답고 풋풋한 사랑의 이야기이면서, 그 자녀 세대에서 그 사랑의 흔적을 복원하듯 순수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30여 년 전 ‘주희-준하-태수’의 관계는 현재의 ‘상민- 지혜-수경’의 관계로 변주된다. 편지 대필, e-mail 대필과 비 오는 날 우산을 받치는 장면 등 유사한 사건들이 반복 변주되면서 시대를 초월하여 가치를 이어가는 순수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우연적인 만남의 빈번함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심화 자료
미장센(Mise-en-Scène) :
미장센은 ‘장면(화면) 속에 무엇인가를 놓는다.’라는 뜻의 프랑스 어에서 유래하였다. 이 말은 그동안 유럽에서 우리말의 ‘연출’에 해당하는 연극 용어로 쓰이다가, 여러 가지 구성 요소들을 생각해 내고 화면 속에 배치함으로써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의미하는 영화 용어로 정착되었다.
연출가가 무대에 무엇을 놓을 것인가로부터 고민을 시작한다면, 영화감독은 ‘프레임’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로부터 생각을 풀어 나간다. 따라서 미장센은 프레임 내부의 조형적 요소인 배경, 인물, 조명, 의상, 분장, 카메라의 움직임 등과 이러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역어(譯語)는 아니지만 ‘화면 구성’이라고 불리는 것이 통례이다.
‘장면화(putting into the scene)’, 혹은 ‘장면의 무대화’라는 개념으로 시작되었던 미장센이 전후 프랑스 비평가들의 비평 용어로 처음 사용되었다가 195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젊은 영화인을 중심으로 일어난 영화 운동인 ‘누벨 바그’의 감독들이 영화 미학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일반화되었다. “카이에 뒤 시네마” 지(誌)의 앙드레 바쟁, 프랑수아 트뤼포 등이 이 개념을 몽타주 이론에 반하는 미학적 개념으로 개진하면서 영화 리얼리즘 미학으로 정착되어 갔다.
흔히 몽타주와 미장센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몽타주가 쇼트와 쇼트를 결합시켜 특정한 의미나 효과를 얻으려는 작업이라면, 미장센은 단일한 쇼트 또는 테이크, 즉 카메라가 장면을 찍기 시작해 멈추기까지의 시간 동안에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몽타주가 이미지들 간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라면 미장센은 한 쇼트로 표현될 수 있는 이미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몽타주가 편집 양식을 통해 영화의 주제에 효과적으로 도달하려는 목표를 달성했다면, 미장센은 좀 더 섬세하고 적극적인 작가의 주관이 요구된 형식으로 인해 작가주의 영화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미장센의 미학은 프랑스 감독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법칙’에서 처음으로 정립되었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이다.
‘게임의 법칙’은 미장센에 관한 거의 모든 정의를 담고 있다고 한다. 공간은 관객들을 향하여 180도 무대 방향으로 열려 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은 그 배면에 인물들의 배치와 화면 구성으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르누아르는 미장센의 공간이 세상의 반영이며 사회 구성체의 현실적 재현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그것은 몽타주와 마찬가지로 기술적이고 수사학적인 용어지만 세계관의 반영과 세상의 모순에 대한 표상이다. ‘게임의 법칙’이 영화사 속에서 공간·시선·이동·등장인물이라는 미장센의 네 가지 개념에 관한 모범적인 텍스트라면,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은 동시의 또 다른 미장센의 전범(典範)을 창출했다. 영화사 속에서 미장센은 두 가지 상이한 전통을 얻게 된 것이다. - 출처 : 문학비평용어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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