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기 / 요점정리 - 김남일
by 송화은율
작자소개
김남일(1957- )
경기도 수원 출생. 외국어대 화란어과 졸업. 1983년 <우리 세대의 문학> 2집에 단편 <배리>를 발표하여 등단함. 1987년 <청년 일기> 출판.
주요 작품으로는 <두 개의 질문>, <파도> 등과 작품집 <일과 밥과 자유>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청년 일기>는 3인칭의 객관적 서술 방식과 1인칭의 독백적인 일기체 또는 서간체의 서술 방식을 통해서 서사 상황을 혼합시키고 있는, 일종의 복합적인 서술 형태의 작품으로서, 실재 사건을 도입하여 소설의 허구성과 결합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장편소설로, YH 사건과 10 26, 그리고 5 17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이 겪는 삶의 방황과 질곡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김태근과 한동민, 그리고 김금자라는 여공이다. 이들은 모두 비판적인 현실관을 소유하고 있는데, 80년대 젊은이가 가질 수 있는 삶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김태근은 문학도이다. 문학 사회학의 토론 모임에도 참석하고 영화와 음악, 그리고 애인에게 장문(長文)의 편지를 쓰는 등 이른바 자유로우면서도 고뇌하는 대학생이다. 그는 운동권 대학생이 지닐 수 있는 독선성이나 도식적인 비타협성, 그리고 편벽된 사고를 지니고 있지 않다. 그는 관념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반정부 세력의 인물로 바뀌고 구속되기까지 한다. 그는 추(錘)가 운동을 반복하듯, 중간적인 위치에는 머물 수 없는 인물이다.
이러한 김태근에 비해, 한동민은 보다 적극적이고 배타적일 뿐 아니라 집단적인 결속력이 강하다. 이념과 행동에 있어서도 자기 퇓리화와 확신으로 뭉쳐진 인물이다. 관념을 배격하는 김태근과 달리 이민을 떠나는 이병로에 대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민중 지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는 노동 해방의 전사로서 노동 운동을 전개하면서 여공들에게 야학의 길을 열어 주기도 한다. 즉, 한동민은 실천적인 노동 운동가의 전형에 속한다.
이렇게 김태근과 한동민이 상극되는 인물인데 반해 오성훈이나 송경택은 또다른 인물 유형을 지니고 있다.
오성훈은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법관이 되는 것을 삶의 최고 목표로 삼고 있는 인물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대 계층에서 이질적인 인물이다.
또, 교지 편집장 송경택은 오성훈과 같은 유형의 인물로서, 현존하는 체제나 제도의 규범을 고수하려는 인물이다. 자신의 삶을 고정적이고 규범적인 가치의 테두리 내에 안착시켜 두고 그 가치에 동조하고 그 가치를 용인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현실적인 의식이 결핍된, 부정적 인물의 위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현대적인 로맨티스트인 이병호는 이민을 가 버리지만, 그가 남긴 편지와 일기를 통해서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그는 친일파의 후예로서 도피주의자적 유형에 속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꿈의 좌절과 가족사에 개입되어 있는 죄과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이런 면에서 그는 사회적인 고립감의 압력을 받고 있는 소외된 인물이다. 이같이 사회적인 고립감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면서 심한 자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병호는 고국에 남겨진 친구들로부터 짙은 연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상의 인물 유형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것은 80년대에 들어서 급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부류간의 대립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의 젊은이들을 대표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세대들의 고뇌는 바로 80년대가 안고 있는 문제이며 사회의 불안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작가 김남일이 이러한 부류의 인물들을 설정한 것은 현시대를 대변하는 기준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우리가 겪는 시대적인 고통의 표상이며 지금도 걷고 있는 힘든 우리의 길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